주간동아 853

2012.09.03

‘핵심 경력’을 ‘숫자’로 정리하라

이력서 3요소

  • 전경원 커리어케어 이사

    입력2012-09-03 0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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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력서 작성은 이직 준비 과정에서 첫걸음이다. 이력서는 자신이 그동안 어떤 길을 얼마나 어떻게 달려왔는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인생 축소판이다. 그와 동시에 지원하는 회사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일종의 상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력서 작성에서 기본은 성의 있게 쓰는 것이다. 가끔 이직을 준비하면서 업무 경력을 서너 줄 정도만 기재한 이력서를 보내오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헤드헌터로서 정중히 다시 작성해달라고 요청한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성의 없어 보이는 이력서는 관련된 사람 모두에게 시간 낭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력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첫째, 숫자를 활용하라. 신입사원과 달리 경력사원 채용에서는 성장 과정이나 취미 활동 등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 대신 경력사항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이력서에는 재직했던 회사에서의 업무 내용, 프로젝트에서 담당한 일과 활동, 성과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업직이라면 목표 대비 매출을 얼마나 초과 달성했는지,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숫자로 명기하는 것이 좋다. 구매 포지션이라면 자신이 담당했던 아이템과 규모, 원가 절감 성과 등을 가능한 한 숫자로 나타내는 것이 유리하다. 숫자는 지원자의 업무 범위를 한눈에 보여줄 뿐 아니라, 전문가적인 느낌도 전달하기 때문이다. 임원급도 마찬가지다. 규모가 어느 정도인 조직을 이끌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자격 요건에서 핵심을 공략하라. 이력서가 관심을 얻으려면 역으로 상대방이 가진 관심사를 공략해야 한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는 대부분 (숨겨져 있지만) 핵심적인 자격 요건이 있다. 예를 들어, 공장장 포지션의 경우 겉으로는 공장장 경력자면 다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장 인력 재배치 경험 등 요구하는 핵심 경력이 따로 있게 마련이다. 대체로 JD(Job Description)라고 부르는 ‘직무기술서’에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 포지션 핵심을 파악하는 담당 헤드헌터에게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격 요건의 핵심을 파악했다면 자기 이력서에 그 핵심을 드러내야 한다. 예를 들어, 전략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한 컨설턴트라면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 경우 지원하는 기업 또는 그 기업이 속한 산업군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경력사항 맨 위에 배치한다거나 프로젝트 내용을 좀 더 상세히 기술하는 것도 관심을 끄는 요령 가운데 하나다.



    셋째, 꼼꼼히 따지고 정직하게 기록하라. 얼마 전 어느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고 당황한 적이 있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어 확인해보니, 같은 산업군인 A사와 B사에서의 경력을 하나로 합쳐 이직 횟수를 줄여 기록했던 것이다. 고객사에 추천하기 전 발견해 다행이었지만 재직 기간이나 경력사항을 조작하거나 과장하는 것은 입사 취소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부정행위다. 불필요한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근무 기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확실치 않다면 과거 재직했던 회사에 문의하거나 경력증명서를 떼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재직 기간 등 이력서 내용이 석연치 않다면 신뢰성에 의문이 생겨 헤드헌터로서도 고객사에 추천하거나 권유하기 어렵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성공으로 이끄는 이력서와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이력서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잘 정리된 이력서야말로 이직에 성공하는 데 필수 요소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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