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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현장중계-‘안철수 멘토’ 법륜 스님 강연회

“대권주자는 박정희·노무현 타령 중생은 스님 걱정”

석가탄신일 ‘안철수 멘토’ 법륜 스님 직격 토로

  • 구미화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대권주자는 박정희·노무현 타령 중생은 스님 걱정”

“대권주자는 박정희·노무현 타령 중생은 스님 걱정”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유명한 법륜 스님(59). 지난해 안 원장이 대통령선거 예비주자로 거론되면서부터 신문 정치면에 등장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래서인지 법륜 스님 측은 취재를 부담스러워했다. 법륜 스님이 전국을 누비며 하루 두 번 일주일에 10여 차례 진행하는 공개 강연을 취재하는 것도 안 된다고 했다.

법륜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평화재단 관계자는 “스님이 얼마 전 ‘여자에게 대통령 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아이 잘 키우기’라고 했더니 ‘박근혜 대통령 안 된다’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사가 났다”며 곤란해했다. 그러나 정치, 사회, 연예계 인사들과 ‘칸막이 없는’ 교류를 해온 스님이 매체를 가릴 리 없다. 결국 허락을 얻어, 5월 17일 오전 법륜 스님 강연이 예정된 강화문예회관을 찾았다.

강연을 시작하기 20여 분 전인데도 200석 넘는 좌석이 거의 다 찼다.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강연을 들으러 온 사람에게 빈자리를 찾아 안내하기 바쁘게 또 다른 사람들이 밀려들어왔다. 법륜 스님이 입장할 무렵엔 보조의자도 남은 게 없어 통로에 자리를 잡고 앉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위한 희망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한 법륜 스님의 강연은 올봄에 이미 100회를 마쳤고, 5월부터 다시 ‘여름 100강’이 진행되고 있다. 그 스스로 “일하는 마음으로 다녔으면 벌써 지쳐 쓰러졌을 테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니니 힘이 난다”고 할 만큼 빡빡한 일정이다. 하루에 서울과 경기, 서울과 강원을 오가기도 한다. “강화에서 강연하는 건 처음”이라는 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먼저 몇몇 스님이 물의를 일으킨 점,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조계종 스님들의 도박과 룸살롱 출입 사건이 불거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법륜 스님은 강연에 앞서 허리를 숙였다. 이어 “불교에 관한 얘기나 죽은 뒤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얘기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 우리 삶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아질까, 행복해질까 하는 고민을 나누려고 왔다”며 “강연자가 스님일 뿐 불교를 전파하려 온 것이 아니니 무슨 얘기든 자유롭게 하시라”라고 말했다.

법륜 스님의 강연은 스님이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기보다 청중의 질문에 답하는 ‘즉문즉설’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 보니 소소한 가정문제에서부터 해직, 환경, 게임 중독 등 이야기 범위를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날은 사회 문제에 대한 스님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강연 후 만난 법륜 스님도 “보통은 질문의 90%가 개인적 고민에서 비롯된 것인데 오늘은 좀 달랐다”며 의아해했을 정도다.

# 스님들의 일탈과 막장 진보정당

“스님들이 아침에 예불하고 밤에는 도박에, 룸살롱까지 드나든다고 합니다. 진보라고 하는 정당에서는 폭력을 써가며 권력다툼을 하고요. 이런 걸 보면서 희망세상 만들기가 참 어렵다 싶은데, 보통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한 중년 남성의 질문에 스님은 “여러분이 많이 분노하고 실망하고 아파할 것”이라고 공감을 표하면서도 “드러날 게 드러난 것뿐인데, 우리가 그들에게 가졌던 환상 때문에 실망하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우리가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머리 깎았다고, 법복 입었다고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아요. 출가할 때 세속의 모든 욕망을 버린다고 하지만, 절을 하나 갖고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하죠. 석가탄신일에 어떻게 하면 등을 하나라도 더 팔까, 손님을 어떻게 더 끌어들일까 하는 궁리를 해야 합니다. 가게 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여러분이 스님들은 다르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한번 문제가 드러나면 실망하는 거죠.

운동권이라고 다르지 않아요. 운동권 역시 처음엔 순수했을 겁니다. 독재정권에 분노해 투쟁했어요. 그러다 운동권 안에서도 생각이 다른 무리를 사이비라고 비난하면서 정파주의가 생겨났죠. 민주화를 이뤘으면 정파주의를 버려야 하는데, 민주화의 대가를 서로 차지하려다 보니 권력다툼을 하는 거예요.”

스님은 대중이 가진 허상이 무너진 또 다른 사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꼽았다.

“요새 가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이 형제간 송사를 벌이면서 ‘한 푼도 못 준다’고 했잖아요. 상식 이하 발언이죠. 그런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 자식이 그런 사람 밑에 가서 일하길 목매잖아요. 그분이 사돈이라도 맺자고 하면 좋아서 날뛸 것 아닙니까. 우리 내면에 그런 욕망이 있는데 남 뭐라 할 것 없어요. 제 얘기가 변명처럼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 재벌 형제간 송사

스님은 “스님이 중생을 걱정해야 하는데, 중생이 스님을 걱정하는 지경”이라며 청중에게 다시 한 번 사죄했다. 그러고는 “요즘 일어난 사건들은 돌발적인 게 아니라 덮어놓았던 게 드러나는 것이고 우리가 가졌던 허구가 무너지는 것이니, 이런 일들을 계기로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속속들이 드러나야 (스님이 개입하지 않고) 개개인이 정진하는 불교 본래의 가르침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은 “요즘 같은 세상에 성직자라고 금욕을 강요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스님은 “그러니까 여러분이 (스님에게) 돈도 내고 절도 하는 거 아니냐”면서 “그게 싫으면 (스님) 하지 말아야지”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처럼 문제가 되면 (불교계)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사회법을 들이댄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수사하면 판돈 규모에 따라 놀이냐 놀음이냐 결론이 날 것이고, 그 결과에 맞춰 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무혐의로 결론 나면 죄가 아닌가요? 윤리적으로 지탄해야 할 것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고, 법적으로 무혐의면 윤리적으로도 괜찮다고 보는 것은 문제죠.”

법륜 스님은 대중이 불교 계율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스님 각자가 대중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남방불교에서는 스님도 고기를 먹어요. 그곳 스님은 걸식을 하니까 남의 집에서 얻어먹으면서 고기는 빼고 달라고 할 수 없잖아요. 본질은 스님이 고기를 먹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걸식을 한다는 데 있어요. 실상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건 우리 대승불교 계율에도 없는 내용이에요. 살생을 하지 않는다는 계율이 있고, 그것을 넓게 해석해 고기를 먹지 않는 거죠. 반면 술은 엄격하게 금하고 있어요. 그러나 술을 한잔 먹는 게 문제가 아니라 수행자가 술 먹고 취하지 말라는 데 본질이 있죠.

계율의 본질이 무엇이냐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대중이 그러하길 원하면 스님은 또 그렇게 해야 해요. 담배 하나, 음식 하나 못 끊으면서 무슨 수행을 하겠어요. 부처님이 수행하실 때는 세속의 욕망을 완전히 놓았는데, 지금 수행자들은 사실 완전히 못 놓았어요. 먹고 자는 것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잖아요. 스님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이니까, 그래서 존경 안 해도 좋으니까 여러분과 똑같이 행동한다고 욕하지 마세요. ‘스님은 절 받을 때만 스님이고, 돌아서면 나와 똑같이 행동한다’고 욕하면 결국 자기 신앙에 방해만 돼요. 또한 스님은 아직 수행이 부족하더라도 머리 깎고 법복 입은 이상 대중의 요구를 따라야 하죠.”

# 높은 자살률과 엄마 노릇

“대권주자는 박정희·노무현 타령 중생은 스님 걱정”

강연 후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온 이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법륜 스님.

고3이라고 밝힌 한 남학생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은 원인과 해법을 질문했다. 스님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불안한 심리가 아이 심성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문제고, 요즘 사회적 압박이 과도한 점이 두 번째 문제인데, 아이 심리가 불안하니 사회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기 낳은 엄마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해요.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가 희생하더라도 아이 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그래야 하는데, 그러라고 하면 애를 안 낳겠다고 하겠죠. 그러니 3년간 유급휴직을 줘야 하고, 그게 안 되면 엄마가 애를 데리고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해요. 엄마가 은행에서 일하다 아이가 울어대면 그 아이를 달래느라 업무가 중단돼도 동료나 상사가 뭐라 해선 안 되고, 손님은 몇 분이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해요. 국방의 의무보다 더 중요한 게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야죠.”

스님은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고, 아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면서 “지금 육아에 투자하면 20년 후 그 효과를 볼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성장 동력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암 조기 발견보다 더 중요한 게 심리적 불안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라면서 “유치원과 동사무소 등에 상담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일산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중학생 외아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지금까지 아이 의견을 존중해왔는데, 요즘 나쁜 아이들과 어울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돈을 뺏기기도 한 것 같아요. 이사를 가볼까 생각해봤지만 아이가 싫다며 자신을 믿어보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강요해본 적이 없는데, 어떡해야 할까요?”

스님은 “아이와의 대화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엄마가 아이와 진정으로 대화가 된다면 아이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했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것. 스님은 “아이와 다시 대화를 시도해 잘 들어보고, 잘못됐다 싶으면 강제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쁜 무리는 친구의 돈을 뺏고 폭력을 쓰면서도 음란비디오를 보여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해요. 아이들이 그 둘 사이에서 헤매는 거예요. 제가 99%는 아이들 편을 드는데 이번 일은 제재를 가할 때라고 판단돼요. 벌써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법륜 스님은 이날 강연에서 “자녀가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삶에 질서가 잡힌 사람으로 자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남의 것 뺏는 행동, 때리거나 죽이는 행위, 거짓말, 성추행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해요. 요새 부모는 아이가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은 나무라지 않고 성적 떨어질 때만 혼내는데, 그렇게 공부 잘해서 변호사, 의사 되면 뭐 합니까. 약자를 보호하기보다 가진 사람들 뒤치다꺼리하기 바쁜데.

부모 자식이 정리(情理)에 연연해서도 안 돼요. 자기 자식만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니까요. 어릴 때부터 공사(公私)를 구분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대통령 친인척비리도 다 정리에서 비롯된 문제잖아요. 아이는 어릴 때 잘 돌봐주고 스무 살이 넘으면 자립시켜야 해요. 스무 살이 넘으면 부모 말을 들을수록 인생 망치는 거예요. 부모는 오로지 안전만 생각하니까요. 그런데도 자녀를 계속 품에 안고 가려 하면 죽을 때까지 뒷바라지하느라 등골 빠집니다.”

법륜 스님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북한 주민 돕기와 통일 운동이다. 스님은 최근 통일에 관한 책 ‘새로운 100년’(오마이북)을 내기도 했다. 스님의 통일관을 궁금해한 이들도 있었다. 스님은 “북한이 체제방어에 급급한 상황인 만큼 더는 남북이 대등한 관계에서 통일을 논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지도자는 북한을 포함한 전 민족의 안전과 미래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통일과 차기 대통령의 조건

“북한을 인정하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이면, 통일이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옳지도 않아요. 북한 지도세력의 신분과 체제를 보장하는 등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포용력이 있어야 가능할 거예요. 통일의 토대는 남한이 제공하되 통일을 결정하는 건 북한의 몫이죠. 그래야 우리 힘으로 후유증 없이 통일할 수 있어요. 북한 주민이 적극 참여하는 통일의 토대를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스님은 “양극화 갈등이 위험수위에 달했고 통일로 나아가야 비전이 생기는데, 요새 대권 주자 중에는 대통령이 되면 남북관계나 양극화를 어떻게 하겠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미래에 대해 논하지 않고 박정희 시대와 노무현 시대 얘기만 하고 있으니 정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스님은 “교육, 육아를 포함한 사회 전반적 고민과 결정에 깨어 있어야 (정치권에) 요구할 수 있다”면서 “우리 각자가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간파해 지도자를 잘 뽑고, 또 갈아치우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스님은 “지난 총선 때 투표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선거 결과에 만족했든 안 했든 그것이 민의이니 받아들여야 한다”며 “또 한 번의 선거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투표 안 하는 사람들을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들어 투표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륜스님은

20여 년 ‘최석호 법사’로 활동, 1991년 출가했지만 조계종 승적 없어


“대권주자는 박정희·노무현 타령 중생은 스님 걱정”
법륜 스님은 자신의 부지런함이 매일 오전 4시 반이면 일어나 쇠죽을 끓이던 아버지 덕분이라고 했다. 가난한 형편 탓에 책이라도 볼라치면 빗자루를 집어들고 “일이나 해라”라며 호통치고, 기름 닳는다며 늦은 밤에 공부하는 것도 못마땅해하던 아버지이지만 그가 사는 데 가장 유용한 자산을 남겨준 셈이다.

스님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분황사 도문 스님의 영향으로 절에 들어갔다.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던 그는 “과학적 사고로 불교를 들여다보니 허황된 것은 버리고 불교의 실체만 취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절에 들어간 뒤에도 20여 년간 승려가 아닌 본명 ‘최석호 법사’로 활동하며 불법을 전한 그는 1983년 대학생불교연합회와 인연을 맺은 뒤로 사회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다 구속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1991년 도문 스님의 권유로 삭발하고 출가했지만 조계종 승적은 없다. “도에 안팎이 없다”는 자신의 생각과 “어떤 한 사람이 논두렁 밑에 앉아서 그 마음을 청정히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중이고, 그곳이 바로 절이며, 그곳이 불교”라는 서암 스님의 말을 삶의 철학으로 삼기 때문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새로운 길을 모색한 스님은 △환경문제 해결 △빈곤 퇴치 △종교·민족·계급 갈등 극복 △개인의 수행과 행복 달성을 목표로 매진해왔다. 현재 그가 주도하는 에코붓다, 한국JTS, 좋은벗들, 평화재단, 정토회 등은 각각의 목표를 실현하려는 기구다. 대부분 풀뿌리 자원봉사자들이 중심이 돼 운영한다.

스님이 2002년부터 기획하고 진행한 ‘즉문즉설’ 강연은 이미 1000회가 넘었다. 그가 매일같이 승합차에 몸을 싣고 하루 수십, 수백km를 이동하며 남의 시시콜콜한 개인사에까지 귀 기울이는 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맑고 가벼워져야 행복의 근원에 닿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매번 강연에서 “세상은 특정한 몇몇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개개인이 변하고, 희망해야 바뀐다”고 강조한다.

스님의 강연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부부관계며 자녀문제까지 어떻게 그렇게 대답을 잘하시느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스님은 “결혼을 안 해본 나도 이 정도인데, 당신들은 얼마나 잘 알겠느냐”며 웃어넘기는데, 강연의 실제 토대는 ‘금강경’이라고 한다. 그는 “경전이라는 이름으로 갇혀 있는 부처님 법이 실제로는 우리 삶에 생생하게 적용할 수 있는 원리”라고 말한다.

5월 17일 강연 직후 만난 스님은 몹시 피곤해 보였다. 지방에서 SBS ‘힐링캠프’ 촬영을 하고 오전 10시 30분 강연을 위해 인천 강화로 이동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고 했다. 하루 두 번의 강연과 그 밖의 많은 일까지 감당하는데 과연 그의 몸이 버텨낼 수 있을까.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요청하면 사인에 사진 촬영까지 선선히 응했다. 그에겐 그것이 수행이고 봉사로 보였다.

스님이 밤새워 촬영한 ‘힐링캠프’는 5월 28일 석가탄신일 밤에 방송됐다. TV 예능 프로그램 첫 출연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4월 28일자 표현대로 “세속의 임무에 헌신”하는 스님 모습에서 세상의 평화를 염원했던 부처님의 자비를 엿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주간동아 839호 (p12~15)

구미화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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