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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차 핵실험 전후 또 다른 도발 벌이나

“3~4분 내 한국 초토화”…미완성 핵무기 발사할 수도

  • 이정훈 전문기자 hoon@donga.com

北, 3차 핵실험 전후 또 다른 도발 벌이나

北, 3차 핵실험 전후 또 다른 도발 벌이나

위성사진으로 확인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새 갱도.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최대 13기고 그 전문가는 3000여 명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원자력연구소장을 지낸 장인순 박사는 북한의 핵무기 수준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그는 “북한이 만들겠다고 하는 핵무기는 67년 전에 나온 구식 아닌가. 정치적 합의로 제작하지 않아서 그렇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그 정도 무기는 웬만한 나라에선 다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소형화하는 것이다.”

그는 핵실험을 더 쉽게 설명한다.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임계질량 이상으로 모아놓으면 자동으로 터지는 것이 핵무기다. 지하핵실험은 안정된 장소에 핵물질을 잘게 쪼개 놓았다가 필요할 때 합쳐 임계질량 이상을 만들어주는 것이라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소형화해 탄두화하고, 미사일을 점화해 발사할 때는 터지지 않지만 상대 상공에 도달했을 때 임계질량을 만들어 스스로 터지게 하는 것이 어려운 기술이다. 북한은 많은 나라가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안전한 지하핵실험을 준비하면서 주변국을 협박하는 얕은 수를 쓰고 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우라늄을 이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945년 미국은 플루토늄탄을 한 차례 핵실험한 뒤 일본에 투하했으나, 우라늄탄은 핵실험 없이 바로 실전에 사용했다. 그만큼 확실하게 터지는 것이 우라늄탄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굳이 핵실험을 하는 것은 겁을 주겠다는 의도가 명백하다. 우라늄탄은 확실히 터지지만, 효율은 플루토늄탄의 7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그래서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는 나라들은 웬만해선 우라늄탄을 만들지 않는다.



과거 북한에서 실시한 한두 차례 핵실험은 모두 플루토늄탄으로 한 것이다. 플루토늄탄을 터뜨리면 최소한 TNT 폭약 22kt(킬로톤)을 터뜨린 것과 같은 위력의 지진파가 잡혀야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 2006년 1차 핵실험 때는 0.4kt을 터뜨린 것과 같은 지진파가 잡혔고,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4kt을 터뜨린 것과 같은 지진파가 잡혔다. 이는 북한이 플루토늄탄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명백한 증거다. 두 차례 핵실험이 있은 뒤 한국군 합참과 미 국무부는 똑같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핵실험 강화

우라늄탄은 플루토늄탄보다 제작하기 쉽다. 임계질량을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우라늄탄을 성공적으로 터뜨리면 13kt의 위력이 발생한다. 3차 북한 핵실험의 관전 포인트는 우라늄탄인지 확인하고, 우라늄탄일 경우 그 위력이 13kt을 넘는지 살피는 것이다. 13kt을 넘기지 못했다면 짝퉁 우라늄탄을 터뜨렸거나, 우라늄탄 실험마저도 실패했다는 의미다. 과거 북한은 은하(대포동) 로켓 발사에 실패하고도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핵실험을 하는 나라는 새로 개발한 핵무기의 성능을 감추기 위해 핵폭발 때 발생하는 가스가 대기 중으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 한다. 북한은 반대다. 북한은 고의로 가스를 누출한다는 느낌을 준다. 북한이 지하핵실험을 한 후 미국의 WC-135 정찰기가 포집한 북한 지역의 방사성 물질량은 그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 지진파의 세기와 맞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사실은 북한이 프로파간다(선전) 차원에서 핵실험 쇼를 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북한은 정치적 목적으로 핵실험을 한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한 실험이라 해서 마음 놓을 수는 없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사이가 좋지 않다. 1974년 인도가 핵실험에 성공하자 파키스탄도 핵개발에 도전했다. 당시 줄피카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는 “풀뿌리를 먹더라도 핵은 개발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파키스탄은 정국이 불안해 쿠데타로 여러 번 정권이 바뀌었지만, 핵개발만은 계속해 1998년 지하핵실험에 성공했다. 파키스탄은 플루토늄탄 개발이 어렵자 우라늄탄으로 돌려 성공한 경우였다.

북한은 파키스탄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라늄탄이라도 확실히 개발해 주변국을 압박하고 북한 인민에게는 강성국가를 보여주자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책은 과거 북한이 한두 차례 핵실험을 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제3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의 대북제재안 채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면 바로 유엔 안보리에서 3차 대북제재안을 결의하기로 했다. 중국과도 이미 얘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두 차례 제재안이 나왔는데도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한 것은 제재안이 실효가 없다는 것 아니냐. 그런데 왜 또 제재안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가”라는 질문에 “제재안이 당장 효과를 발휘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강력하게 북한의 숨통을 조일 것이다. 두 차례의 결의안이 준 고통 때문에 북한은 3차 핵실험으로 달려간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즐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심 미국을 힘들게 하는 것이니 속으로 좋을 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전 세계가 압박하니 중국도 대북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실 중국의 줄타기를 어떻게 잠재워야 할지 묘책이 없어 고민은 고민”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도발은 늘 다중적이다. 4월 23일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는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 안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 방법으로 모든 쥐새끼 무리와 도발 근원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리고 3차 핵실험에 들어가 대남 압박을 극대화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 있기 전 북한은 두 차례 “거족적인 성전이 있을 것”이라 선언했고, 연평도 사건 전에는 한 차례 성전(聖戰)을 선언했다. 이러한 사실은 북한이 심리전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위협을 현실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술핵 다시 들여와야”

北, 3차 핵실험 전후 또 다른 도발 벌이나
3~4분 내 한국을 초토화하는 북한의 도발엔 어떤 것이 있을까. 한 전문가는 “북한이 미완성 핵무기를 미사일에 달아 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미완성 핵무기란 비유해서 설명하면 ‘빵’하고 터지는 게 아니라 ‘피시식’하고 터지는 핵무기다. 성공한 핵무기에 비하면 위력은 보잘것없어도 방사성 물질을 사방으로 날리는 것이 문제다. 불완전한 핵무기를 통칭 ‘더티밤(dirty bomb)’이라고 하는데, 더티밤 사용은 전형적인 핵테러다. 3월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가 핵테러 예방이었는데 북한은 이 회의 개최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윤일영 예비역 육군 소장은 “북한은 임기 말을 맞은 이명박 정부를 마구 때려놔야 다음에 등장할 한국 정부가 북한에 고분고분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많은 전문가는 3차 핵실험을 전후한 시기에 북한이 도발할 위험이 있다고 예측한다. 이러한 도발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경찰청 대북전문가 유동렬 연구원은 “북한 핵시설과 전략시설을 사전에 정밀타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것을 시도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전성훈 박사는 “일단 필요한 것은 남북한 간 핵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을 다시 들여오는 것이다. 전술핵이 있는 대한민국과 없는 대한민국은 전혀 다르다. 국민 의식도 바뀐다. 전술핵이 있으면 북한의 도발에 겁먹어 북한에 퍼주기를 하자는 얘기도 확연히 줄어든다. 햇볕정책을 펼친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전술핵을 철수한 기간에 존재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도 한반도 문제를 쉽게 다루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는 5·24 조치를 발표했지만 확실한 안보장치가 되지 못했다. 그보다는 그해 6월 27일 오마바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3년 연기하기로 한 합의가 더 분명한 안전보장책이 됐다. 전 박사는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에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가 핵무장을 하겠다’고 해서라도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836호 (p22~23)

이정훈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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