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1

2012.04.02

처음부터 당당히 미디어를 이용하라

헛소문 제압법

  •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harrison@donga.com

    입력2012-04-02 11:1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처음부터 당당히 미디어를 이용하라

    신체훼손설이 포함된 ‘나훈아 괴담’의 주인공 나훈아 씨가 2008년 1월 말 기자회견을 했다.

    1월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주신 씨는 지난해 8월 공군에 입대했다가 ‘대퇴부 말초신경 손상’으로 나흘 만에 귀가 조치됐다. 주신 씨는 4개월 뒤인 12월 재검을 받았고, 허리디스크로 4급 판정을 받았다. 강 의원은 주신 씨가 병무청에 제출한 자기공명영상진단(MRI) 필름을 공개하면서 “MRI 속 주인공은 피하지방 4cm의 비만 증세가 있는 중증 디스크 환자”라며 “173cm에 61kg의 마른 체격인 주신 씨의 필름일 리 없다. 필름을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주신 씨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MRI 필름을 찍고 나서야 누명을 벗었다.

    신체훼손설을 앞세운 ‘나훈아 괴담’의 주인공 가수 나훈아 씨가 2008년 1월 말 기자회견을 했다. 나씨는 수백 명의 기자에게 분노 섞인 목소리로 일갈했다. “여러분의 펜으로 생사람 죽이지 마라.” 나씨의 심경 고백은 의혹 부풀리기가 횡행하는 한국 연예저널리즘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나씨는 회견장 테이블에 올라가 허리띠를 풀고 바지춤을 내리는 제스처까지 취했다.

    연예인 부부가 협의이혼했더라도 그 사유를 그럴듯하게 해명하지 않으면 대중의 관심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뭔가를 감추는 듯한 기색만 보여도 의혹이 뉴스로 발전한다.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음모설을 추가하면 대형 뉴스에 등극한다. 인기 있는 스타나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유명인은 소문과 ‘뒷담화’를 몰고 다닌다. 부정적인 소문일수록 빨리 퍼지고 제 나름 얼기설기 스토리를 갖추며 뻗어나간다. ‘소문공화국’에서 사는 유명인은 악의적 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헛소문을 제압하는 편집력 3가지를 살펴본다.

    첫째, 미디어와 친해져야 한다. 스타는 이미지로 표현된다. 스타 이미지는 미디어가 그려준다. 미디어와 스타는 공생공존 관계다. 미디어와 소통하지 않으면 미디어에 당한다. 미디어와 친근해져야 스타 브랜드가 강력해지고,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도 강화할 수 있다. 우호적, 적대적 미디어의 선별 방법, 효과 있는 미디어 인터뷰 요령은 미디어 전문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아 익히는 것이 좋다.

    둘째, 헛소문은 초기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소문은 근거가 있거나 없거나 방치해선 안 된다. 근거 있는 소문은 해명과 사과로 수습해야 한다. 인간적인 실수라고 고백하면서 진심으로 팬에게 용서를 구하며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근거 없는 소문의 경우에는 소문의 확산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하면서 자신이 그 헛소문의 피해자임을 부각해야 한다. 되레 일반 대중이 헛소문의 진원지에 대해 분노하도록 심경을 솔직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



    셋째, 대변인을 잘 활용해야 한다. 스타는 소문 생산지이자 뉴스 공급처다. 음주운전자의 옆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연예뉴스 미디어는 달려들어 뭔가를 캐내려 한다. 평생 연예인 생활을 하기로 작심했다면 미디어 담당 대변인을 배치해야 한다. 기획사에서 관리하는 차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욱 정교하고 기민하게 자기 이미지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유명인의 대변인은 절제된 메시지를 통해 미디어 화살을 맞상대하면서 소문 발생 단계서부터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스타 한 사람의 개인적 판단력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신비주의 전략을 구사할 때도 대변인을 통해 경중완급을 조절해야 한다. 일정 기간 잠적도 타이밍이 중요하며, 스타가 노출을 차단할 때도 담당 대변인은 대(對)사회적 채널로서 유지돼야 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