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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꾸기 위해 목소리 키운 열혈 60대

서울시 시민발언대 ‘할 말 있어요’ 최다 발언자 김동해 씨

  • 김지예 주간동아 인턴기자 lilith825@gmail.com

세상 바꾸기 위해 목소리 키운 열혈 60대

세상 바꾸기 위해 목소리 키운 열혈 60대
도종환 시인은 시 ‘단풍 드는 날’에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고 노래했다. 이 시를 가장 좋아한다는 김동해(66·서울 영등포동) 씨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발언대 ‘할 말 있어요’의 최다 발언자다.

‘할 말 있어요’는 시민이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청계광장에 마련된 발언대에서 개인적인 애환에서부터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10분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공의 장(場)이다. 그동안 김씨는 ‘할 말 있어요’를 통해 다른 시민에게 “가계 생활비를 절약해 노후를 준비하고 분수에 맞는 삶을 살자”고 독려해왔다.

수요일인 3월 14일 오전 11시. 김씨는 어김없이 청계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의 첫 발언자인 그는 “경기침체로 교통비, 통신비 등 생활비는 오르는데 수입은 되레 줄어 서민 삶이 어려워졌다”며 “서민이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 자구 노력도 중요하다.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생활비를 아끼는 ‘가계 구조조정’을 하자”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서울시가 올해 1월 11일부터 매주 운영해온 시민발언대는 3월 14일로 10회째를 맞았다. 서울시 시민소통담당관실에 따르면, 발언자로 나서는 사람은 주로 학생, 주부 등이며 매주 평균 10~15명. 40대 이상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발언 내용은 뉴타운 개발 등 사회 현안은 물론이고 기초생활수급자 복지, 보육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발언한 유일한 사람이다.

30년간 부동산 투자업에 종사했다는 그는 지인에게 경제 관련 조언을 해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시민발언대 시행 일주일 전 신문에 난 시민발언자 모집 기사를 보고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 12회분의 발언 기회를 한꺼번에 얻어냈다.



“나 같은 늙은이한테 공개적인 발언 기회를 주는 건 고마운 일이에요. 이런 기회가 무척 반가워서 신청했는데 매주 하다 보니 어느새 두 달이 넘었네요.”

그는 특히 젊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는 꿈이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아요. 많은 이가 이름난 기업에 입사하려고 자기 개성과는 상관없이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죠. ‘타이틀’ 욕심을 버리고 삶의 방식을 폭넓게 경험하면 좋겠어요.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키우는 것이 나라 발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체면을 버리고 낭비를 줄일 때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어요.”

김씨는 앞으로 남은 2회분을 더해 3월 28일까지 12차례의 발언을 모두 마치면 그 내용을 책으로 엮고 싶다고 했다. 40년 경력의 마라톤 마니아인 그가 ‘마라톤 발언자’로서의 첫발도 성공적으로 내디딘 셈이다.

서울시는 시민발언대를 3월 28일까지 시범 운영한 후 장소를 서울광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참가 신청 및 향후 운영계획은 홈페이지(www.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인터넷TV를 통해 그간의 발언 내용도 들을 수 있다.



주간동아 829호 (p78~79)

김지예 주간동아 인턴기자 lilith8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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