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커버스토리 | 한명숙 대표 측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01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민주통합당 총선 호남 예비후보 A씨 폭로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1 10월 13일 A씨가 B씨를 통해 한명숙 대표의 측근 S씨에게 처음으로 5000만 원을 전달한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 2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S씨가 운영한 한명숙 후보 캠프가 있었던 여의도의 한 호텔.

호남에서 19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예비후보 A씨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억 원을 한명숙 민주당 대표의 측근에게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한 대표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줬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최고경영자 출신인 A씨는 호남의 한 지역구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표밭을 누볐으나 예선전인 경선 후보에도 끼지 못한 채 공천 탈락했다.

3월 6일 서울 서대문구 커피숍에서 만난 A씨는 “2011년 9월 이후로 한 대표 측근들과 접촉했다. 이들은 ‘(한 대표에 대한) 재판 결과만 잘 나오면 당 대표에 나설 것이고,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되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A씨가 한 대표의 측근 S씨(현 민주당 당직자)에게 처음으로 5000만 원을 건넸다는 10월 13일은 한 대표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재판(2011년 10월 31일 무죄선고)이 진행되고 중이고,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2심 판결(2012년 1월 13일 무죄선고)이 나오기 전이었다. 이날 돈을 전달한 A씨의 지인 B씨는 기자와의 통화 및 면담에서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에 들어와 우회전, 좌회전해서 가면 산업은행 본점이 나온다. S씨와 통화하면서 갔는데, 왼쪽으로 여의도공원이 있고 오른쪽에 산업은행 본점이 있었다. S씨가 길가에 서 있었다. 차를 도로가에 세우고 차 안에서 5만 원권 100장 묶음 10개가 든 노란색 서류봉투를 건넸다”고 증언했다.

B씨에게서 돈을 받은 뒤 S씨는 A씨에게 “감솨함다. 온몸털로 짚신삼아 올리겠슴다. 캬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S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한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임할 때 총리실에서 보좌했을 정도로 한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A씨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불이익이라도 피하자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돈을 줬다. 내가 실무자를 보고 돈을 줬겠나. 한 대표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내게 자금을 요구하고 돈을 받아간 S씨와 한 대표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씨에게 현금을 전달하기 전 두 차례 한 대표를 직접 만났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9일 한 대표를 처음 만나 기념촬영을 했고, 다음 날 아침에는 한 대표와 S씨 등 핵심 측근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 동석했다. 그 자리에서 한 대표는 A씨에게 “S씨를 통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0월 13일과 11월 7일, 11월 14일 세 차례에 걸쳐 1억3000만 원을 S씨에게 건넸다. 12월 6일 A씨가 호남의 한 도시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A씨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해 그에게 “고맙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지난해 호남에서는 여러 예비정치인이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한 대표가 직접 참석하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한 지역 언론은 “출판기념회에서 한 대표는 ‘정치자금 재판으로 고통받을 때 ‘한명숙을 지키자’는 의미로 ‘한지카페’가 생겼는데, A씨가 바로 한지카페 회원이었다’라며 A씨와의 인연을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A씨는 “출판기념회 한 달 전(11월 초) S씨 등 한 대표 측근들의 권유로 ‘한지카페’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지난해 12월 23일 2000만 원, 올 2월 27일 5000만 원 등 총 2억 원을 제공했다. A씨는 그 외에 S씨 부친이 입원했을 때 S씨에게 병원비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가 돈을 준 당사자로 지목한 S씨는 3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그런 문제는 더는 묻지 마라. (보도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 알아서 하라”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A씨의 증언을 토대로 한 대표의 측근 S씨에게 돈을 전달한 상황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A씨와 S씨가 현금 수수와 관련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들.

첫 만남

# 2011년 9월 7일 |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H 전 의원의 소개로 A씨는 서울 종로구 J한정식집에서 한명숙 대표의 보좌진 2명과 자리를 함께했다. H 전 의원은 “(한 대표가) 무죄가 거의 확실시된다. 무죄가 나오면 당 대표에 나설 것이다. 당 대표가 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저녁식사 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L호텔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가졌다.

# 10월 9일 | A씨는 전북 익산에서 H 전 의원의 소개로 한명숙 대표를 처음 만났다. 10여 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A씨와 기념촬영을 했다. 당시 지역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 대표는 10월 9일 익산중앙체육공원에서 열린 전북음식문화대전에 참석했고, H 전 의원의 지지모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10월 10일 | 아침 일찍 전북 익산의 모 해장국집에서 한 대표와 H 전 의원, S씨, K씨 등 측근이 함께한 자리에 A씨가 동석했다. 한 대표는 A씨에게 “S를 통해 도와달라”고 말했다.

# 10월 12일 | A씨는 H 전 의원의 소개로 한 대표 측 핵심 인사 네 명과 만났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N음식점에서 저녁을 함께 먹었다. 이어 자리를 옮긴 술집에서 한 대표 측 인사들은 A씨에게 “재판에서 승소할 경우 (한 대표가) 대표에 출마할 예정”이라며 “대표가 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정이 어렵다”며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1차 자금 제공

# 10월 13일 |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이 있던 이날 A씨는 S씨와 오전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광화문으로 나갔다. 그러나 S씨는 “후배하고 얘기하다가 늦어졌다”며 오후에야 A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지방으로 내려가던 A씨는 핵심 측근 B씨를 보내 S씨에게 현금 5000만 원을 전달하도록 했다.

2차 자금 제공

# 11월 7일 | H 전 의원으로부터 “(한 대표 측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전화가 왔고 S씨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S씨는 A씨에게 “형님 오늘은 저랑만 보시죠. 장소는 형님 편하신 곳 어디라도 좋슴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서울 논현동 ○음식점 주소를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이날 저녁 그는 S씨와 식사를 함께 하며 현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노란색 서류봉투에 5만 원권 100장 묶음 6개를 담아 줬다. S씨가 돈을 요구한 명목은 전당대회 경선을 준비할 캠프 사무실 비용 마련이었다.

3차 자금 제공

# 11월 14일 | S씨가 “사무실 준비하는데 여러 사람이 돈을 주려고 한다. 다른 사람한테는 안 받겠다. 형이 좀 도와달라. 믿을 만한 사람은 형밖에 없다. (캠프 사무실에서 일하는) 애들이 밥도 못 먹고 다닌다”며 거듭 자금을 요청했다. A씨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P커피숍에서 S씨를 다시 만나 5000만 원을 건넸다. 잇따른 돈 요구에 현금이 부족해진 A씨는 지인 J씨에게 빌려야 했다. A씨는 “가지고 있던 현금이 3000만 원 정도 됐다. 돈이 부족해 사업하는 J씨에게 빌려달라 했고, J씨에게 돈을 받아 5000만 원을 맞춰 S씨에게 줬다”고 말했다. 이날은 커피숍에서 S씨에게 돈 봉투를 건네고 바로 헤어졌다.

# 12월 6일 | 이날 오후 호남의 한 도시에서 열린 ‘무죄판결 환영 및 정치콘서트’에 한명숙 대표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와 H 전 의원이 대담을 나눴다. H 전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한 대표의 수행실장을 맡았다. 정치콘서트가 끝난 뒤 한 대표는 ○○캐슬에서 열린 A씨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4차 자금 제공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2011년 12월 23일 A씨가 S씨에게 2000만 원을 전달한 서울 여의도 D 중국음식점.

# 12월 23일 | 서울 여의도 D 중국음식점에서 만난 S씨가 저녁식사를 하면서 “상황이 너무 힘들다.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A씨는 2000만 원을 S씨에게 전달했다. 식사를 마친 A씨는 S씨의 안내로 국회의사당 인근 T호텔 3층에 위치한 한명숙 후보 경선 캠프를 함께 둘러봤다. T호텔 캠프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2011년 11월 중순부터 올 1월 중순까지 S씨가 한명숙 대표의 경선을 준비하려고 마련한 곳이었다. 3월 7일 T호텔의 한 종업원은 “한명숙 대표 캠프가 2층에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호텔 3층을 사용했다. 벽 쪽으로 나 있는 사무실이 아닌 홀 중앙에 위치한 공간을 임대해 사용했다”며 “한 달여 전에 철수해 지금은 비어 있다”고 말했다. 이 종업원은 또 “한 달 임대료가 얼마냐”는 질문에 “그때그때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서여의도 오피스텔 임대료는 한 달에 3.3㎡당 8만 원 정도가 시세”라며 “기간이 짧을수록 비싸진다”고 말했다.

# 2012년 1월 15일 | 민주당 전당대회. 한명숙 대표 선출.

5차 자금 제공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A씨가 한명숙 대표를 처음 만나 기념촬영한 사진(왼쪽). A씨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한명숙 대표와 A씨.

# 2월 27일 | 민주당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가 호남지역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이날, A씨도 면접심사를 받았다. 면접이 끝난 후 A씨는 S씨의 당사 집무실에서 S씨와 또 다른 당직자 K씨를 만났다. A씨 앞에서 K씨는 S씨에게 “지갑을 달라”고 말했다. S씨의 지갑을 건네받은 K씨는 5만 원권 한 장을 꺼내며 “돈이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A씨는 ‘돈을 달라는 소리구나’라고 생각하고, 선거비용으로 쓰려고 마련해둔 5000만 원을 당사 옆 자신의 차 안에서 S씨에게 제공했다.

돈 받았다는 의혹 S씨는

“돈 받은 사실 없다, 그런 얘기는 더 묻지 마라”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에게 2억 원 건넸다”
한명숙 대표의 핵심 측근에게 2억 원을 건넸다는 A씨의 증언과 관련해 한 대표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다.

먼저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S씨, A씨와 한 대표의 측근을 소개시켜준 H 전 의원, A씨와 식사 및 술자리를 함께한 H, K씨 등에게는 3월 7일과 8일 이틀간 수차례 전화로 연락을 취했다. 한 대표에게는 측근이 돈 받은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묻기 위해 3월 7일 오후 대변인의 이메일로 질의서를 보냈다. S씨에게는 3월 7일 오후 개인 이메일로 질의서를 보냈다. 한 대표는 원고 최종 마감시간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S씨와는 3월 8일 오후 4시 20분경 통화가 이뤄졌다.

S씨는 “질의서는 봤느냐”는 물음에 “봤다.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는 “돈 받은 사실이 없느냐”는 물음에 “전혀 없다”며 “그런 얘기를 더는 묻지 마라. (보도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 알아서 하라”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에 앞서 S씨와는 3월 7일 오후에도 한 차례 통화를 했다. “A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잘 안다”고 답한 S씨는 “A씨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물음에 “고소, 고발을 하면 거기(경찰이나 검찰) 가서 진실을 가리면 될 일이지, 내가 (기자에게) 답할 이유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S씨는 “2년 8개월 동안(한명숙 대표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기간)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알지 않느냐. 내가 농담처럼 ‘소문으로 떠도는 얘기 다 합치면 내가 돈 받은 것이 수백억은 된다’고 얘기한다. 지금 찌라시를 보고 묻는 것이냐”고 말했다. S씨는 “돈 준 당사자에게 확인했으니 돈 받은 사실이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거듭된 요청에 “(돈 준 사람에게) 고소, 고발하라고 하라”는 말만 되풀이한 뒤 전화를 끊었다.

H 전 의원과는 3월 7일 밤 9시경 통화가 이뤄졌다. 그는 “캠프 회의 중이니 1시간 뒤 통화하자”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고, 그 이후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3월 8일 오전에도 수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로 전화번호를 남겼음에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H씨의 경우 선거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H씨 부인은 “무슨 용건으로 전화했느냐”고 물었다. 기자는 “H씨에게 A씨를 만난 적이 있는지, A씨에게서 한 대표의 측근이 돈 받은 사실을 아는지를 확인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H씨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3월 7일 저녁 전화 연결이 된 K씨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최고위원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3월 8일 오전과 오후 수차례 전화해 음성메시지와 전화번호를 남겼지만 끝내 연락이 오지 않았다.





주간동아 828호 (p14~17)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