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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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사장 아니죠, 열정과 노력으로 명소 만들 겁니다”

외식사업가로 변신한 송승헌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12-02-13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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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지사장 아니죠, 열정과 노력으로 명소 만들 겁니다”
    활활 타오르는 화덕 속 장작불과 셰프의 분주한 움직임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오픈 키친이 입구에서부터 침샘을 자극한다. 이곳은 배우 송승헌(36)이 직접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black smith)’다.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이곳은 이미 ‘송승헌 파스타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한류스타 송승헌의 인기를 증명하듯 찾는 사람의 국적도 다양하다. 레스토랑 관계자는 “일본, 대만, 중국 팬이 서울 관광의 한 코스로 이곳을 방문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들 알고 오는지 모르겠다”고 신기해했다. 송승헌은 이제 영화나 드라마 출연뿐 아니라 외식사업이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한국을 알리는 셈이다.

    외식체인 모델에서 1호점 사장으로

    이곳의 주요 메뉴는 파스타와 피자 같은 이탈리안 요리지만, ‘블랙스미스’ 자체는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만든 토종 외식체인 브랜드다. 블랙스미스의 사전적 의미는 뜨거운 화덕에서 쇠를 벼리고 또 벼리는 대장장이. 블랙스미스를 레스토랑 이름으로 정한 까닭은 대장장이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불 옆에서 열정적으로 요리하는 셰프를 통해 대장장이의 장인정신을 잇겠다는 의지를 담고자 해서다. 매장 인테리어 콘셉트도 ‘대장장이의 작업 공간’이다.

    송승헌의 레스토랑은 블랙스미스 1호점으로, 원래 카페베네 본사가 직영하려고 했다. 그런데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 전속모델인 송승헌이 적극적인 경영 의사를 밝혔고, 카페베네 본사에서 그의 뜻을 받아들인 것. 데뷔 후 줄곧 톱스타 자리를 지켜왔으니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데다, 사업 경험도 없는 그가 굳이 외식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제 어릴 적 꿈이 호텔사장이었어요. 신인 때부터 인터뷰를 하면 그렇게 말했죠. 꼬맹이 시절 아버지 생신 때 호텔 뷔페에 갔다가 호텔사장이 되겠다고 결심했거든요. 호텔의 화려한 인테리어와 맛있는 음식에 홀딱 반해서요. ‘아, 커서 호텔사장이 되면 이런 멋진 곳에서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만으로도 배가 불렀어요. 물론 지금은 오랫동안 사랑받는 배우가 첫 번째 소망이지만요. 비록 휘황찬란한 호텔은 아니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어릴 적 꿈을 여기서 소박하게나마 이루게 돼서 기뻐요.”



    “바지사장 아니죠, 열정과 노력으로 명소 만들 겁니다”
    많은 외식체인 브랜드 중 하필 블랙스미스에 ‘꽂힌’ 건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의 경영철학과 브랜드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송승헌은 “카페베네의 전속모델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김 대표와 외식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자주 있었다”며 “그 덕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외식업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경영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가 경영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기까지 주변의 도움도 컸다.

    “외식업에 대해 조언해주는 든든한 분이 계시고, 소속사(스톰에스컴퍼니)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직접 경영에 나설 수 있었어요. 저는 데뷔 때부터 제가 모델을 하는 브랜드는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해왔어요. 그 브랜드가 최고가 돼야 한다는 생각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요. 블랙스미스도 최고의 외식체인이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요. 적어도 ‘바지사장 아니냐’는 험담은 듣지 말아야죠(웃음).”

    그의 본업은 배우이니만큼 소속사에서 레스토랑 관리를 맡아줄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그렇다고 그가 뒷짐을 지고 있는 건 아니다.

    “틈틈이 시간을 내서 메뉴나 마케팅, 홍보 방법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직원과 브레인스토밍을 하는데, 괜찮은 아이디어가 제법 떠오르더라고요. ‘런치메뉴에 커피를 서비스로 제공하면 어떨까’ ‘와인 종류를 늘려 특화해볼까’ 이런 거요. 평소 매장에 들르면 직원과 가족처럼 지내요. 저도 학창 시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봤고, 그러다 캐스팅돼서 그런지 직원을 보면 더 정이 가요.”

    레스토랑 직원의 전언에 따르면 그는 꽤 듬직한 ‘짱’이다. 한 직원은 “많이 바쁠 텐데도 자주 들러 직원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한다”고 전했다.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의 음식’ 대접할 터

    “바지사장 아니죠, 열정과 노력으로 명소 만들 겁니다”
    그의 레스토랑에는 신동엽, 한예슬, 영웅재중, 김민정 등 그와 친한 동료 연예인이 자주 방문한다. 고객은 TV 화면으로만 보던 스타를 직접 대면하는 즐거움을 덤으로 얻는다. 송승헌은 “아무래도 연예인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관계자가 자주 온다. (운이 좋으면) 즉석 캐스팅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며 현재 준비 중인 이벤트를 귀띔했다.

    “손님 가운데 ‘미스 앤드 미스터 블랙스미스’를 뽑아서 기념품을 선물하고, 다음번 블랙스미스 광고를 찍을 때 저나 김태희, 박유천 등 다른 모델과 함께 촬영하는 기회를 주려 해요.”

    그는 지난해 초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를 끝낸 후 안방극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많은 이가 그의 근황을 궁금해한다. 그렇다고 그가 연기 활동을 숫제 쉬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가을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한 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자각몽’이라는 단편영화에 출연했다. 30분짜리 이 영화는 영화 관계자들이 ‘송승헌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모노드라마에 가까운 데다 팬 서비스 차원에서 DVD로 제작해 올 상반기 한국, 일본, 중국에서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문화나눔대사’이기도 한 그는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훈훈한 나눔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1월 초에는 ‘마이 프린세스’ 홍보 차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국립어린이재단 기부금 모금행사에 참석했다. 베트남국립어린이재단은 1994년부터 현지 어린이의 학비와 심장병 수술비 등을 지원해온 자선단체다. 배우 김태희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그는 자신을 위해 특별 제작한 ‘송승헌 테디베어’를 경매용품으로 내놨다.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송승헌 테디베어가 이날 벌어들인 기부금은 총 5만1857달러(약 6000만 원). 송승헌은 문화나눔대사 자격으로 호치민국립대 한국어학과를 방문해 현지 학생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가 외식 사업을 시작하며 준비 중인 또 하나의 프로젝트도 ‘나눔’에 관한 것이다.

    “블랙스미스를 열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지금껏 외식 한 번 해보지 못한 어린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거예요. 구세군 같은 자선단체와 연계해 한두 달에 한 번은 그런 시간을 만들려고 해요. 제가 처음 호텔 뷔페식당을 가보고 호텔사장의 꿈을 키웠듯이 그 아이들도 우리 음식을 맛보고 꿈과 희망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에서요.”

    그는 최근 기부와 나눔 문화가 널리 확산되는 추세에 대해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나눔은 인간이 가진 아름다움의 최고봉이 아닌가 싶어요. 고통은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잖아요.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 개인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지만, 가끔은 하늘도 보고 옆 사람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도 살피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어요.”

    어릴 적 꿈에 한 발짝 다가선 송승헌. 사업은 이번이 처음인데도 그에게선 어떤 두려움도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모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시간이 갈수록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진다”는 그는 “단지 식사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맛과 멋, 낭만과 재미가 공존하는 도심 속 명소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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