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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좋고 조용하고 정말 디젤차 맞아?

푸조 뉴3008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연비 좋고 조용하고 정말 디젤차 맞아?

연비 좋고 조용하고 정말 디젤차 맞아?
국내에서 판매 중인 SUV(Sport Utility Vehicle) 가운데 가장 연비가 높은 차는 푸조 뉴3008이다. 경유 1ℓ를 넣으면 21.2km를 주행할 수 있다. 1km를 달리는 데 이산화탄소(CO2)를 127g만 배출해 ‘SUV=환경오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친환경차기도 하다. 높은 연비와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은 뉴3008에 탑재한 신형 1.6HDi 엔진 덕분이다. 푸조는 이 엔진을 개발하려고 4년간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를 투입했다.

#비행기 조종석 같은 운전석

뉴3008의 첫인상은 짧고 뭉툭하면서 실제보다 커 보인다. 앞모습은 짧은 보닛에 격자형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큼지막한 사자 모양 엠블럼, 위로 길게 뻗은 전조등이 전체적으로 차체를 커 보이게 하면서도 안정감을 준다. 길이 4365mm, 넓이 1835mm, 높이 1640mm로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에 비해 35mm, 20mm가 짧고 좁지만, 높이는 5mm 더 높다. 옆과 뒤는 전체적으로 둥글고 귀여운 인상으로 프랑스 디자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진다.

운전석에 앉자 마치 비행기 조종석에 올라앉은 기분이다. 운전석 시야가 높고 대시보드에 연결된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 휠 주위로 운전에 필요한 모든 조작 버튼이 집중됐다. 1.70㎡의 넓은 유리 천장은 햇빛을 그대로 받아들여 어떤 좌석에 앉아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시동을 걸자 조용한 엔진소리와 함께 운전석 대시보드 위로 작고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판이 살짝 올라왔다. 주행속도 및 앞차와의 거리를 표시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다. 보통 억대의 고급차에만 있는, 3000만 원대 차량에서는 보기 드문 옵션이다.



#변속 충격 크지만 연비 생각하면 참을 만해

연비 좋고 조용하고 정말 디젤차 맞아?
시험주행을 위해 서울 도심과 고속화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왕복 200km가량 달렸다. 도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고속화도로에서는 가속과 제동력을 시험하며 거칠게 운전했다. 실제 연비는 꽉 막힌 도심에서 평균 14km/ℓ를 기록하다가 고속화도로에 올라서서 크루즈컨트롤을 작동하자 20km/ℓ를 훌쩍 넘겼다. 연비는 통상적으로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최고 30%까지 차이를 보인다.

뉴3008은 토크컨버터(Torque Converter·유압방식에 의한 변속장치)가 없는 6단 반자동 건식변속기를 사용해 연비를 높였다. MCP(Mechanical Compact Piloted)라고 부르는 이 변속기는 수동변속기의 기어를 전자장치로 넣어주는 방식으로, 변속 충격이 큰 것이 단점이지만 연료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저속에서 변속 충격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1단, 2단 등 변속시점마다 고개가 저절로 앞으로 숙여질 정도였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변속시점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는 요령을 터득하니 충격이 많이 줄고 몸도 차츰 적응됐다. 시험주행을 마칠 즈음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고연비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변속 충격은 참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젤엔진 소음 극복한 뉴3008

1.6HDi 엔진은 이전 모델보다 토크가 12.5% 높아졌다. 최대토크는 27.5kg·m으로 어지간한 2500cc 가솔린 차량의 순간가속능력을 능가한다. 최대출력 112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14초 정도 걸려 다소 부족한 듯하지만, 가족이 함께 타는 패밀리카로 실용성에 무게를 둔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시험주행 내내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정숙성이다. 그동안 디젤차의 소음은 극복하기 힘든 단점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뉴3008은 시속 120km로 달리면서도 옆 사람과 대화할 때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될 만큼 조용했다. 동급의 가솔린차량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디젤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푸조가 소음을 줄이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느껴졌다.

그립 컨트롤(Grip Control)은 약 150kg에 달하는 4륜구동 장치를 없애고 대신 전자식으로 접지력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평상시엔 평지 모드로 주행하다가 필요하면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다이얼로 평지, 스노, 오프로드, 사막, ESP오프 등 5개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가령 주행 중 진흙길을 만났을 때 오프로드 모드로 다이얼을 맞추면 토크와 접지력을 높여 진흙길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뉴3008은 실내공간이 넉넉하고 수납공간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뒷좌석은 6대 4로 나눠서 접고, 조수석은 앞으로 완전히 접을 수 있다. 짐을 싣는 공간은 평상시 512ℓ지만 좌석을 모두 접으면 1604ℓ까지 늘어난다. 특히 트렁크 문은 2단으로 열고 닫을 수 있어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며, 아래 문은 최대 200kg까지 하중을 견딘다. 중앙 콘솔은 13.5ℓ로 깊숙한 데다, 뒷좌석 바닥에 각각 3.8ℓ와 3.3ℓ의 비밀 수납공간을 뒀다.

이 밖에도 6개의 에어백과 2개의 아이소픽스(ISOFix) 유아용 시트 안전장치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유럽 신차충돌테스트(Euro Ncap)에서 별 5개로 최고등급을 받았다.

#몇 가지 불편한 점도 눈에 띄어

주행 중 몇 가지 불편한 점도 눈에 띄었다. 먼저 터치스크린 방식의 내비게이션이 대시보드 앞쪽 멀리 위치해 조작이 힘들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려면 안전벨트를 풀어야 할 정도로 멀었다. 패들시프트도 스티어링 휠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차체에 고정돼 조작하는 데 불편했다. 가죽이 아닌 직물시트 역시 아쉬웠다.

푸조는 2011년 한국에서 총 2636대를 팔았다. 그중 뉴3008은 654대(24%)로 전체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이 나갔다. 판매가격은 3890만 원이다.

연비 좋고 조용하고 정말 디젤차 맞아?

비행기 조종석을 닮은 운전석에는 조작 버튼이 집중돼 있다.





주간동아 821호 (p64~65)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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