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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壁)을 뛰어넘어 성(城) 만드는 ‘법률계 간호사’

권리보호사 윤일선 DAS법률비용보험 팀장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벽(壁)을 뛰어넘어 성(城) 만드는 ‘법률계 간호사’

벽(壁)을 뛰어넘어 성(城) 만드는 ‘법률계 간호사’
권리보호사라는 직업이 있다.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이해관계가 이리저리 얽혀 법적 쟁송을 해야 할 현대인에겐 나날이 필요성이 높아가는 직업. 2009년 국내에 진출한 독일계 법률비용보험 DAS(다스)의 전략사업부 윤일선(34) 팀장도 권리보호사를 업으로 삼은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권리보호사라는 직업을 이렇게 정리했다.

“권리보호사는 영어 legal protector를 한글로 번역한 말이죠. 법률비용보험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의료계의 간호사와 비슷한 구실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국민이 권리 침해를 당했을 경우, 변호사와 법원과 일반 국민 사이에서 그 회복을 돕는 일을 합니다.”

법률비용보험은 민사 간 법적 분쟁 발생 시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법률 상담 및 일정 한도 내에서 소송과 관련한 제반 비용(변호사 선임비용, 인지대, 송달료 등)을 보장해주는 손해보험의 일종. 고객이 24시간 콜센터로 사건을 접수하면 손해 사정부의 심사를 거쳐 권리보호사가 사고 처리 진행에 대해 안내한다.

“회사에 있는 변호사 중에서 해당 사고 유형에 가장 적합한 변호사를 고객이 직접 선택한 후 법률적 자문과 비용을 제공받도록 하는 게 제 일입니다. 보상 범위는 소송의 경우 연간 1건에 대해 해결될 때까지 모든 소송(3심, 파기환송심 포함) 비용을 5000만 원 한도에서 제공하며 소송 외에 법률 상담, 중재, 화의의 경우에는 연간 10회까지 보장합니다. 법률비용보험은 3년 만기 순수보장형 상품으로 보험 수급 이후에도 월정액 외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한 가족 중 한 사람이 가입한 경우 배우자와 자녀는 물론 주민등록상 거주를 같이 한다면 부모님까지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권리보호사로서 다양한 분쟁 사례를 경험한 윤 팀장은 기억에 남는 고객이 많다. 그는 “권리보호사라는 직업이 국내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초기 멤버들이 중도에 하차하는 바람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초창기에 크게 격려가 된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교통사고에 애인에게 사기 피해까지 당해 모든 재산을 잃고 자살하려던 사람에게 법률비용보험 상담을 통해 삶의 의지를 주고 다시 사업을 하게 만든 일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살려줘서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을 땐 정말 찌릿찌릿했죠. 내가 용기를 줄 수 있구나, 내가 심리적으로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다는 사실에 정말 가슴 벅찼습니다. 단순한 보험을 넘어선 그 무엇이 여기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대학 졸업 후 신라호텔에 근무하던 그가 법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버지 친구의 사업 빚을 고스란히 떠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였다. 그 뒤 당시 도움을 준 법률사무실 사무장으로 8년간 근무했다.

“법률사무실에서 이혼, 상속 분쟁을 주로 담당하면서 나름 승승장구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네가 돈을 어떻게 벌고 있는지 돌아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죠. 다른 사람의 분쟁, 다툼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겁니다. 그때 권리보호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낯선 직업이라 힘든 점도 많았다. 깊이 있게 연구하다 보니 보험과 법률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사무장 출신이 보험 영업을 한다고 피하는 점도 문제였다. 하지만 법률은 공부를 통해, 보험은 믿음을 통해 벽을 넘을 수 있었다. 그는 “법률비용보험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벽을 넘었다. 나를 피하는 분들은 신뢰를 통해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리보호사는 가치 있는 직업 중 하나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독일에선 대물림을 합니다. 아버지 고객을 자녀가 이어받아 관리하는 거죠. 일부 고객은 자녀가 분가할 경우 새로 가입시켜주기도 합니다. 다스 인터내셔널의 후버 회장도 아버님께 물려받은 권리보호사 일을 20년간 한 후 회장이 됐죠. 진입 장벽이 높고 그런 만큼 쉽지 않은 점도 있지만 그 벽을 뛰어넘어 도전하는 이에겐 아주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주간동아 818호 (p79~79)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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