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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 개발 北-이란 위험천만 커넥션

IAEA 보고서에 국제사회 우려의 시선…대량 살상 무기 확산 ‘최악의 조합’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 개발 北-이란 위험천만 커넥션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 개발 北-이란 위험천만 커넥션

2005년 9월 22일 이라크전(1980∼88년) 발발 25주년을 맞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기념행진에 등장한 샤하브 3호 미사일. 이란은 이날 “적들이 우리를 시험하려 한다면 불같은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추진을 확인하는 11월 8일자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란과 북한의 핵 협력 커넥션에 쏠리고 있다. IAEA는 25쪽의 보고서에서 이란이 기폭장치를 개발하려고 컴퓨터로 모의 핵폭발 실험을 실시해왔으며, 탄도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 핵탄두 소형화를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기폭장치 제조와 핵탄두 소형화를 위해서는 매우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므로 만약 이란이 두 가지 기술을 개발했다면 핵보유국이 되기 일보직전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보고서는 외국 과학자가 이란의 핵기술 개발을 지원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 과학자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11월 7일자는 옛 소련과 북한, 파키스탄 과학자가 이란이 핵무기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라 부르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밀매조직이 이란의 핵 개발을 지원했던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내용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이란이 옛 소련 핵 과학자 비야체슬라프 다닐렌코의 도움으로 ‘R265’라는 기폭장치의 설계 정보를 획득했다는 부분과 핵무기 설계에 필요한 수학공식이나 각종 데이터를 북한 과학자로부터 받았다는 대목이다.

일본 신문 ‘산케이’도 11월 10일자를 통해 이란이 북한과 공동으로 핵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최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핵무기 개발 시뮬레이션 실험을 수행해왔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은 그 특성상 완벽하게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 피터 크레일 미국 군축협회 연구원은 “IAEA가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이란의 핵 개발에 도움을 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 이란은 이미 미사일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왔으므로 핵 개발에서도 협력했을 공산이 크다.

이란 핵폭발 실험 장소는 파르친 기지

실제로 IAEA는 보고서에서 ‘MCNPX 2.6.0’이라는 프로그램을 언급했다. ‘MCNPX’는 ‘Monte Carlo N-Patricle Extended’의 약자로, 이 프로그램은 당초 미국의 핵 연구기관인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의 핵무기 실험실에서 개발한 것이다. 핵탄두 개발의 핵심 기술에 해당하는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은 8월 24일자 기사에서 “2월 중순 북한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해 과학자 20명을 대상으로 MCNPX 2.6.0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교육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교육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비밀기지에서 3개월 넘게 이뤄졌고, 북한 대표단은 귀국하면서 프로그램 판매대금 1억 달러 가운데 일부를 현금으로 가져갔으며, 북한 과학자 2명이 8월 초 다시 이란으로 건너가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실험을 지원했다.



IAEA 보고서의 내용과 이러한 보도 내용은 북한과 이란 사이의 핵 협력 커넥션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IAEA는 이란의 핵폭발 실험 장소를 수도 테헤란에서 30km 떨어진 파르친 비밀군사기지라고 보고서에 적시해놓았다.

북한 과학자가 이란을 오고간 정황도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로 망명한 모하마드 레자 헤이다리 전 오슬로 주재 이란 총영사는 지난해 12월 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핵개발을 도우려고 북한 과학자들이 반복해서 이란을 방문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이들의 출입국 절차는 눈에 띄지 않도록 은밀하게 진행됐다”고 증언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이란 외교부의 테헤란 공항사무소에서 근무한 그는 “이란은 북한의 도움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지금도 계속 협력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본 신문 ‘마이니치’ 역시 5월 16일자 기사에서 “북한이 이란에 200명 이상의 과학자와 기술자를 파견했고, 이들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중부 나탄즈 등 12개 지역에 분산돼 기술 지원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과 이란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역시 같은 종류일 확률이 높다. 2010년 11월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했던 미국의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의 원심분리기는 과거 파키스탄에서 제공받은 P2형을 변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원심분리기도 P2형을 변형한 ‘IR2’. 북한과 이란이 같은 원형을 발전시킨 셈인데, 이를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는 어렵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에 이용하는 컴퓨터 제어장비는 이란의 원심분리기 공장에서 쓰는 것과 같은 설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실로 밝혀질 땐 북핵 새로운 국면

북한과 이란이 이렇듯 협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공동 목표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일 확률이 높다. ‘레자 칼릴’이라는 필명을 쓰는 전직 미국 중앙정보부(CIA) 요원은 2010년 12월 30일 ‘폭스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이란으로부터 상당한 재정지원을 받는 대가로 양국이 북한에서 공동 핵실험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칼릴은 또한 “북한이 과거의 핵실험 정보를 이란과 공유하고 이란의 원심분리기 개발도 지원했다”면서 “이들 두 나라는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때까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201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군사 퍼레이드에서 흔히 ‘무수단’이라 부르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개해 미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사거리 3000~4000km로 추정되는 이 미사일은 미국의 괌 기지도 사정권에 포함하며, 탄두중량 1~1.2t, 원형공산오차(CEP) 1.6km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로 분류된다. 무수단 미사일은 옛 소련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S-N-6을 기초로 제작했으며, BM-25라 부르기도 한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2010년 2월 24일자 미국 외교전문을 보면, 이란은 사거리 3000km 수준의 BM-25 미사일 19기를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모스 야들린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은 2006년 4월 북한이 BM-25 미사일을 이란의 항구 도시 반다르 아바스에 있는 미사일 기지에 운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시험 발사도 하지 않은 무수단 미사일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이란이 그동안 무수단 미사일을 대리시험 발사해 성능을 개선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전에도 이란은 북한의 노동미사일을 개량해 사거리 2000km 수준의 샤하브 3호 미사일을 개발, 실전 배치한 적이 있다. 북한-이란의 미사일 커넥션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최악의 조합’이다. 특히 이러한 네트워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앞으로 북핵 문제 또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주간동아 813호 (p28~29)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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