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0

2011.10.31

신이 머무는 곳에선 모든 사람이 평등

앙코르와트

  • 고경일 ko777@smu.ac.kr

    입력2011-10-31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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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머무는 곳에선 모든 사람이 평등
    앙코르왕조는 13세기 말부터 쇠망해 15세기에 멸망했다. 버려진 도시는 정글 속에 묻혀버렸다. 한 프랑스인이 앙코르와트를 발견한 때는 1861년. 앙코르와트의 거대하고 기괴한 사원과 불상은 웅혼하다. 때로는 백색의 베르사유 궁전 같고, 때로는 검은 악마가 덮치는 형상으로 다가온다. 신전을 에워싼 저수지는 인간계와 신계를 경계 짓는 해자며, 우주의 근원인 ‘바다’다. 앙코르와트의 가장 높은 곳은 신이 머무르는 장소다. 하찮은 인간이 꼿꼿한 자세로 올라오는 것을 불경하다 여겨 가파른 경사로 계단을 만들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고개 숙인 채 위가 아닌 아래를 보며 계단을 손으로 확인하면서 기듯이 올라간다.

    사람들은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나면서 “앙코르와트에 간다”고 말하곤 한다. 세계인의 뇌리에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던 나라 캄보디아. 킬링 필드의 땅이 아니던가. 요즘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라는 경이로운 유적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앙코르와트 입장권은 1일권이 20달러.

    * 카투니스트 고경일(상명대 만화디지털콘텐츠학부 교수)은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학구파 작가. 일본 교토세이카대 만화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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