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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충천

이래저래 소비자만 ‘봉’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이래저래 소비자만 ‘봉’

금융권의 탐욕에 대한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일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금융회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은행은 현금자동인출기 수수료로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고, 카드사는 현금서비스 수수료로 큰 이익을 얻는다.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만, 생색내기용 인하로 당장의 소나기만 피해 가자는 식으로 대응해 또 한 번 공분을 샀다.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도 예외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10월 17일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등의 이율을 담합한 책임을 물어 16개 생보사에 3653억 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을 주도한 삼성생명,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 소위 빅3 생보사는 ‘자진신고 면제(리니언시)’ 제도로 과징금을 대부분 면제받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공정위 조사로 생보사의 담합 실태가 드러났지만, 그동안 소비자가 입은 피해는 구제받기 힘들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생보사의 예정이율과 공시이율 담합으로 인한 보험 소비자의 피해금액이 최소 17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본다. 생보사들은 보험료 추가 부담(예정이율담합피해)과 적립금 과소계상(공시이율담합피해)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생보사 피해자로 공동대책위를 결성해 손해배상 공동소송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래저래 소비자만 ‘봉’
하지만 생보사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일부 생보사는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마저 보인다. 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표준이율’을 제시해왔는데, 이를 따라간 것을 담합으로 모는 것은 과한 처사라는 주장.

금융감독원은 이번에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거나 시정명령을 받은 생보사를 대상으로 전면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금껏 생보사들이 관행처럼 해왔다는 보험료 추가 부담과 적립금 과소계상에 대한 시정도 금융감독원 조사가 있은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소비자만 봉인 셈이다.



주간동아 809호 (p9~9)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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