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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스타 클래식 깜짝 우승 LPGA 흥행 기폭제 되나

16세 골프 천재소녀 알렉시스 톰슨

  • 주영로 스포츠동아 스포츠 2부 기자

나비스타 클래식 깜짝 우승 LPGA 흥행 기폭제 되나

미국 LPGA 투어가 모처럼 잔칫집 분위기다. 스타 기근과 스폰서 외면 등으로 침체의 길을 걷던 LPGA 투어가 16세 천재소녀 알렉시스 톰슨(미국·사진)의 깜짝 우승으로 들뜬 것이다. 마치 구세주라도 등장한 듯하다.

9월 19일(한국시간) 끝난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톰슨은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1995년생인 톰슨은 우승한 날(2011년 9월 18일 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나이가 만 16세 7개월 8일이다. 1952년 사라소타오픈에서 마를린 바우어가 기록한 종전 기록 18세 14일보다 1년 반 가까이 앞당겼다. 모두의 바람처럼 그가 시름에 빠진 LPGA 투어를 구원할 초대형 스타가 될 수 있을까.

톰슨 이전에 가장 주목받았던 스타는 미셸 위(21)다. 그 역시 아마추어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셸 위는 외모와 실력 면에서 모두 최고라는 평가를 들었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는 남자 선수도 주눅 들게 했다.

그러나 스타성은 풍부했지만 스타가 되기엔 조금 부족했다. 스타의 필수조건은 뛰어난 실력인데 미셸 위는 그렇지 못했다. LPGA 투어에서는 미셸 위가 1년에 2~3번씩 우승해주길 바랐다. 우승 바람을 일으키면 스타가 되는 건 시간 문제로 여겼다. 하지만 우승이 터지지 않았다. 2008년 정식 데뷔해 그가 거둔 우승은 2009년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과 2010년 캐나다여자오픈 딱 두 번뿐이다.

톰슨이 우승하자 그에 대한 기대감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고 있다. 스타성과 실력에서 모두 미셸 위를 능가할 것이라 평가한다. 톰슨 역시 키가 180cm나 된다. 드라이브 샷도 300야드 가까이 날린다. 미셸 위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실력은 스타가 갖춰야 할 기본 요소다. 그러니 자질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성적도 꾸준했다. 지난해 6월 프로 전향을 선언한 후 그해 US여자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올랐고,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미셸 위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톰슨에게 기대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

LPGA 투어는 바빠졌다. 우승 직후부터 그에게 내년도 시드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투어 규정상 18세 미만인 톰슨은 풀시드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톰슨이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려면 스폰서로부터 초청받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봐야 연간 6개 대회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이는 미셸 위가 10대 시절 겪었던 일과 비슷하다. 당시 LPGA 투어는 원칙을 고수하다 미셸 위의 프로 데뷔를 늦췄다. 이에 베테랑 줄리 잉스터가 입을 열었다. 그는 “톰슨에게 풀시드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승까지 한) 톰슨이 Q스쿨을 치러 시드를 얻어야 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는 미셸 위 한 번으로 족하다는 얘기다.

톰슨과 미셸 위는 외모나 스타일 면에서 흡사한 점이 많다. 둘 중 누가 골프여제가 될 수 있을까. 미국 PGA 클래스A 이병옥 프로의 얘기를 들어보자.

나비스타 클래식 깜짝 우승 LPGA 흥행 기폭제 되나

미셸 위(위)와 알렉시스 톰슨의 스윙.

# 정통파 vs 자유분방형

스윙 자체만 놓고 보면 미셸 위가 한 수 위다. 미셸 위의 스윙은 정석이다. 반면 톰슨은 미국 선수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자유분방형이다. 미셸 위는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데이비드 리드베터에게서 배운 스윙은 교과서적이다. 반대로 톰슨은 스윙보다 플레이 위주로 성장했다. 폴라 크리머나 나탈리 걸비스의 스윙처럼 정통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톰슨의 이런 스윙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톰슨의 체형으로 볼 때 정석 스윙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파워 플레이를 하기 힘들다. 스윙은 정석에서 벗어났지만 임팩트 순간 다른 선수와 똑같은 스윙을 만들어낸다. 약간 변형된 스윙이 오히려 파워 스윙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플레이 전략에서는 톰슨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톰슨의 경기 진행은 16세답지 않았다. 특히 창의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하지 않고 쉬어갈 때와 돌아갈 때를 잘 선택했다. 영리한 플레이가 우승을 만들었다. 그에 반해 미셸 위는 도전적인 스타일이다. 승부처에서도 과감한 플레이를 즐겨 때로는 스스로 발목을 잡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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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야니 견제할 골프 천재

톰슨의 등장으로 2~3년 뒤 LPGA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벌써부터 관심사다. 청야니의 독주가 이어지는 LPGA 투어는 톰슨이 프로에 정식 데뷔할 경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톰슨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타력이다. 여자 골프에서도 장타는 기본 조건이다. 톰슨은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가 270야드에 달한다. 나비스타 클래식에서는 평균 276야드를 기록했다.

이병옥 프로는 “톰슨은 지속적으로 260야드 이상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아울러 퍼팅 능력도 뛰어나다. 세기와 정교함을 모두 갖췄으니 성장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평가했다.

경험도 그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게 한다. 톰슨은 어린 시절부터 큰 대회에 출전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또한 어린 나이에 LPGA 투어 우승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자기 길을 개척했다.

12세 때 최연소 선수로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13세 때 US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다른 선수가 골프를 알아가기 시작할 때 톰슨은 이미 정상급 기량을 갖췄다. 또한 아버지와 오빠의 든든한 지원도 그에게는 큰 힘이 된다.

이병옥 프로는 “성장 속도와 가능성을 놓고 볼 때 청야니를 견제할 유일한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선수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한국 선수에게도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동아 805호 (p56~57)

주영로 스포츠동아 스포츠 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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