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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살맛나는 밥상 07

한우>>> 우후죽순 브랜드 소싸움 헷갈려!

대부분 소비자 등급만 따져 구입, 상표엔 큰 관심 없어

  • 박길명 자유기고가 myung@donga.com

한우>>> 우후죽순 브랜드 소싸움 헷갈려!

한우>>> 우후죽순 브랜드 소싸움 헷갈려!
‘내포한우’‘홍동한우’‘천상한우’, 여기에 광역 브랜드 ‘토바우’‘하눌소’ 등까지. 모두 충남 홍성군의 한우 브랜드다. 충북에도 옥천 ‘향수촌’, 음성 ‘청결’,단양 ‘저수령’ 등 군마다 1~2개 한우 브랜드가 있다. 영남권에는 ‘천년 한우’ ‘마늘 소’ ‘이로운 한우’ 등 50개가 넘는 브랜드가 있고 전남·북, 강원 등에서는 각 20~30개 브랜드가 소싸움을 하고 있다. 이처럼 ‘특산’ 딱지가 붙은 지역 한우 브랜드는 전국적으로 200여 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등과 연계한 한우 농가들이 수입 쇠고기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 10여 년간 브랜드를 쏟아낸 결과다.

신선도와 안전성 고려 30.4%

그러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한우 브랜드가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검사나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미심쩍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 많은 한우 브랜드 중 매년 10~15개만 골라 매장을 내주는데, 판매 브랜드 변동이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불 보듯 뻔하다.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주부 김명희(41) 씨의 말이다.

“강원도 어느 지역과 결연을 맺은 한우촌이 인근에 있어 가끔 한우를 사먹지만 브랜드는 잘 몰라요. 주로 가격에 좌우되는 편이에요.”

부산에 사는 주부 박민숙(38) 씨 역시 한우 브랜드 인식이 낮긴 마찬가지.



“브랜드요? 그런 건 모르고 주로 등급을 따져 사먹어요.”

이런 현상은 최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조사 결과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가 ‘한우고기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신선도와 안전성 30.4%, 가격 27.3%, 맛과 품질 24.5%, 용도 11.7%다. 브랜드는 2.7%. 한우의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도 등급표시 36.6%, 고기 맛 29%, 고기 색 24.3%인 데 비해 브랜드는 10.1%에 그쳤다.

한우>>> 우후죽순 브랜드 소싸움 헷갈려!
이는 한우 브랜드가 고품질 한우고기 상표로 소비자에게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수입 쇠고기와 경쟁하려면 한우 브랜드의 통폐합과 철저한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도내 16개 한우 브랜드를 ‘경기 한우광역브랜드’로 통합하고 가칭 ‘G한우’ 브랜드로 육성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동안 전국 축산물 유통시장에서 입지가 약한 군소 브랜드를 통합해 경기도 대표 한우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5개 지역축협이 뜻을 모았다. 이처럼 전국의 한우 브랜드 실태를 보면 광역 브랜드화는 대세다. 농협중앙회가 ‘농협안심한우’로 성공을 거두고 있고 경북은 도내 한우의 대표 브랜드로 ‘참품한우’를 앞세워 최대 시장인 수도권 공략을 노린다. 경남 ‘한우지예(韓牛之藝)’, 충남 ‘토바우’, 제주 ‘보들결’이 광역 한우 브랜드다. 지리산 ‘순한한우’(2003년 전남 동부), ‘청풍명월’(2005년 충북), ‘참예우’(2006년 전북) 등도 광역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 개념을 탈피하지 못한 개별 한우 브랜드로 운영하면 소비지에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게 축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개별 브랜드가 뭉쳐 광역화하면 대형 유통업체와의 교섭력을 높일 수 있어 안정적인 판로 확보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브랜드별 이해득실 계산으로 진통을 겪는 곳이 있다.

그중 한 곳이 강원도.‘횡성’‘늘푸름’‘대관령’‘하이록’ ‘한우령 ‘치악산 등의 한우 브랜드가 있는 강원도는 지난해 초부터 강원한우 통합 브랜드 개발을 추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강원도가 구상한 것은 통합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되 지역별 브랜드는 보조로 사용해 이미 구축한 지역 브랜드 명성을 유지토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브랜드마다 인지도에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 통합 브랜드를 사용하면 유명 브랜드는 이미지 실추 등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통합 브랜드 참여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역·지역별 브랜드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한편에선 지자체가 앞다퉈 한우마을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축산단지인 홍성군은 9월 10일 광천읍사무소에서 한우마을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IC에서 멀지 않은 광천에 한우 음식점과 한우식품판매점, 한우육가공업체 등이 들어선다. 홍성군은 45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주차장과 화장실 등을 짓고 식품판매점, 육가공업체에 사업비의 절반을 지원할 방침인데, 착공은 올해 말로 예정돼 있다.

브랜드 통합 놓고 갈등 양상

한우>>> 우후죽순 브랜드 소싸움 헷갈려!

한우 이력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유명 브랜드인 농협안심한우.

불고기 테마공원 조성을 놓고 갈등을 겪는 곳도 있다. 전국 최초로 먹을거리 특구로 지정된 울산의 언양·봉계불고기특구. 이곳의 언양불고기번영회와 봉계불고기번영회가 울주군의 불고기팜 농어촌테마공원 조성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울주군은 2011~2014년 97억 원을 투입해 울주군 상북면 못안 저수지 일대 9만여㎡에 불고기팜 농어촌테마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테마공원에는 언양·봉계한우불고기단지와 연관된 한우판매장 등을 포함한 한우불고기타운과 요리체험관, 바비큐농장, 농특산물장터 등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언양번영회는 테마공원 사업에 찬성이고 봉계번영회는 반대다. 언양 측은 업소 노후화와 인근 대형 식육식당 등으로 언양 한우불고기가 경영위기이므로 새 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봉계번영회는 불고기 테마공원이 언양·봉계불고기특구를 활성화하기보다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우려한다. 울주군이 특구지역에서 벗어난 곳에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각 지역의 이해를 안고 전국적으로 통합과 갈등 양상을 빚는 소싸움 대전(大戰)이 어떻게 전개될지 두고 볼 일이다.

tip

한우 이력 정보 확인은 이렇게


가짜 한우에 속지 않으려면 ‘쇠고기 이력제’를 활용해 구매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모든 소는 출생과 동시에 12자리의 고유 개체식별번호가 부여된다. 이 개체식별번호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소의 종류와 생산지, 등급을 비롯해 모두 10가지. 이력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은 휴대전화기 다이얼에 ‘6626’(육류이력)을 입력한 뒤 인터넷 접속키를 누르면 개체입력번호 조회 창이 나타난다. 여기에 12자리 개체입력번호를 입력하면 쇠고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무료 어플리케이션 ‘안심장보기’를 이용하면 소의 종류, 육질등급, 사육지, 도축일 등 각종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인터넷 ‘쇠고기 이력제’(mtrace.go.kr)를 클릭하거나 대형매장 터치스크린 등을 이용해도 확인 가능하다.

한우의 육질등급은

‘1++, 1+, 1, 2, 3, D.’ 한우의 6단계 육질등급이다. 등급판정 확인서를 꼭 첨부해야 하는 부위는 등심과 채끝, 안심, 양지, 갈비 5가지. 다른 부위는 자율적으로 육질등급을 표시하게 돼 있어 대부분 이 5가지 부위의 등급을 따른다. 마트나 정육점의 한우는 대부분 1등급 이상이다. 쇠고기 부위는 육질등급을 표시하는 5가지 부위를 포함해 목심, 우둔, 앞다리, 설도, 사태 등 10가지로 크게 나뉜다. 하지만 육질등급의 판정기준인 피하지방 색깔과 탄력은 맛과 별 관련이 없다. 숙성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쇠고기 맛이 좌우된다. 흔히 갓 잡은 쇠고기가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도축 후 48시간까지는 사후강직이 일어나 질기다.





주간동아 2010.09.20 755호 (p66~68)

박길명 자유기고가 m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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