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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여자근로정신대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서러운 여자근로정신대

8월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 여름휴가, 여름방학, 뮤직 페스티벌, 말복, 여친 생일 등 지인들의 대답은 다양했습니다. 직장생활 1년차인 저도 휴가부터 떠오르더군요. 8월 15일 광복절은 한참 뒤에 생각났습니다.

8월 11일,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제 피해자 문제의 해법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연단에 선 할머니들은 서럽게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이들은 13~15세 어린 나이에 조선여자근로정신대로 뽑혀 강제로 일본에 보내졌습니다. 이날 객석에는 150여 명이 있었는데 대부분 백발의 어르신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새카만 이라야 피해자 유가족, 시민단체 회원, 토론회 초반 자리를 채운 정치인들뿐이었습니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20대는 3~4명. 기자조차 몇 명 없더군요.

“65년을 눈물로 살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우리는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니었다. 정부에서 우리를 버렸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서러운 여자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나 몰라라 하는 정부의 태도에 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토론 패널들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도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조선여자근로정신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해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여는 금요집회를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요. 그나마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외치는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알려진 편이죠. 토론회에 참석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우리가 죽기 전에…”라는 말씀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젊은 세대에게는 광복절이니 한일강제병합 100년이니 하는 역사적 기념일이 자신과 무관한 날처럼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속선상에 있으며 올바른 역사의식이야말로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라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를 꼭 하고 싶습니다.



주간동아 2010.08.16 750호 (p15~15)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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