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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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승리 환호성…묘한 긴장감, 野 민심 회초리…갈등의 시작

7·28재보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닥친 후폭풍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0-08-02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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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완승, 민주당의 완패로 끝났다. 계파별, 대권주자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여야 각 당은 이미 재보선 후폭풍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한나라당엔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간 긴장감이 흐르고,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점화됐다.

    한나라당

    ‘왕의 남자’ 이재오 당선자의 여의도 ‘생환’ 이후 권력지형에 대해선 2012년 총선, 대선과 맞물려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친이 주류의 구심점으로 작용하면서 친이계의 당 장악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예단할 수 없다. 계파 수장 간의 각축전 속에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기대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당내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해온 이상득 의원과 친박계의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구체적으로는 이 의원과는 ‘우호적 경쟁관계’, 친박계와는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경윤호 객원교수의 말이다.

    “지금까지 친이계 초·재선의원은 이 의원과 친해야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차기 선거를 생각하면 이 당선자 그늘로 모일 수밖에 없다. (이 당선자처럼) 차기 대권주자라면 이명박 대통령을 넘어야 한다. 이때 이 대통령이 권력 상당 부분을 이 당선자와 나눠가지면 소프트랜딩(연착륙)이 되겠지만, 이 의원 등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이 의원은 친박계와 손잡고 차기를 도모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친이계 한 초선의원의 설명.

    “지금까지 대통령과 ‘형님’(이상득 의원)을 비판한 의원이 몇이나 됐나. 대신 국무총리실 박영준 국무차장이 공격의 ‘타깃’이 됐다. 이제는 박 차장이 ‘민간인 사찰’ 문제로 궁지에 몰렸고, 대통령 임기도 반환점을 도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는 ‘형님’과 ‘맞짱’ 뜨는 일이 종종 생길 것이다. 이 경우 (이상득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와 연대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친이계 구심력도 좋지만, 이재오 당선자가 차기 대선을 향해 조용히 행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음은 시사평론가 이종훈 씨의 분석이다.

    “(이 당선자는) 이 대통령과는 일정 거리를 두면서 ‘자기 정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상당히 몸을 낮출 것으로 본다. 친이계 의원을 단속하면서 친박계와의 갈등은 최소화할 것이다. 당내 입지를 강화해 차기(대선)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 전면에 나설 때는 박근혜 전 대표의 행동 개시 타이밍에 맞출 것이다.”

    이 당선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도 7월 29일 ‘주간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정권 교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그런(갈등 유발)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럴 위치가 아니다. 조용히 낮은 행보를 하면서 친서민 정책을 강화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친박계는 “당선은 축하할 일”이라고 밝히지만 여전히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의 말이다.

    “우리(친박계)로선 (이재오 후보가) 당선해도 문제, 안 돼도 문제였다. 낙선하면 한나라당이 다시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은 것이 되고, 당선하면 향후 그의 정치행보가 우려됐다. 오래된 앙금도 그렇지만 갈등을 통해 정치동력을 얻으려 한다면 우리와는 갈등관계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 당선자는 “나 때문에 갈등관계가 조성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지만, 이미 그의 ‘여의도 생환’은 ‘이상득-이재오-박근혜’ 3대 세력 간 힘겨루기 구도에서 자의든 타의든 갈등의 잠재 요인이 되고 있다.

    與 승리 환호성…묘한 긴장감, 野 민심 회초리…갈등의 시작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김영진 의원(오른쪽부터)이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민주당

    참패한 민주당은 재보선 직후부터 시끄럽다. 9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은 이미 시작됐다. 당내 대표적인 비주류 모임인 ‘민주희망쇄신연대’(이하 쇄신연대)는 선거 다음 날 곧바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시퍼런 날을 세웠다. 성명서 내용 중 일부다.

    “6·2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오만하게도 제대로 된 전략과 정책도 없이 재보궐 선거에 임한 지도부는 분명히 책임을 느껴야 한다. 그동안 재보궐 선거 이후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 공정한 전당대회를 위해 임시지도부 구성을 요구한 바 있다.”

    사실상 정세균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와 임시지도부 구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7월 초 이미 임기가 끝난 마당에 이번 재보선에서 참패한 지도부가 당을 제대로 이끌고 나갈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인 것.

    쇄신연대는 비주류 모임이지만 당내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정동영, 천정배, 추미애 의원 등 차기 당권에 도전장을 내밀 당내 중진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비주류가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 측을 겨냥하고 나선 것은 결국 전당대회에서 불리한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7월 9일 당무위원회에서 문희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전당대회준비위원회 25명 명단을 확정했다. 철저하게 계파 안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무래도 그동안 지도부를 이끌었던 정 대표 측이 유리한 방향으로 ‘전당대회 룰’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주류 측은 현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의 지도체제방식 변경과 전 당원 투표제, 당권·대권 분리 등을 요구해왔지만 정 대표 측이 이를 거부했다. 따라서 재보선 이후 주류와 비주류 간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재보선 참패 이후 정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강행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라 주목된다. 이번 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잘못된 공천이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 대표의 몫이다. 이 때문에 한 고위당직자는 “정 대표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반면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손 전 대표는 이번 재보선 기간 에 전국을 돌았다. 특히 절대적 열세지역인 충북 충주를 기점으로 충남 천안을 거쳐 강원 원주 등 강원지역 지원유세에 적극 나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손 전 대표는 강원도와 충청권에서도 적지 않은 인기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춘석 의원도 선거 직후 ‘주간동아’와의 통화에서 “아직 결심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주변에서 출마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크게 말리지 않았다”면서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정 대표의 출마 포기와 손 전 대표의 출마’ 시나리오는 그동안 정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지도부를 구성했던 친노 386세력들의 희망사항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 대표보다는 손 전 대표의 차기 대권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것. 만약 친노 386세력들의 바람대로 된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손 전 대표의 당선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당대표 자리에도 어렵지 않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높은 정동영, 천정배, 추미애 의원 등 쇄신연대 소속 의원 간의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도 관건이다. 그 결과에 따라 당권의 주인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이철희 부소장은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에는 약이 될 수 있는 반면, 친이·친박 간 갈등이 불가피해 보이는 한나라당에는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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