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8

2010.05.24

北, 치고 빠지기 추가 도발 가능성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센터장 … 남북관계 당분간 냉각기 이어질 듯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0-05-24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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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치고 빠지기 추가 도발 가능성 있다
    5월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폭발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향후 남북관계를 비롯해 북미, 북일, 한중 관계 등 동북아 정세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50·사진)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단기간 남북관계가 냉각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면서도 “미국이나 중국 모두 한반도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되길 원치 않기 때문에 냉각기를 거쳐 극적으로 반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향후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은?

    “조사결과에 대한 국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중국이 조사결과에 긍정적 시각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회부도 실질적 제재보다 조사결과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고려할 것이다. 또한 군사적 응징보다는, 북한이 도발하면 더 많은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조치들이 검토될 전망이다. 한미동맹과 대북 군사태세가 강화되고, 필요하다면 북한 체제가 가장 고통스러워할 대북심리전 방송을 재개할 수도 있다. 북한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대북정책도 조정되리라 본다.”

    ▼ 북한이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파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완전범죄 실패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반영된 제안이라고 본다.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의도와 관련 있다. 북한이 검열단을 파견해도 한국 정부가 대승적으로 판단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자신감이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북한은 철저하게 ‘무관하다’는 태도를 유지할 것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추가 핵실험 등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극적으로 상황을 반전할 카드로 6자회담 복귀, 남북 간 물밑대화를 추진할 수도 있다.”



    ▼ 북한이 대북제재 시 전면전을 불사한다고 밝혔다.

    “전형적으로 치고 빠지는 저·중강도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천안함 조사기간 중 북한 함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을 때 즉각 경고사격을 가한 사실이 이런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북한 지도부는 국지 도발은 가능하지만, 전쟁 지속 능력을 고려한다면 전면전을 결심하지는 못할 것이다. 상투적인 협박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 미국은 한국의 조사결과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은 한미 방위조약 정신에 입각해 천안함 침몰사건을 다루고 있다. 미국의 지지는 조사과정,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를 말한다. 전략적으로 천안함 침몰사고를 저지른 북한 체제를 국제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북핵 문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조사결과는 신뢰하되, 한국 정부의 선택이 한반도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킨다고 판단할 경우 한미 협조 틀 안에서 제약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 중국이 신중 모드를 취하는 만큼 안보리에 회부해도 의장성명이나 추가적인 제재 결의안을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현실적으로 중국이 반대하면 어떠한 결과도 얻을 수 없다. 중국이 기권 정도는 해야 하는데,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해서는 ‘사건 진실’보다 ‘파장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입장을 조율할 것이다. 안보리에 회부해 결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더라도 상정, 회부 자체가 한국 정부 입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일본은 이번 사건을 자국에 대한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 체제의 국가 범죄 피해대상국이다. 15명이 납북됐기 때문에 천안함과 관련한 한국 국민의 고통을 잘 이해하리라 본다. 북한 도발에 대해 하토야마 정부는 미국 오바마 정부 입장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동북아에서 진영 대결구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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