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보면 억울한 일도 아닙니다. 한국 정부가 그간 중국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중 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됐습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중국 쓰촨성 지진참사 현장을 방문했고, 최근에는 중국이 바라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적극적인 수용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은 말 그대로 혈맹관계입니다. 현실적으로 한·중 관계가 북·중 관계를 압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의 혈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오버랩해봅니다. 지난 노무현 정부는 대중외교를 중요시하면서 상대적으로 한·미 관계는 등한시했습니다. 자주와 동맹으로 갈라진 외교안보 참모들 간에 국가전략 논쟁이 벌어지면서 한·미 관계는 조금씩 균열됐습니다. 주한미군 감축, 이라크 파병,

한국 현대사에 미국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6·25전쟁 때 함께 피를 흘렸고 한국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 기여한 점은 분명합니다. 천안함 사고 이후 한·미 간 공조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중국의 태도에서 보듯 한·중 관계로 한·미 관계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오랜 친구의 소중함을 생각할 때입니다.
주간동아 736호 (p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