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5

2010.05.03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표정

‘양종훈의 포토 옴니버스展’ 양종훈 교수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0-05-03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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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표정
    “이렇게 예쁜 사진을 거는 전시회는 처음 합니다.”

    4월 28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평화화랑에서 ‘양종훈의 포토 옴니버스전’을 여는 상명대 디지털이미지학과 양종훈(49) 교수는 그동안 날선 사진을 많이 찍어왔다. 소아암 환자, 내전에서 부상을 입고 시름하는 동티모르 사람, 에이즈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들…. 그런데 이번 사진전에선 에이즈를 앓으면서도 해맑게 웃는 아이, 아름다운 호수에서 수영하는 어린이, 기도하는 수녀의 뒷모습 등 따뜻한 사진 위주다.

    “지난 10년간의 사진 여행을 정리하는 의미예요. 신문에 자주 나오는 거친 모습 말고, 그 사람들의 진짜 표정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는 2006년 스와질란드에서 청년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최고로 꼽았다. 나무로 겨우 세운 골문 앞에서 7명의 청년이 신나게 공을 차고 있다.

    “마을주민 10명 중 7명꼴로 에이즈를 앓고 있으니, 자신 혹은 자신의 가족이 에이즈 환자인 셈이에요. 그런데도 참 밝은 얼굴로 축구를 하더군요. 이 작업을 통해 저 스스로도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어요.”



    그는 “사진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울에서 연 동티모르 사진전을 보고 성모장학회가 3억 원의 기금을 마련해줬으며 이 기금으로 동티모르에 학교를 세울 예정이다. 2006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연 에이즈 사진전 때는 직접 모금운동을 벌여 스와질란드에 보냈고, 그것이 인연이 돼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홍보대사로 일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이 한 명의 가슴에 울림을 주고, 그것이 퍼지면 세상이 바뀌죠.”

    요즘 그는 사라져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염전, 솥뚜껑, 시골길 등 예전엔 익숙했지만 서서히 잊혀져가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니까 다음 세대를 위해 부지런히 담아놔야죠. 쉽게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우리의 것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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