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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비리에 분노한 독자들

교육 비리에 분노한 독자들

2주 전, 지난 세월 겪어온 교육비리를 낱낱이 밝히며 ‘저도 교육비리 공범입니다’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못난 자식 때문에 돈봉투를 준비하고, 친구에게 돈 주고 교사 되라고 충고한 부끄러운 과거를 독자들에게 고백했지요. 그런데 기사가 나간 뒤 저에겐 무려 50통이 넘는 e메일이 날아들었습니다.

‘안타깝고, 동감한다’는 위로형에서 ‘기자이면서도 촌지 강요하는 교사를 가만 놔뒀냐’는 권력형, ‘촌지 주는 사람이 어떻게 기자질 하느냐’는 호통형까지 다양한 내용의 편지가 왔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신이 겪은 교육비리를 보내온 ‘동병상련형’이었습니다. 주요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습니다.

“10여 년 전, 30년 지기인 시교육청 관리국장을 만나러 갔는데 책상에 누런 1호 봉투가 놓여 있었죠. 무심코 들여다보니 100만 원 묶음 20개와 함께 ‘자제분 결혼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명함이 있었습니다. 교육자재 납품업자였던 모양입니다. 그 친구는 교육청을 떠난 지금 상당한 재력가가 돼 있습니다. 기자님, 교육공무원 중에 월급으로만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70대 김모 씨)

“담임선생님이 이유 없이 아이를 꾸중하고 괴롭혔어요.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를 잘 봐달라고 봉투를 날랐죠. 저는 그래도 꾹 참았어요. 그랬더니 우리 아이만 혼나고 상을 못 받았어요. 알고 보니 30만 원에 상을 하나씩 주더군요. 기자님 ○○○선생님을 처벌해주세요. 기자 목숨을 걸고 해야겠죠? 기사를 보니 무리한 부탁이군요. 뭐, 저도 교육비리 공범이니 할 말은 없습니다. 지금도 참관수업 통신문을 받고 돈봉투를 준비해야 하나 고민 중에 편지를 띄웁니다.”(30대 학부모 이모 씨)

교육 비리에 분노한 독자들
지면 관계상 다 소개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만 독자들에 비하면 저의 ‘교육비리’는 조족지혈이더군요. 호주로 이민 간 한 독자가 보낸 편지가 더욱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기자님, 한국은 입시경쟁 때문에 절대 교육비리 근절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이민 오세요.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 조국을 포기하는 게 빠릅니다.”



주간동아 2010.03.30 729호 (p13~13)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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