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8

2010.03.23

“고미영 씨 도전의식 기억해주세요”

고미영 화보집 만든 김재수 산악대장

  •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입력2010-03-18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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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미영 씨 도전의식 기억해주세요”
    “수만 장의 사진을 계속 쳐다보려니 마음이 편하진 않죠. 몇 년간 함께했던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허전하고…. 그래도 도전정신이 강했던 고미영 씨가 잊힐까 싶어 사진집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1만장의 사진 중 고르고 고른 500장으로 A3 크기에 445쪽 분량의 사진집을 만들었는데, 좀 두껍죠? (제가) 전문 전문가가 아니라 잘 찍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산속에서 행복해하던 모습만큼은 잘 담아낸 것 같아요. 그도 어디에선가 기뻐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월6일 고미영 화보집 출판기념회가 열린 올림픽파크텔. 2009년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 등정 후 하산 길에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여성 산악인 고미영 씨의 등반 동반자였던 김재수 산악대장(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 소속)이 연신 고개를 떨구었다. 2007년부터 ‘여성 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목표로 산에 오르던 고씨의 활약상을 기록하기 위해 찍은 사진이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11좌를 등정하다 일이 그렇게 됐으니, 안타깝죠. 고미영 씨는 스포츠클라이밍을 비롯해 산악스키, 암벽·빙벽·고산 등반에서 고루 두각을 나타냈어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잃었다는 것 자체가 산악계의 큰 손실입니다. 사진집을 넘기다 보면 다재다능한 고미영 씨의 당찬 도전의식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화보집은 비매품으로 2000부가 제작돼 산악계 인사와 코오롱스포츠 전국 매장, 주요 도서관에 보급될 예정이다. 김 대장은 고씨가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3월15일 출국한다. 그의 눈앞에는 초유, 안나푸르나, 가셔브롬 1, 2봉이 운명처럼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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