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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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환상의 기타 선율

멜로디 가르도프&제프 벡 내한공연

  • 정일서 KBS 라디오 PD freebird@kbs.co.kr

    입력2010-02-24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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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재촉하는 환상의 기타 선율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멜로디 가르도트(왼쪽)와 살아 있는 기타의 전설 제프 벡이 내한공연을 갖는다.

    지난해 발매된 수많은 음반 가운데서 멜로디 가르도트(Melody Gardot)의 ‘My One And Only Thrill’은 단연 돋보였다. 이 앨범은 싱글 히트한 ‘Baby I’m a fool’을 비롯해 ‘Your heart is as black as night’ ‘Our love is easy’ 등 다수의 보석 같은 곡을 수록, 빌보드 앨범차트와 일본 팝차트에서 모두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이며 인기를 모았다.

    198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멜로디 가르도트는 열아홉 살 때 자전거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골반과, 척추, 신경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특히 머리 부분 부상이 심해 아침에 한 일을 저녁에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때 담당의사가 기억력을 되살리기 위해 음악치료를 제안했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는 병상에서 기타를 배우고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숨겨진 천재성이 발휘됐다. 2008년 발표한 데뷔앨범 ‘Worrisome Hear’가 빌보드 앨범차트 2위에 올랐고, 세상은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역경을 딛고 등장한 그에게 ‘빌리 홀리데이의 재림’이라는 찬사를 보내며 환호했다.

    지금도 사고 이후 과민해진 눈의 신경 때문에 늘 선글라스를 끼고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의 반열에 우뚝 서 있다. 이런 멜로디 가르도트가 3월16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뮤지션들의 내한공연은 수많은 기타 키드의 영웅, 살아 있는 기타의 전설 제프 벡(Jeff Beck)으로 이어진다. 그의 공연은 3월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부활의 김태원, 백두산의 김도균, 시나위의 신대철,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벌써부터 기대를 표시하며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그룹 ‘야드버즈’는 뛰어난 기타리스트를 많이 배출했다. 록계에서는 흔히 에릭 클랩튼과 제프 벡, 지미 페이지를 야드버즈 출신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꼽는데, 여기서 야드버즈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그냥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그들은 위대한 기타리스트의 반열에 오른 거장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제프 벡은 대중적인 인기 면에서 보면 에릭이나 레드 제플린의 기타리스트였던 지미에 비해 떨어질지 모르지만 실력만큼은 최고로 꼽힌다. 그는 특히 고집스럽게 음악적 실험을 감행하며 기타 연주의 영역을 넓혀온 혁신적 기타리스트로 꼽히는데, 때론 구도자적 분위기까지 풍기는 그의 연주는 숭고하게 느껴질 정도다.



    야드버즈 외에 로드 스튜어트와 함께했던 ‘제프 벡 밴드’ 역시 그의 경력에서 빼놓을 수 없고, 1975년 발표한 앨범 ‘Blow By Blow’는 지금까지 가장 뛰어난 기타 연주앨범으로 평가되며 추앙받는다.

    어렵게 성사된 제프 벡의 내한공연은 그가 왜 기타의 신이라 불리는지, 왜 이미 전설이 됐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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