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3

2010.02.09

수동식 필름카메라 고집 자나 깨나 대나무 ‘찰칵’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최윤영 인턴기자 연세대 교육학과 4학년

    입력2010-02-04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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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동식 필름카메라 고집 자나 깨나 대나무 ‘찰칵’
    “대나무는 질리지 않아요. 화려하진 않지만 깊이가 있어 은은하거든요. 이런 매력을 사진으로 담으면 더욱 여운이 남죠.”

    8년째 대나무만 전문적으로 찍어온 사진작가 최병관(55) 씨. 그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1월28일부터 열흘간 ‘대나무(BAMBOO)’ 전시회를 연다. 그와 대나무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라남도 담양군 소쇄원에 갔다가 정원 가장자리를 둘러싼 대나무 숲에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빛에 따라 대나무가 조금씩 달라보였고, 그때 시시각각 변하는 대나무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해 12월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자연 시리즈-선’에서 흑백 대나무 사진을 내놓은 게 첫 전시였어요. 이후 대나무를 소재로 수많은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그는 대학시절 사진을 전공한 뒤 신문사 사진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고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파리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그는 수동식 필름카메라를 고집하고, 사진에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대나무처럼 ‘유행 타는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진철학도 갖고 있다.

    “사진은 찍을 때마다 구도와 초점 등을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데, 디지털카메라는 조작이 간편하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찍어버리죠. 필름카메라로 찍으면 필름 값을 생각해서라도 정성 들여 찍게 됩니다.”



    그는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전공에서 17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곧은 대나무만큼이나 학생들에게 한결같은 사진 인생을 걸어온 작가로 남고 싶다고 한다.

    “학생이나 일반 관객이 제 사진만 봐도 ‘최병관 사진’이라고 알아봤음 해요. 대나무를 사랑하는 저만의 특징을 잘 가꿔가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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