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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선거의 定石 05

싸워 반드시 승리하는 ‘選擧十略’

유권자 마음 공략이 최선의 방법 … 한 가지 메시지 지속 전달 필요

  • 이철희 정치 컨설턴트·‘1인자를 만든 참모들’ 저자 rcmlee@hanmail.net

싸워 반드시 승리하는 ‘選擧十略’

  • 누군가 나폴레옹에게 물었다. “최고의 전략가는 누굽니까?” 그러자 그가 짧게 답했다. “승자다!”
  • 선거 때만 되면 ‘필승 비법’을 묻는 후보자가 많지만 아쉽게도 필승 비법은 없다. 앞서 선거를 치렀던 사람들이 전하는 교훈만 있을 뿐이다. 이 교훈을 잘 활용하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전 선거에서 반드시 도움이 되는 ‘선거 10략(選擧十略)’을 정리했다. 이 전략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필자 나름의 선거 정수(精髓)다. ‘주간동아’ 독자와 예비후보들을 위해 공개한다.
1 자기 얘기를 하라

선거에 나서는 까닭은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당선되면 하고 싶은 일, 그게 ‘자기 얘기’다. 그걸 스스로 정리해보는 것이 시작이다. ‘자기 얘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후보가 ‘자기 얘기’를 정리하지 않고 선거에 나선다. 출마 결심에서부터 선거 당일까지 시종일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왜 출마하려는가?’ 이것은 선거의 모태(母胎)다. 테마, 전략, 메시지, 슬로건 등 모든 것의 토대를 여기에 둬야 한다. 영국 노동당이 18년의 야당 생활을 끝내고 집권하는 데 공헌한 전략가 필립 굴드는 말한다.

“왜 선출돼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 스스로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2 사람의 마음을 공략하라

공심위상(攻心爲上), 사람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최고의 병법이라고 했다. ‘삼국지’에 나온다. 무릇 선거는 유권자의 마음, 즉 표심을 얻는 경쟁이다. 아무리 거창한 공약을 내건다 해도 유권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허망할 따름이다. 대형 공약이나 기발한 아이디어 ‘한 방’으로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건 어림없는 생각이다. 많은 약속을 하거나 거대한 비전을 앞세우는 것도 부질없다. TV 광고를 보라. 메시지는 하나 내지 둘이면 충분하다. 대중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wow factor(놀라운 요인)’를 찾아내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3 게임을 주도하라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따라서 후보들 간 차이가 중요하다.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어젠다 세팅, 즉 이슈 제기나 주제 설정을 주도해야 한다. 그렇게 내게 유리한 쪽으로 프레임을 짜면 당연히 나의 장점이 부각된다. 대개 ‘어젠다 리더십’을 갖는 후보가 이긴다. 1992년 클린턴을 대통령에 당선시킨 참모 제임스 카빌은 “논쟁의 틀을 규정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다(The key to victory is to frame the debate)”고 했다. 상대 후보를 내 마음대로 정할 수는 없지만, 선거 구도는 내가 하기 나름이다. 구도는 주도하는 쪽이 만드는 것이다.

4 지피(知彼)보다 지기(知己)가 더 중요하다

‘손자병법’은 말한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100가지 형태의 전투를 치러도 지지 않고, 상대를 몰라도 나를 알면 승률은 반반이다.”

그렇다. 상대를 아는 것(知彼)도 중요하지만, 나를 아는 것(知己)이 더 중요하다. 선거에서 자신을 잘 모른 채 과욕을 부리거나 허풍을 일삼는 후보가 적지 않다. 멋있는 말, 미사여구를 앞세우고, 비싼 홍보물을 만든다고 대중이 설득당하는 게 아니다. 메시지(message)가 아무리 훌륭해도 메신저(messenger)가 그걸 감당할 수 없다면 역효과만 초래한다. 문제는 그가 아니라 나다.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한몫을 한 줄리어스 액설로드의 이야기다.

“문제는 정교한 메시지가 아니다. 메신저가 그 메시지를 진정으로 담아내지 못하면 실패한다.”

5 ‘노(No)’라고 말하는 참모를 두라

선거를 준비하고,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누구나 당선을 확신하게 된다. 어깨띠 두르고 악수를 청하는데 얼굴 붉히며 짜증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개는 덕담으로 격려해주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건 지지 의사의 표명이 아니다. 인사치레일 뿐이다. 후보가 이런 겉모습에 현혹되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독선에 빠진다. 이에 대한 처방은 후보를 견제할 참모를 두는 것이다.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를 갖고 있는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대통령으로 만든 참모 루이 하우의 별명이 ‘Mr. No man’이었다. 루스벨트의 주장에 주저 없이 ‘아니오(No)’라고 말했기 때문에 붙여졌다.

싸워 반드시 승리하는 ‘選擧十略’
6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라

신화의 반열에 오른 컨설턴트 조 나폴리탄의 충고다. 어떤 이유에서든 무조건 나를 찍을 유권자는 없다. 출신 지역, 지지 정당 등의 요인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고정 불변의 요소가 아니다. 선거에서 안심할 수 있는 표는 없다. 두드리고,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그래서 1표 때문에 지고, 1표 때문에 이긴다고 하는 것이다.

예컨대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개발을 선호할 것이라 생각하는 고정관념도 되짚어봐야 한다. 왜 그런지 이유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why thinking’이다. 선거에서 일반적인 평가나 막연한 정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승(自繩)이고 자박(自縛)이다. 무명의 부시를 주지사를 거쳐 8년 집권의 대통령까지 지내게 한 참모 칼 로브는 상대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을 공격했다. 2004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베트남전 참전 경력으로 인기를 끌자 오히려 이를 정면으로 공격해 기세를 꺾어버렸다.

7 말이 전부가 아니다

‘메라비언의 법칙’이란 게 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이 밝힌 커뮤니케이션 법칙이다. 이에 따르면 메시지를 전달할 때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고 목소리는 38%다. 그리고 표정, 태도 등 비(非)언어적 요소의 비중이 뜻밖에도 55%로 가장 크다. 이걸 내용보다는 포장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말로 오해해선 안 된다. 반대다. 잘 정리된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비언어(non verbal)’를 잘 다듬어야 한다는 뜻이다.

8 여론조사는 추세로 읽어야 한다

여론조사(poll)의 마력은 숫자다. 그러나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할 건 없다. 높다고 안심할 것도, 낮다고 실망할 것도 없다. 승패는 오직 표로 결정될 뿐이다. 오바마가 처음 출마를 선언했을 때, 그는 힐러리보다 33%포인트나 뒤져 있었다. 지지율이 높든 낮든 그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오바마는 민심의 저류에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포착했다. 그래서 지지율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일관되게 변화 메시지를 고수했다. 그는 결국 이겼다.

또한 여론조사는 수치로 읽으면 안 된다. 추세로 읽고,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딕 모리스가 수렁에 빠진 클린턴을 부활시킨 것도 여론조사로 민심의 추세, 트렌드, 기류를 정확하게 읽고 그에 조응했기 때문이다. 그 예가 유명한 ‘가치 어젠다(value agenda)’다.

9 후보는 브랜드(brand)다

자연인 홍길동과 후보(candidate) 홍길동은 다르다. 후보는 한 개인이 아니다. 여러 사람의 열정과 이해, 바람과 노력이 뭉쳐진 하나의 브랜드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안에 이건희 전 회장도 있지만, 그 밖에 수많은 구성원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는 것도 나고, 지는 것도 나다. 그러니 내 말에 따르라’고 윽박질러선 안 된다. 여러 사람이 후보라는 브랜드 아래서 함께 땀 흘리는 것이다.

10 선거를 즐겨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또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낫다고 한다. 즐기는 것은 무엇인가?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구당서’에 ‘일승일부(一勝一負), 병가상세(兵家常勢)’란 말이 있다. ‘성패 병가지상사’ 운운의 원문이다. 그렇다면 선거에서 패배도 흔한 일 아니던가. 시인 프로스트가 말했듯이 일에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허나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짓눌려 자신을 파괴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0.02.02 722호 (p28~29)

이철희 정치 컨설턴트·‘1인자를 만든 참모들’ 저자 rcm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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