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1

2010.01.26

“이동통신산업 방심 말라” 따끔한 일침 인상적

  • 조은주 배재대 강사

    입력2010-01-21 1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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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통신산업 방심 말라” 따끔한 일침 인상적
    우리가 ‘잘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너나없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컬러TV나 자동차에 비해 휴대전화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보급됐으니 말이다. 국내 휴대전화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2, 3위를 석권한다는 기사들을 보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720호 커버스토리는 ‘국민 필수품’인 휴대전화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주력 제품이 되려면 4세대 이동통신기술을 선점하는 등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등이라고 해서 방심하지 말라’는 얘기다. 휴대전화 부품 중 통신 칩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 문제에 관한 기사는 언뜻 읽기엔 참으로 암담해 보인다. MVNO(기존 통신사로부터 망 설비만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사업자) 사업과 스마트폰 기사는 심각하게 읽어야 했다. 두 기사 모두 소비자가 ‘봉’인 사업구조가 문제다. 우리는 국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전략 부문은 정부가 나서서 보호 및 관리를 해왔다. 수입 장벽을 만들고 과점을 인정해줬다. 이는 내수 규모가 작고 초기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필요했지만, 이동통신 시장에서 선두가 된 지금에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갑’으로서 이동통신사는 소비자를 상대로 일방적인 권력을 행사했고, 소비자 요구에 침묵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그 결과 UI(User Interface·사용자 환경) 중심을 표방하며 소비자를 유혹한 애플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MVNO 사업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삐걱대는 모습이 불안하다. 데이터 사업만, 그것도 기본적으론 ‘정찰제’라고 하니 국내 통신사가 자기들이 쥐고 있는 떡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알 수 있었다. 차후에 완전 통신개방이 되면 국내 통신사의 가장 큰 ‘안티’는 국내 소비자일 것이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이 최근 몇 년 사이 부진에 빠진 원인 중 하나는 일본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집중하느라 시장 트렌드를 놓친 것이다. 이를 지칭하는 유행어가 ‘갈라파고스화(化)’다. 한국 이동통신업계가 ‘갈라파고스化’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절치부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밖에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를 만들고도 눈을 치우지 않은 서울시의원들의 ‘준법 수준’을 보여준 ‘설마… 서울시의원들도 눈 안 치웠다’는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그런 걸 취재하느냐’고 핀잔을 준 한 시의원의 발언에서는 그들의 ‘수준 이하’ 인식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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