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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한국은 일본을 얼마나 따라잡았나 04 과학

20년 앞선 일본 우주개발 “부럽다!”

걸음마 뗀 한국보다 기술·인력·예산서 월등한 우위

20년 앞선 일본 우주개발 “부럽다!”

20년 앞선 일본 우주개발 “부럽다!”

2009년 8월25일 쏘아올린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인공위성

한국, 2020년 7대 우주강국으로 진입 목표

2009년 8월25일의 ‘나로호’ 발사는 한국 우주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비록 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발사장의 성공적인 운영과 치밀한 추적 시스템, 그리고 나로호의 분리와 로켓 시스템의 작동은 한국이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을 갖추게 됐음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일본의 우주개발 능력과 비교해보면 매우 뒤처진 것이 사실이다.

일본은 1955년 도쿄대에서 ‘펜슬 로켓’을 시험한 뒤 1970년 2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인공위성 ‘오스미’를 L-4S-5 로켓에 실어 궤도에 진입시키면서 한국보다 20여 년 먼저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그만큼 우주개발을 위한 기술, 인력, 예산 측면에서 한국과 격차가 크다.

일본은 2008년 5월 ‘우주기본법’을 제정해 국가안보 목적을 위한 우주개발의 근거를 마련했으며, 향후 5년간 34기의 위성을 개발 운영한다는 내용의 제1차 우주기본계획을 수립(2009년 5월)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주력 로켓인 H2A 발사 횟수를 현재의 배로 확대하고, 소형 위성의 발사 수요에 대응하는 고체 로켓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을 목표로 무인 달 탐사 이족보행로봇을 개발하고 2014~20년 상업위성을 개발하는 등 위성 수를 60개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일본의 이러한 계획은 2020년까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한국의 계획과는 위성체 분야를 제외하면 상당한 기술력 차이를 보여준다. 2007년 한국의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대비 우주개발예산 비중(2.9%)은 미국의 10분의 1, 일본의 3분의 1이며 GDP(국내총생산) 대비 우주개발예산 비중(0.03%)은 미국의 10분의 1, 일본의 2분의 1 수준이다(표2 참조).

20년 앞선 일본 우주개발 “부럽다!”
산업경쟁력을 나타내는 우주분야 매출 총액에서도 2008년 현재 한국은 1억 달러로 세계 13위권이지만, 일본은 19억 달러로 5위다. 그리고 우주개발 참여 인력을 보면 한국의 산업체 종사자는 일본의 4.5분의 1, 전문인력 수는 3분의 1 정도다. 일본은 위성을 독자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발사장을 이미 2개 보유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한 곳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우주개발 예산과 인력 등 기본적 능력에서 양국 간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성의 개발 격차도 상당히 크다. 비록 우리나라의 강점인 IT(정보기술), NT(나노기술) 기술력이 결합돼 현재 운영 중인 다목적위성 2호의 해상도는 일본의 실용위성 해상도와 손색이 없거나 혹은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지구 관측위성을 제외한 다른 위성 분야인 정지궤도위성, 과학관측위성, 달 탐사위성 등에서는 기술적으로 큰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릴 수 있는 발사체 능력도 일본이 한국보다 월등하다. 2020년까지 개발 예정인 우리의 한국형 발사체(KSLV-II)와 비슷한 성능을 가진 H-II 로켓을 일본은 1994년 독자 개발한 후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량했다. 정지궤도에 4t의 위성을 보낼 수 있는 H-IIA를 2001년에, 우주정거장에 6t의 탑재체를 보낼 수 있는 H-IIB를 2009년에 개발해 발사했다(표1 참조).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우주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우주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2020년까지 98%의 위성기술 자립도 달성, 한국형 우주발사체 개발 등 핵심 우주개발 기술 확보와 IT, NT 같은 융합기술의 적용과 응용을 통한 우주개발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뒀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우주단 단장 cjlee@konkuk.ac.kr

20년 앞선 일본 우주개발 “부럽다!”
로봇

부품·소재 기술 막강한 일본, 전 분야 압도적 … 중간과정 생략한 한국은 지능형 로봇 추격

2000년 일본 혼다는 ‘아시모’라는 로봇을 선보였다. 어린이만한 귀여운 체구에 층계를 올라가고 간단한 율동을 시연하는 인간형 로봇이었다. 둔탁해 보이는 한쪽 팔로 자동차 공장에서 이리저리 용접하던 산업현장의 로봇이 인간의 생활환경으로 들어와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당시 많은 한국인이 의아하게 여긴 것은 ‘왜 하필 자동차회사에서 로봇을 만들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로봇은 소니, 마쓰시타 같은 전자제품 공장에서 생산해야 하는 가전제품이란 인식에서 비롯된 의문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정밀기계공업이 발전한 나라다. 막강한 부품·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1960년대부터 수치제어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시장을 선도했고, 지금도 세계 최강의 자동화, 반도체설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기술은 일본을 비롯한 기술선진국을 중심으로 1970년대 급속한 발전을 거쳐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대부분의 기술이 확립됐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로봇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지능 요소를 추가,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로봇기술이 발전하면서 요즘과 같은 지능형 로봇이 출현하게 됐다. 따라서 일본의 경쟁력 있는 로봇들은 대부분 혼다, 도요타, 미쓰비시, 일본총합기술연구소(AIST) 등 전통 정밀기계 분야에 뿌리를 둔 곳에서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우리나라에선 1980년대에 제품의 국제적 품질수준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빠른 속도로 자동화를 도입했는데, 그 중심에는 산업용 로봇이 있었다. 당시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로봇 수요 확충과 도입 원가 절감 등을 위해 자체 생산에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조립생산 혹은 베끼기 수준의 로봇이었던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이후 19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의 로봇 연구는 부품, 소재, 시스템 구축 등 기초 분야에 대한 ‘충분한 완숙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지능형 서비스 로봇으로 향하게 된다. 그 결과 상대적 기술우위를 점한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가전제품형 서비스 로봇이 우리에게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으로 인식된 것이다.

결국 한국의 로봇기술은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한 일본과 달리 상업화를 목표로 출발했기에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60점을 받은 학생이 90점 받기는 쉽다. 하지만 98점 받은 학생이 99.99점을 받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것은 오랜 기간 내공이 있어야 가능하다. 흔히 ‘2%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는 전체 완성도 면에서 보면 천양지차다.

20년 앞선 일본 우주개발 “부럽다!”
일부에선 한국에서 개발한 지능 로봇 ‘휴보’가 일본의 ‘아시모’를 뛰어넘었다고 하지만 그건 난센스다. 휴보가 기술개발 기간과 연구비 대비 경쟁력은 있지만, 아시모가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표 참조).

일본 등 로봇기술 선진국의 경우 군사용, 장애인용, 의료용, 위험환경용 로봇 등 전통 로봇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봇 플랫폼들이 각기 경쟁력을 갖추고 연구되고 있다. 그중 일부는 이미 실용화,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한국 역시 많은 노력을 쏟고 있으나 완성도 면에서 적잖이 떨어진다.

지능형 서비스 로봇은 아직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미개척 영역이다. 따라서 단기간의 상업화에 집착하지 않고 실용화 연구와 함께 장기적 안목으로 광범위한 기초 응용연구와 다양한 창의적인 시도를 해야 한다.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인내심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우리가 세계 로봇기술을 선도할 날도 머지않아 올 것이다.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 소장 jhoh@kaist.ac.kr



주간동아 2010.01.12 719호 (p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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