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6

2009.12.22

박진영 새드 프리덤 外

  • 현현 대중음악평론가 hyeon.epi@gmail.com

    입력2009-12-18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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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영 새드 프리덤 外
    박진영 새드 프리덤 원더걸스의 빌보드 싱글차트 진입이라는, 기획자로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운 박진영이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아티스트로 돌아왔다. 편곡 스타일에서는 미국 흑인음악의 요소들을 차용하고, 멜로디에선 전통적인 한국 대중음악의 특징을 지닌 음악으로 승부하던 박진영은 이번 미니 앨범에서 좀더 영미권 팝에 근접한 노래들을 선보였다.

    앨범의 동명 타이틀이며 인트로인 ‘Sad Freedom’은 미니멀한 건반 위주의 반주 위로 박진영 특유의 얇은 목소리가 솔의 세례를 받은 꾸밈음들과 함께 펼쳐지는 슬로 넘버다. 짧은 인트로 이후 일렉트릭 피아노 반복구와 펑키한 리듬 트랙이 어우러지는 ‘No Love No More’는 프로모션 트랙으로 선정됐다. 박진영 특유의 한국적 멜로디라인과 최소한의 악기로 목소리를 두드러지게 하는 편곡이 돋보인다.

    박진영 음악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자신의 목소리에 지나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니멀하고 간결한 편곡은 21세기 대중음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지만 박진영의 빈약한 목소리를 쉽게 드러나게 한다. 그가 프로듀스 하는 음반에 비해 자신의 솔로 음반이 점점 힘을 잃어간다는 것은 일종의 변신이 필요할 때라는 증거다.

    코스모스 Standard 홍대앞 모던록 1.5세대라는 표현이 가능한 오랜 경력의 밴드 코스모스가 신보를 발표했다.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김상혁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언니네 이발관, 델리 스파이스라는 한국 모던록의 거목으로부터 바로 이어지는 멜로딕 기타팝의 스타일을 오랫동안 간직해온 팀이다. 따라 부르기 쉽고 감성이 충만한 가사가 코스모스의 주요 스타일이다. 브릿 기타팝의 전형적인 모양을 지닌 첫 곡 ‘Cliche’는 오랜만에 만나는 홍대식 모던록의 전형이라 반갑다.

    노라조 야심작 코미디와 록이 어우러진 기묘한 음악으로 승부하는 노라조는 이제 신기한 구경거리의 수준을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일가를 이룬 듯하다. ‘형’과 ‘변비’는 같은 멜로디를 다른 가사로 부른 곡이다. ‘변비’는 제목이 스포일러다. 그들에게서 가장 아쉬운 부분인 유머 감각이 조금 모자란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내용이다. 밴드 ‘눈뜨고 코베인’이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라는 안티 슈퍼맨송을 내놓은 이후에 ‘슈퍼맨’을 발표하는 등 노라조는 조금 뒷박자를 타는 팀이지만 한국 주류 대중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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