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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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패러디 양념 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웨딩싱어’

  • 현수정 공연칼럼니스트 eliza@paran.com

    입력2009-12-18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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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고 패러디 양념 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웨딩싱어’는 동명의 영화를 무대화한 ‘무비컬(movical)’이다. 캐릭터의 비중 등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지만, 줄거리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웨딩싱어인 로비와 예식장 웨이트리스 줄리아의 관계가 중심이 되며 로비와 줄리아의 친구인 홀리, 새미의 익살맞은 사랑이야기가 ‘사이드 메뉴’로 곁들여진다.

    이 작품은 1980년대 대중문화를 패러디한 장면들을 유머 코드로 활용한다. 1막의 마지막에서는 홀리가 ‘플래시 댄스’를 패러디하며 온몸으로 물을 받는 춤을 보여주고, 라스베이거스 장면에서는 가짜 마이클 잭슨, 마돈나, 스타워즈의 공주, 신디 로퍼 등이 등장해 웃음을 유발한다. 이제는 대중문화 아이콘을 패러디한 유머가 개그의 소재로 많이 일반화했기에 친숙한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도 준다.

    보통 복고 코드를 활용한 뮤지컬은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재너두’ ‘올 슉 업’ ‘토요일 밤의 열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국내에서도 7080 콘셉트의 뮤지컬들이 ‘흘러간 가요’를 활용하며 ‘노스탤지어’ 마케팅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웨딩싱어’는 기존의 히트곡들을 사용하지 않고 일부러 80년대 스타일로 뮤지컬 넘버를 작곡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의 강점은 낯설지 않은 스토리와 무난한 팝 음악으로 대중성을 띤다는 것이다. 또한 남녀노소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에 덧붙여 80년대의 복고 코드를 이용하며 중장년층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내용이나 형식이 참신하거나 도발적이지는 않다. 이야기가 단순한 면이 있고, 영화의 음악을 활용한 프러포즈 송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임팩트 있는 곡을 찾기가 힘들다.



    주인공이 웨딩싱어인만큼 쇼적인 부분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반적으로 무대, 의상 같은 비주얼과 군무 등 춤에서 생기를 불어넣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베테랑 배우들이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주인공 황정민(로비)을 비롯해 방진의(줄리아), 윤공주(홀리) 등이 원숙한 연기를 보여준다. 황정민과 함께 박건형이 로비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웨딩싱어’는 남녀가 안타깝게 엇갈리다가 모든 것이 한꺼번에 해결되며 결혼식 장면으로 끝나는 전형적인 뮤지컬 코미디다. 가벼운 마음으로 연인과 관람하기에 좋을 듯하다. 1월3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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