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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로스쿨 서바이벌04

“실무교육 없으면 ‘로태백’(로스쿨 졸업생 태반이 백수) 대란 터질 것”

민만기 변호사 “내공 없이 졸업 땐 클라이언트 외면”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실무교육 없으면 ‘로태백’(로스쿨 졸업생 태반이 백수) 대란 터질 것”

“실무교육 없으면 ‘로태백’(로스쿨 졸업생 태반이 백수) 대란 터질 것”
1시간여 인터뷰 동안 여덟 번 전화벨이 울렸다. 미안해하는 그에게 괜찮다는 손짓을 했지만 그는 ‘콜백’을 약속하고는 곧 전화를 끊었다.

“‘국가대사(大事)’를 얘기하는데 이상하게 전화가 많이 오네요.(웃음)”

지난 9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에서 물러나 최근 변호사로 개업한 민만기(48·사시 30회·사진) 씨. 그의 표현대로 로스쿨 문제는 적어도 그에게는 ‘국가지대사’급 문제였다.

“로스쿨은 사실 사법시험 합격과 사법연수원 2년을 합한 제도예요. 지금까지는 상당한 법률지식을 쌓아야 사시에 합격했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2년간 연수원 실무교육을 받고 변호사가 됐어요. 그런데 로스쿨을 졸업하면 상당수가 로펌에 들어가거나 개업해야 하는데, 단지 로스쿨을 마친 정도의 법률지식과 경험으로는 개업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내공’이 약해요. 그럼 로펌은 어떠하냐면….”

깍지 낀 두 손으로 몇 번 가볍게 테이블을 치더니 미국 로스쿨 얘기가 나온다. 민 변호사는 성균관대와 서울대 법대(법학석사)를 나온 뒤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LL.M.)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국내 로스쿨은 미국 로스쿨을 표방했지만 차이가 많아요. 미국에선 법률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본 소양, 즉 ‘리걸 마인드(법적인 논리와 합리적인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를 연마하는 게 목적이거든요. 소양을 갖추는 거죠. 실무는 졸업 후 로펌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로스쿨에서 아예 법률전문가를 길러낼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상세한 설명을 정리하면 이렇다. 미국 로스쿨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학생은 졸업 후 판사의 판결문 작성을 돕는 로 클러크(Law Clerk·판사 서기)로 활동하거나 일류 로펌에 입사한다. 로펌에서 선배 변호사와 의견서도 써보고 사건을 요약하는 등 실무를 익히며 한 분야에서 5년 정도 일해야 겨우 명함을 내민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2000명의 로스쿨생을 받아줄 로펌도 없거니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도 없다. 이대로라면 상당수 학생이 어중이떠중이가 될 것이다. 물론 개업할 수도 있지만 클라이언트는 ‘로스쿨 갓 졸업생’을 찾지 않는다.

그는 현재의 로스쿨 제도를 유지하려면 졸업 후 사법연수원 교육 같은 실무교육 과정과 체계화한 로펌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시험 합격에 ‘올인’하는 현재의 교육 상황에서 3년 만에 전문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시간적으로 어렵기 때문. 그는 최근 대법원이 ‘로스쿨 시대 법관임용 방식’으로 변호사시험 합격 후 실무교육을 거치거나 재판연구원(로 클러크), 변호사 등의 경험이 있어야 임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도 실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생 스스로 새로운 시장 개척해야”

“이처럼 실무 강화를 위해 분야별로 교육 시스템을 보완해야 해요. 로펌이 발달한 미국에서조차 로펌에 취업 못해 전업하거나 우리나라의 법무사 같은 일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거든요.”

그러면서도 ‘로태백’(로스쿨 졸업생 태반이 백수)이 되지 않으려면 로스쿨 학생 스스로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엔 송무(訟務) 중심의 법률시장이 형성돼 있어요. 지금의 학생은 송무는 기본이고, 기업법률 자문이라든지 법률적 분쟁을 예방하는 예방법학 같은 것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해요. 자신의 전문분야와 새로운 시장을 동시에 키워야 하거든요. 아예 학생시절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하는 로펌이 없다고 생각하고 더 많은 법적 지식과 실무를 익히는 게 현재로선 최선인 듯합니다.”

Tips

미국 로스쿨

미국 로스쿨은 법학 비전공자가 입학하는 J.D.(3년 6학기 80학점 이상), 외국 법학부 졸업자를 위한 단축과정인 LL.M.(2학기 약 20학점), 학문적 연구를 위한 박사과정인 S.J.D.가 있다. 1년차는 계약법과 민사소송법 등 기본 과목을 수강하고 모의재판을 통해 기초 훈련을 받고 2, 3년차는 심화 세미나 수업에 참석해 다양한 선택과목(법률 강의와 변론기술 등)을 듣는다. 3년차 실무연습에서는 실제 사건을 가지고 변호사, 검사 역을 수행한다.




주간동아 2009.12.01 713호 (p30~30)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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