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2

2009.11.24

사진 찍어 장애인 돕는 경찰관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09-11-18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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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찍어 장애인 돕는 경찰관
    이런저런 이유로 사진을 찍는 경찰은 많다. 하지만 이 경찰관의 사진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수서파출소에 근무하는 최태희(54) 경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사진 전문가. 최근 16년간 500차례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만 1억원이 넘는다. 개인사진전만 5차례나 열고 사진교본까지 냈을 정도.

    최근에는 자신의 공모전 입상작 106점을 모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강남장애인복지관에서 ‘공모전 500회 수상 기념 자선전시회’(11월19일까지)를 열었다. 전시작 판매수익은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최 경위는 사업을 하다가 36세의 늦은 나이에 순경 특채로 경찰에 입문했다. 취미로 찍던 사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사진작가로 데뷔한 것도 이 무렵부터.

    “기동대에서 근무하던 1993년 설 연휴 때였습니다. 한 전경대원이 고속버스에서 내리는 노부부를 부축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아 셔터를 눌렀는데, 그 사진이 그해 가을 사진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최 경위는 사진작가로서, 그리고 경찰 내 사진전문가로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해왔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청사 복도에 걸려 있는 서울 풍경 사진 중 절반가량이 최 경위의 작품이다. 서울경찰청장 접견실에 걸려 있는 파노라마 사진도 그가 찍은 것이다.



    “경찰서를 오가는 많은 사람이 ‘저 작품도 최 경위 거야?’라고 물어올 때면 뿌듯합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죠. 지난 30년 동안 배운 사진촬영 기법을 소개하는 책을 펴내 그동안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갚으려 합니다.”

    또한 퇴직하기 전 시사사진전을 여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등 각종 사건·사고 현장과 시위 현장에서 수없이 셔터를 눌렀지만, 경찰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발표하지 못한 사진이 많습니다. 렌즈에 담은 역사의 순간을 많은 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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