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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꽃보다 드라마 11

너도나도 외국어 공부 ‘삼매경’

톱스타부터 신인까지 “언어는 연기자의 생존 필수조건”

  • 이미영 조이뉴스24 기자 mycuzmy@inews24.com

너도나도 외국어 공부 ‘삼매경’

너도나도 외국어 공부 ‘삼매경’
한류 열풍으로 스타들이 너도나도 외국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겨냥하면서 드라마의 제작 규모가 커지고 해외 로케이션이 많아진 데다, 극의 배경이나 인물도 국제화하고 있기 때문. 현실적인 연기를 위해 배우들의 외국어 능력이 필수가 된 것이다.

현재 방영 중인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는 주연배우들의 외국어 대사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특히 이병헌은 일본 야쿠자와 대화하는 장면 등에서 일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해 화제가 됐다. 대사의 악센트와 발음이 완벽해 일본 현지 스태프조차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놀라워했다는 후문.

MBC의 ‘에덴의 동쪽’에서 송승헌은 마카오 등 국제무대를 배경으로 한 장면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그는 촬영장에서 틈만 나면 이어폰을 끼고 중국어 대사를 반복 청취할 만큼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또 SBS ‘카인과 아벨’에서 한지민은 중국어를, ‘태양을 삼켜라’의 성유리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이들은 드라마 출연 서너 달 전부터 외국어 발음 연습에 몰두했다.

과외부터 단기연수까지 … 수단과 방법 불문

드라마나 영화에서 외국어를 쓸 일이 없는 배우들에게도 외국어 구사는 매우 중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드라마가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되면서 각국 팬과의 만남이 잦아졌기 때문. 팬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현지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현지 팬들과의 만남에서 인사말 정도만 건넨 뒤 멋진 ‘비주얼’로 승부하려던 스타들이 이제는 대화에 능숙하게 참여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이준기는 최근 자신이 출연하는 MBC ‘히어로’ 제작발표회에서 수많은 일본 팬과 일일이 악수하며 일본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병헌은 현지 촬영 때 자신을 기다리는 일본 팬들에게 일본어로 다정한 인사말을 건네 팬들을 즐겁게 했다. 월드스타 비는 미국 내 여러 언론과 영어로 인터뷰한다. 스타들의 외국어 공부 노력은 노래나 연기에 쏟아붓는 노력 이상이다.

해외 거주나 유학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스타는 빠른 시일 안에 효과적으로 외국어를 습득하고자 강도 높은 스파르타 교육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개인교사에게 과외를 받는 것. 유명하면 할수록 행동반경에 제약이 많은 만큼 개인교사에게서 맞춤형 교육받기를 선호한다. 송승헌은 “친한 지인으로부터 집에서 특별지도를 받았고, 교재보다 대본의 대사 위주로 공부했다”며 “드라마를 계기로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다.

글로벌 문화시대에 외국어는 연기자들에게도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비는 OBS 아나운서 출신이자 영어 칼럼니스트인 이윤진 씨에게서 영어 과외를 받았다. 이씨는 “비와 4개월 동안 하루 종일 함께 있으면서 영어를 가르쳤다. 비가 워낙 열심히 공부해 가끔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배우 이범수의 영어 과외를 하다 연인으로 발전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할리우드 진출을 앞둔 손담비는 회화를 중심으로 3명의 개인교사에게 영어교육을 받고 있다. 손담비는 “자연스러운 연기도 중요하지만, 영어 자체를 제대로 배우고 싶어 회화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현은 몇 해 전부터 현지 어학연수를 떠나는가 하면 개인교사까지 붙여 영어 공부를 했고, 성유리는 영화와 드라마 출연 3개월 전부터 영어 개인교습을 받았다.

영어로 막힘없이 일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병헌 역시 지금도 한국계 미국인 스태프가 늘 따라다니며 발음과 악센트를 교정해준다.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경우도 많다. 김아중은 광고촬영차 스위스에 갔다가 촬영 중간의 빈틈을 활용,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MMU)의 스위스 ‘IMI 호텔 비즈니스 스쿨’에서 한 달 정도 영어 연수과정에 참여했다. 김현주, 하지원도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영어 과외나 어학연수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어 공부에 대한 배우 본인의 의지와 자신감이다. 비는 “스물일곱에 처음 영어를 배우려니 힘들었지만 자신감을 갖고 무조건 부딪쳤다. 외국인 동료들에게 영어를 못한다고 털어놓으니 친절하게 발음도 체크해주고 용기도 불어넣어줬다. 영어를 잊어버릴까 봐 혼자 영어로 대화하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한류 스타로 유명한 톱스타 A씨는 할리우드 진출을 눈앞에 두고 최종 캐스팅에서 고배를 마셨다.

영어 발음과 억양은 무난했으나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수준까지는 못 되는 것이 문제가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처럼 배우들의 외국어 실력은 이제 캐스팅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됐다. 드라마 속 짧은 영어 대사는 벼락치기 같은 단기 학습으로도 해결이 가능하지만 해외 진출 계획 등 장기적인 로드맵에서는 좀더 탄탄한 외국어 실력을 다져야 한다.

김아중은 “외신과 인터뷰를 하면 영어로 된 질문지를 우리말로 번역한 뒤 답변하고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하나, 그 과정에서 미묘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없애려고 영어를 공부하게 됐다”며 영어 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톱스타 A가 할리우드 진출 못한 이유

배우들 스스로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다 보니 1개 외국어에 그치지 않고 2~3개를 동시다발적으로 공부하는 배우도 늘고 있다.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민호도 휴식기에 일본어와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이민호는 일본 프로모션을 통해 외국어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호 측근은 “일본을 방문했을 때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비롯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지만 매번 통역을 거쳐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영어도 필수라고 생각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쾌도 홍길동’과 ‘베토벤 바이러스’로 일본 내 인지도를 높인 장근석도 두 달여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어 공부를 했다. 장근석은 팬 미팅에서 “일본뿐 아니라 중국, 대만, 미국 진출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일본어, 중국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외국어 열풍이 비단 스타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데뷔를 앞둔 신인들도 캐스팅 기회를 얻기 위해, 또는 앞으로의 큰 그림을 위해 외국어 배우기에 열심이다. 매니지먼트 회사들은 아예 데뷔 전부터 트레이닝 과목에 외국어를 넣어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신인 연기자 윤주영은 한국 드라마 데뷔에 앞서 중국 드라마 ‘비목어’에 출연했다.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해외 드라마 출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윤주영은 “중국어뿐 아니라 틈틈이 일본어와 다른 외국어 공부도 한다”고 말했다. 한 매니지먼트 회사 관계자는 “기획사가 신인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트레이닝을 하기도 하지만, 연기지망생 스스로 외국어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드라마 오디션을 볼 때 종종 외국어 실력이 가산점이 되기도 하며, 외국어를 잘하면 출연 기회의 폭도 그만큼 넓어진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9.11.24 712호 (p46~47)

이미영 조이뉴스24 기자 mycuzm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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