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COVER STORY | ‘웰빙 수호신’ 으로 뜨다! 태반주사 06

싼 맛에 구한 태반주사 치명적 부작용 위험

의사 처방 필요한 전문의약품 … 불법 유통제품 손댔다간 ‘소탐대실’

싼 맛에 구한 태반주사 치명적 부작용 위험

싼 맛에 구한 태반주사 치명적 부작용 위험

태반주사로 탈모치료중인 미소인피부과 김한구 원장. 전문가들은 “태반주사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의사의 감독과 처방 아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엄마 왜 그래? 갱년기 증상이 심해졌어?”

부쩍 귀가가 늦어진 딸에게 주부 김모(53) 씨가 한마디 했더니 앙칼지게 대꾸한다. 김씨는 요즘 거울이 보기 싫어졌다. 홍조와 화끈거림, 두근거림 등 갱년기 현상으로 몇 년째 고생이다.

괜스레 짜증만 늘었다. 갱년기 증상 개선에 태반주사가 좋다는 말에 병원에서 주사를 맞기도 했다. 상태가 좀 좋아지는 듯해 만족스럽긴 했지만, 주사 한 번 맞는 데 3만원에 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매번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것도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주사 용량도 환자 상태마다 달라

친구들과 미용실을 찾은 김씨는 수다를 떨다가 고민을 털어놨다. 이때 한 친구로부터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내가 아는 사람에게서 태반주사를 사면 병원에 가지 않고 원할 때마다 주사를 맞을 수 있다”는 것. 비용도 병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렇게 구한 태반주사를 맞은 지 두 달이 지났을때 오히려 전에 없던 두드러기며 가려움증까지 생겨 이중으로 고생했다.



혹시나 부작용이 생긴 게 아닐까 두려워진 김씨는 그제야 태반주사를 구해준 사람을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호전 반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피부 트러블이 악화돼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의사는 “약물 부작용으로 두 달간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반의 효능이 주목받으면서 태반주사를 직접 구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태반주사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필요한 양만 사용하도록 돼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태반주사를 구입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행위. 주사를 놓는 일도 몇 가지 특별한 경우 외에는 전문 의료인이 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태반주사 싸게 살 수 있느냐’고 묻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신뢰 잃은 불량제품 진품 확인 어려워

대한태반임상연구회 이희전 회장은 “태반주사 자체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태반주사도 약인 만큼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는 못한다. 특히 개인의 상태나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남용하면 두드러기, 부종,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반주사는 개인의 상태나 체질에 따라 사용법은 물론 용량도 달라진다. 불법 유통된 태반주사를 사용할 경우 의사의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없기에 이런 부분을 고려할 수 없다. 그

래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감안하지 않고 태반주사 앰플 전체를 투여하기 일쑤다. 그 결과 절대 맞아서는 안 될 사람도 임의로 맞아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직접 주사를 놓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태반주사와 같은 앰플형은 용기를 절단할 때 유리 파편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비전문가가 주사를 놓으면 미세한 유리 파편이 주사액에 혼입될 우려가 있다.

또 주사 부위를 잘못 잡으면 혈관이 파손될 가능성이 있고 이 때문에 혈전(피떡)이 생길 수도 있다. 근육주사든 피하주사든 주사를 놓기에 안전한 부위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놓으면 염증이나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대학병원의 한 간호사는 “주사는 잘못 놓으면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기에 의료인도 늘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불법 유통되는 태반주사는 신뢰도가 매우 낮다. 정품 태반주사는 HBV(B형 간염 바이러스), HCV(C형 간염 바이러스), HIV(에이즈 바이러스), 매독 등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엄격히 체크하며 생산한다. 태반주사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다. 일반인은 공정을 제대로 거친 제품인지, 하자가 있어 폐기처리될 물량이 시중에 유출된 것인지 판별하기 어렵다.

판매자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속여 팔 수도 있다. 불법 유통된 태반주사는 태반 성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가짜일 수도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수입 태반주사가 국산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식약청 관계자는 “돈 몇 푼 아끼려다 인체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불법 유통되는 제품을 발견했을 때는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반주사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의사에게서 처방받아 주사를 맞았다면, 의사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아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불법 유통된 태반주사를 맞고 이런 상황에 처했을 경우 적절한 처리 시점을 놓치기 십상이다. 싼 가격에 현혹돼 손을 대기엔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주간동아 2009.10.27 708호 (p40~41)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14

제 1214호

2019.11.15

윤석열 대망론이 나오는 이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