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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수묵화가, 색깔 있는 농담

  • 정호재 동아일보 인터넷뉴스팀 기자 demian@donga.com

신세대 수묵화가, 색깔 있는 농담

신세대 수묵화가, 색깔 있는 농담
오랜 시간 우리의 세계관을 표출해온 그림은 ‘한국화’일까 ‘동양화’일까. 대상을 부각하면 ‘산수화’라 불리고, 기본 재료에 주목하면 ‘수묵화’라 일컫기도 한다. 같은 그림인데도 때때로 다른 이름들, 그래서 우린 혼란스럽다.

차세대 한국화단의 선두주자인 정태균(40) 작가는 “동양화란 표현은 일제강점기에 조선화라는 이름을 없애기 위해 급조된 것”이라며 “서양화에 대응하는 우리 그림의 특징은 먹과 화선지이기 때문에 수묵화로 통일해 부르자”고 제안한다. 부르는 이름이 바뀌면 그림을 규정하는 시선 또한 바뀌게 된다.

정씨의 작품을 마주하면 우리가 습관처럼 갖고 있던 한국화의 경계가 무너진다. 낯선 경험이지만 그것은 ‘시원한 파괴’다. 세상을 달관한 듯한 관습적 3인칭 관점에서 벗어나 좀더 적극적으로 현대인의 표정을 관찰할 수 있다.

작가는 애정을 갖고 그들의 일상에 개입한다. 색의 사용은 더욱 파격적으로, 작가가 중심 화두로 내세운 붉은색은 화선지 전체를 물들이며 작품 속 인물들의 감정까지 춤추듯 표출한다. 이번 전시회의 화두가 흑인음악 ‘아르앤비(R·B)’인 것도 그 때문이다. 즉, 붉은색(Red)과 검은색(Black)의 조화를 의미한다.

이는 전통적 동양화가의 서양화에 대한 저항이자 붓과 화선지를 기본으로 삼은 수묵화의 현대화다. 작가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한(恨)을 풀어내는 동시에 희망을 품는 그림”이라며 “수묵의 운필과 농담을 음악적 리듬과 운율로 풀어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젊은 거장의 6번째 개인전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9월23~29일 열린다.



주간동아 706호 (p180~181)

정호재 동아일보 인터넷뉴스팀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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