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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美 경제회복 움직임… 민간투자 활성화가 관건”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前 미국 상무장관 “고용시장에 봄날 오려면 시간 걸릴 것”

“美 경제회복 움직임… 민간투자 활성화가 관건”

“美 경제회복 움직임… 민간투자 활성화가 관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몸담았던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전 미국 상무장관이 최근 서울을 방문했다. 9월21일 ‘한미 협력관계 : 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경남대 북한대학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개최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쿠바 출신인 그는 ‘아메리칸드림’의 전형이다. 그는 쿠바혁명이 터지자 쿠바를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1975년 식품회사 켈로그에 입사, 트럭을 몰고 다니며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켈로그 미국 본사 경영담당 부사장을 거쳐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CEO 시절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던 켈로그를 회생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상무장관 재임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강력히 지지했던 그를 만났다.

“오바마 정부도 FTA 이점 충분히 인식”

당신은 한미 FTA의 강력한 지지자였다. 왜 한미 FTA를 지지했나.




“FTA는 양국에게 매우 중요하다. 미국으로선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FTA이다.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 경제를 모두 성장시키고, 일자리도 추가로 만들어낼 것이다. 또한 다른 국가들에게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미 FTA가 양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시점이 좋지 않았다. 미 의회는 순서대로 안건을 처리하는데, 의회에 계류된 FTA 비준안건의 순서가 콜롬비아, 파나마, 한국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콜롬비아가 파나마를, 파나마가 한국을 묶는 바람에 모두 묶였다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FTA에 부정적이었다가 최근 입장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의 비준안 통과 전망은.

“최근 FTA와 관련한 현 행정부의 변화 움직임에 대해 듣고 있다. 현 정부도 FTA가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미국의 수출이 늘어나려면 수입도 증가해야 한다. 무역은 언제나 양방향이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의 변화는 고무적이다. 의회도 중요한 당사자인데, 이 같은 변화가 행동으로 나타나길 기대한다.”

현재 경제상황으로 화제를 옮겨보자. 현재 미국 경제를 어떻게 보나.

“경제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주택시장지표, 실업수당청구 등의 수치가 좋아지고 있다. 정부의 부양책은 적절했다. 정책 결정자들은 늘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진정한 성장은 민간영역에서 비롯된다. 미국 일자리의 70%는 소기업에서 나온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증가하려면 민간투자가 활발해야 한다. 기업들은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느냐,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내느냐 등의 정책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경제가 현재 일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아직 봄날을 맞은 것 같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고용시장이 풀리는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다. 내가 보기에도 고용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9.7%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풀타임으로 일하길 원하는 파트타임 근로자, 고용시장이 좋지 않아 구직 의사를 접은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실질적인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결국 민간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요즘 G2(미국+중국)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매년 정례적으로 미-중 전략적 경제대화가 열리고 있다. 이것 역시 중국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듯하다. 상무장관으로서의 경험에 비춰볼 때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 더 나아가 세계경제에 어떤 의미가 있나.

“중국이 이처럼 빨리 성장하지 않았다면 세계경제는 달라졌을 것이다. 중국이 강하고 빨리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그만큼 도움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제대화는 매우 중요하다. 내각 수준에서 양국이 미래에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제2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나올 것”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상무장관이 되기 전 켈로그에서 성공적인 CEO로 일했는데, 민간과 공직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


“민간영역에선 성공 여부가 매우 명확하다. 결과가 숫자로 나오기 때문이다. 공직에선 결과물이 그처럼 분명하지 않고 장기적이다. 정부에서 일하는 것은 대단한 기회였다. 외국 지도자와 함께 일하고, 워싱턴에서 의회와 함께 일하는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CEO로 일하는 것도 좋았지만, 상무장관으로서 일한 것도 정말 좋았다.”

한국에는 당신이 성공적인 CEO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성공한 CEO가 되기 위해선 어떤 자질과 능력이 필요한가.

“모두에게 자신만의 비법과 공식이 있을 것이다. 나는 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내가 승진할 수 있을지 같은 ‘다음’ 일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혼자서는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 CEO로서 내가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은 기업 인수나 자본투자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people decision)이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에야 깨달았다. 흰머리가 많아지면서 좀더 똑똑해진 것 같다. 누구를 뽑고, 누구를 승진시키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많은 CEO가 간과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30년 전에 알았으면 더 좋았을걸’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미국 경제의 장래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달러화의 가치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재정 적자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는 혁신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탐험할 수 있다’ ‘리스크를 껴안고 도전할 수 있다’는 자유정신이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혁신이 미국에서 이뤄졌다. 그런 정신은 계속될 것이다. 혁신, 개인, 꿈, 아이디어, 기업가 정신이 미국의 경쟁력이다. 새로운 일자리의 50%가 설립된 지 5년 이하의 기업에서 만들어졌다. 30, 40년 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휴렛패커드(HP)는 차고에서 시작한 기업이었고, 구글도 그랬다.”



주간동아 2009.10.13 706호 (p134~135)

  • 공종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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