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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하얀전쟁’ 우유 열국지 01

1등급 한국우유 “세계는 넓다”

낙농 유제품 생산 50년, 눈부신 성장 … 고품질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 박차

1등급 한국우유 “세계는 넓다”

1등급 한국우유 “세계는 넓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1962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유공장’은 서울 한복판인 중구 정동에 있었다. 국내 유일의 서울우유협동조합공장이 그것. 이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축산물가공이용법이 제정, 공포되면서 1960년 중반부터는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천안에서 젖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인 남양유업, 한국미락(‘비락’ 전신), 백설유업(영남우유 전신)이 유가공 산업에 참여했으며 1970년대 이후에는 매일유업, 빙그레, 한국야쿠르트 등의 민간기업과 부산우유협동조합이 잇따라 유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일반 백색시유(시중에 유통되는 우유)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유가공업체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잇따라 문을 닫았다. 10개 낙농조합과 7개 유업체가 유가공 사업을 포기, 현재는 20개의 유가공 회사 및 협동조합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의 낙농가를 살펴보면, 초창기인 1962년 676가구에 그치던 낙농가 수는 이후 비약적으로 증가, 85년에는 4만3760가구로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2009년 6월 현재는 6879가구로 감소했다.

이처럼 낙농가 수가 감소한 이유는 도시 근교에 있던 낙농가들이 도시개발의 여파로 고향을 뜬 데다 낙농 후계자도 줄었기 때문이다. 젖소 사육두수도 하향세다. 1962년 1956두이던 국내 젖소는 95년 55만3467두로 늘었다가 2009년 6월 현재 43만9191두로 줄었다. 하지만 우유 생산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목장 수는 줄었지만 사육 규모가 대형화하고 젖소 개량사업으로 두당 산유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1962년 연간 총원유생산량은 2647t(낙농가구당 평균 4t)이었지만, 2008년에는 214만t(낙동가구당 평균 306t)으로 증가했다. 이는 세계 총원유생산량의 0.4%에 해당한다.

원유 생산량 2647t → 214만t … 세계 0.4%



이는 한마디로 젖소의 능력이 ‘업(up)’됐기 때문이다. 젖소의 연평균 두당 산유량은 1986년 4744kg에서 2008년에는 7885kg으로 1.7배 늘었다. 심지어 1만3000kg이나 생산하는 ‘슈퍼 젖소’도 탄생했다. 한국의 두당 산유량은 캐나다 미국 등 낙농선진국에 이어 세계 7위 수준. 낙농가의 사육 규모가 대형화하면서 원유 품질도 꾸준히 개선됐다. 1993년 원유 위생등급이 도입된 이후 세균 수로 따지는 1등급 원유가 98%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세계 원유(原油) 가격 급등으로 인한 사료작물의 바이오 연료 전환은 사육농가의 경영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갔다. 수입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2007년 후반부터 농가의 원유 생산비 중 사료값의 비율이 40%대에서 65%로 급상승했다. 이에 따라 폐업하거나 젖소를 도축하는 농가가 속출했고, 농가의 우유가격 인상 요구가 빗발쳤다. 그 결과 2008년 8월 이후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업체의 원유 구입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가 됐다.

1인당 소비량 0.2kg → 61.5kg

낙농산업의 발전은 원유(原乳)를 이용한 다양한 유제품의 개발을 이끌었다. 1962년까지만 해도 유제품은 단순 살균해 판매하는 백색우유가 대부분이었지만, 60년대 중반 영·유아용 조제분유를 필두로 전지분유, 가당연유, 무당연유, 가염버터, 가공유가 개발됐고 70년대에는 탈지분유, 생크림, 액상요구르트, 멸균우유, 자연치즈, 가공치즈, 푸딩이 등장했으며 80년대에는 호상 발효유(떠먹는 요구르트), 마시는 요구르트, 유당분해우유, 저지방우유, 슬라이스치즈, 혼합과즙 음료 등이 나왔다.

1등급 한국우유 “세계는 넓다”
1990년대 이후에는 소비계층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출시가 봇물을 이뤘다. 백색우유의 경우 저지방우유와 유기농우유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발효유는 거의 모든 제품이 기능성화해 의약품에 상당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또한 와인과 피자 소비의 증가에 힘입어 1998년 0.29kg이던 1인당 치즈소비량은 2008년 1.32kg으로 증가했다. 특기할 만한 점은 건강(참살이 열풍)과 식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급속도로 커졌다는 것.

그 결과 1997년부터 거의 모든 유가공업체가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시스템(HACCP) 인증을 받았고, 수출 상품의 경우에는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 22000) 인증을 받아 국제적으로도 선진 유제품 생산에 동참하는 추세다.

그만큼 수출이 활기를 띠게 된 것은 자명한 이치. 중동을 비롯한 중국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으로의 조제분유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카자흐스탄으로까지 수출이 확대됐다.

유제품 수출액은 2003년 3049만 달러에서 2008년 6765만5달러로 5년 만에 2.2배 성장했다. 2010년 수출 목표는 1억 달러. 지금까지의 수출 효자상품은 조제분유였지만, 2008년 중국의 ‘멜라민 유제품’ 식품사고 이후엔 우유까지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한국야쿠르트의 경우는 중국 칭다오(靑島)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생산한 발효유를 중국 전역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산 원료우유는 하루 5888t이 생산되며, 이 중 하루 5177t이 우유 및 발효유, 치즈 등에 사용되고 있다. 남는 우유는 분유로 가공된다.

국내 유제품시장의 규모는 경제성장과 함께 조금씩 커지고 있다. 우유 2조4900억원, 발효유 1조2800억원, 치즈 4800억원, 조제분유를 포함한 각종 분유류 4670억원, 버터 539억원, 연유 137억원, 크림 722억원 등 모두 4조8600억원 규모. 이는 2007년의 4조4800억원보다 8.5% 늘어난 수치로, 경상북도의 한 해 재정 규모와 맞먹는다. 국민 1인당 유제품 소비량은 1962년 0.2kg에서 2008년에는 61.5kg으로 크게 늘었지만, 최근 10년간은 60kg 전후로 정체 또는 감소한 실정이다. 제품별로 시장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유

우유시장은 1980년 27만9056t에서 97년 170만2756t으로 6배 성장했지만 98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한 감소 현상을 보였으며, 200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170만2295t으로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1인당 우유 소비량이 35kg 안팎인 데 비해 유럽 미국 오세아니아는 100kg이 넘는다.

최근에는 식품안전성과 건강 추구, 다이어트 열기 등으로 가공우유(바나나, 초콜릿, 딸기우유 등)보다 전통적인 백색우유를 선호하는 풍조가 생겨났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저지방우유와 유기농우유의 소비량이 늘고 있다. 현재 백색우유 가운데 저지방우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6~7%(10만2138~11만9161t)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저지방우유의 비율이 65~85%로 일반 백색우유보다 저지방우유의 소비가 훨씬 많다. 이를 감안한다면 우리나라도 저지방우유시장이 확대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등급 한국우유 “세계는 넓다”
요구르트

요구르트 소비는 1987년 19만2595t에서 2008년 44만9847t으로 2.3배 증가했다. 최근 10년간은 국민 1인당 소비량이 10kg 전후를 유지되고 있다. 요구르트 소비량은 액상(65·80ml), 호상, 마시는 발효유 순이며 무색소, 무첨가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유가공업계가 플레인 호상 발효유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치즈

피자시장 확대, 경제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진 시장. 하지만 선진국을 따라가기엔 아직 역부족인 듯하다. 선진국의 국민 1인당 치즈 소비량은 연 10~30kg인 데 반해 한국인은 1.3kg에 불과하다. 치즈 소비는 1998년 1만3493t에서 2008년 6만4366t으로 4.8배 급성장했다. 특히 자연 치즈가 강세를 보이는데, 이는 피자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최근에는 와인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카망베르 치즈, 브리 치즈 같은 고급 치즈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슬라이스 가공 치즈의 경우 소비자의 건강지향적 트렌드에 맞춰 무색소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조제분유

주 고객이 영·유아이기 때문에 조제분유 소비는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우리나라의 가정당 출산율은 1992년 1.78명에서 2008년 1.19명으로 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조제분유도 1992년 2만7380t에서 2008년 1만5039t으로 45%가량 줄었다. 유가공업계는 ‘출산율 증가 = 조제분유 판매량 증가’라는 인식하에 정부의 출산장려정책 지원을 위해 산모를 위한 육아교실, 어머니교실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가공업계는 지금까지 국내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지만, 이 같은 경쟁구도는 곧 선진 외국기업과의 경쟁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들어 국가 간 시장 경계가 무너지는 데다 조만간 자유무역협정(FTA)도 발효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가공업계가 식품안전성과 고품질 제품 개발을 당면과제로 삼은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실제로 각 유가공업체는 이미 국내 소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2000년 이후 지속적인 해외박람회 참가로 한국 우유·유제품 브랜드를 세계에 알렸고, 기업의 지명도를 높이는 전략도 함께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국내 기업의 단독 해외 마케팅 활동으로는 세계적 브랜드와 경쟁하기가 벅찬 것이 현실. 따라서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도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주간동아 2009.09.29 705호 (p16~19)

  • 김민형 한국유가공협회 차장 kmh@koread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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