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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한국형 당뇨’ 의 기습 04

당뇨병은 성인들만 걸린다?

소아당뇨 환자 해마다 급증 요주의 가족이 나서 적극 대처해야

당뇨병은 성인들만 걸린다?

당뇨병은 성인들만 걸린다?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소아당뇨 환자는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알려진 당뇨병.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성인만의 질환이 아니다. 1970~90년대만 해도 50대 이상의 중년 환자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20, 30대는 물론 어린이에게서도 발견될 만큼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졌다.

당뇨병엔 성인에게 많은 ‘2형 당뇨병’과 소아에게 많은 ‘1형 당뇨병’ 두 가지가 있다. 1형은 췌장에 있는 인슐린 분비 세포가 손상돼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하고, 2형은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인체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원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원인(혈당조절 실패, 인슐린 저항성)이다. 요즘은 어린이에게서 ‘2형 당뇨병’도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15세 미만의 당뇨병 환자가 매년 3.4%씩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5년 현재 소아당뇨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가 4400여 명에 이르는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한강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필수 교수는 “5~7세부터 사춘기 이전의 소아의 경우는 공동생활을 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기회가 많아지는 게 이유가 될 수 있고, 사춘기 연령에선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 등 각종 호르몬이 문제가 된다.

이런 호르몬의 혈당증가 작용으로 발병 잠재성을 가진 사람에게서 당뇨병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즉 감기 바이러스나 각종 장염 바이러스 또는 풍진·볼거리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를 막기 위해 신체의 자가면역 기전이 활성화하고, 자가면역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을 적으로 파악해 공격, 파괴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춘기엔 이와 달리 신체 변화,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성호르몬을 비롯한 각종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혈당을 올린다는 것.

운동부족 비만으로 2형도 증가세



최근엔 서구화한 식생활과 운동부족 등으로 비만 아동이 많아지면서 소아 2형 당뇨병도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1997~2003년 제2형 당뇨병에 걸린 어린이 환자가 200% 급증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제1형 당뇨병 환자가 대부분이었지만, 비만아가 증가하면서 2형 당뇨병에 걸린 어린이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1985년 이전에는 소아에서의 제2형 당뇨병 발병이 알려진 바 없으나 1996년 이후 급속히 증가해 2000년도에는 소아당뇨병 환자의 4분의 1이 제2형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추산된다. 제2형 당뇨병은 95% 정도가 당뇨병 가족력이나 비만과 관계가 있다. 소아당뇨의 증상은 성인당뇨와 비슷하다. 아이가 갑작스럽게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면 당뇨병을 의심해야 된다.

또 많이 먹는데도 몸무게가 줄고 피곤해하는 증세도 동반된다. 당뇨병 합병증의 하나인 케톤산혈증이 발생하면 의식이 흐려지고 심한 복통, 구토 등의 증세로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이때 처음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 어린이는 신체가 계속 성장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방법도 어른과는 좀 다르다. 어른처럼 식사량을 제한하는 등 엄격한 식사요법을 할 경우엔 성장 부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는 정상 소아들과 같도록 도와준다. 다만 또래들과 어울리다 먹기 쉬운 과자나 사탕 등의 군것질을 하지 않도록 잘 교육해야 한다. 오필수 교수는 “원칙적으로 식이제한보다 적절한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영양요법이 필요하다”면서 “칼로리 구성은 탄수화물 55%, 지방 30%, 단백질 15%로 하되 탄수화물 중 70%는 전분 같은 복합탄수화물로 섭취하며 설탕 같은 단당류 섭취를 가능한 한 억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바른 식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아이에게 식사일기를 쓰게 한다. 세 끼 식사와 간식 등 하루 종일 먹은 음식의 종류와 분량을 일기장에 써 부모와 함께 열량을 따져보고 부족한 영양소는 없는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있는지 매일 스스로 평가하게 한다. 또한 당뇨병을 앓는 소아에게 운동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혈당조절이 잘되는 소아당뇨의 경우 운동은 인슐린을 필요로 하는 장기에서 인슐린 감수성(흡수율)을 증가시켜 혈당조절에 필요한 인슐린 요구량을 감소시킨다.

일주일에 4~5일간 열심히 운동하면 혈당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지속되는데, 이는 운동으로 인한 효과가 운동 후에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전거, 배드민턴, 줄넘기, 등산, 조깅 등 과격하지 않은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가 고플 때는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하며, 혈당이 높아지는 식후 30분~1시간에 운동을 시킨다. 식후에 운동을 하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아이가 운동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게 저녁식사 뒤 부모가 함께 나가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합병증 발생위험 성인보다 더 높아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심한 운동으로 저혈당이 올 수도 있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 저혈당 때문에 아이가 쓰러지거나 경련 등의 응급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장에서 잘 흡수되는 사탕이나 주스 등을 늘 지니게 해서 담임선생님이나 친한 친구들이 아이에게 먹일 수 있게 미리 알린다. 또한 학교에서 몸에 이상 징후가 있을 경우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 용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보건교사에게도 부탁해놓는 것이 좋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박성우 센터장은 “소아당뇨는 당뇨병에 걸려 있는 기간이 성인보다 길기 때문에 합병증 발생 위험도 그만큼 높다. 아이가 심리적 박탈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생활습관을 잘 만들어나가야 하며,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심리치료나 음악치료 등으로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소아당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형 당뇨병의 경우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3, 4회 주사를 놓는 적극적인 인슐린 치료를 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소아당뇨의 경우 합병증 관리도 성인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 사춘기 이전에 발병하면 발병 5년 뒤부터는 매년 한 번씩 당뇨 합병증 검사를 해야 하며, 사춘기 때 발병하면 2년 뒤부터 매년 한 번씩 합병증 검사를 해서 합병증을 일찍 차단하기를 권장한다. 외국에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주사제 대신 코로 흡입하는 인슐린제제가 나와 있으며, 먹는 인슐린제제와 췌장 이식수술 등은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당뇨병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관해기’에 대한 것이다. 소아당뇨는 발병 초 많은 인슐린 투여를 필요로 한다. 그러다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 뒤에 인슐린 요구량이 감소하고,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아도 정상 혈당이 유지되는 시기가 온다. 이를 ‘관해기’라 하는데 이 시기를 놓고 당뇨병이 완치됐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현상은 사라지고 인슐린 요구량이 다시 증가한다. 따라서 적은 양의 인슐린이라도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인슐린 공급이 중단되면 인슐린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고 이 항체는 인슐린의 저항성을 키워 더 많은 인슐린을 요구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유전적 경향이 강한 1형 당뇨병과 달리 2형 당뇨병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채소와 육류를 골고루 먹게 하고 아이가 표준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가 챙겨야 한다.

2형 당뇨병은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서서히 발병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아이의 병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아이가 비만하다면 정기적으로 소아과를 방문해 소변검사로 당 수치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또 신생아 때는 분유보다 모유를 먹이는 것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Tip!

당뇨전문의의 소아당뇨 치료·예방을 위한 10가지 제언


1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섭취를 줄인다.
2 TV나 비디오 시청, 또는 게임 시간을 하루 평균 2시간 미만으로 제한한다.
3 집안일을 거들도록 독려한다.
4 안전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도보로 이동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고, 국가는 그런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실제로 영국에서는 걷는 양을 늘리기 위해 스쿨버스를 없애려 하고 있다).
5 각급 교육기관에선 운동, 음식 섭취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6 스포츠나 중등도의 신체적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7 방과 후 걷거나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8 사회적 레크리에이션 시간이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9 줄넘기처럼 손쉽게 할 수 있는 적정한 운동을 격려한다.
10 가족이 함께 야외활동이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한다.




주간동아 2009.09.08 702호 (p28~29)

  • 이진한 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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