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2

2009.09.08

딱딱한 군부대 돌며 문화의 향기 전달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09-09-02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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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딱한 군부대 돌며 문화의 향기 전달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 ‘70분간의 연애, He·She’가 군부대 순회공연을 가져 화제다.

    15년지기 남녀의 사랑을 다룬 이 연극은 실연의 아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품은 젊은 군인들의 감성을 자극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삭막하던 군부대에 문화의 향기가 흐르게 한 주인공은 이 연극의 기획사인 ‘투비컴퍼니’ 이봉규(35) 대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해마다 병원, 교도소 등 문화 소외지역의 순회공연 사업을 벌이고 있어요. 마침 이 연극이 내용상 장병들이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군부대 순회공연’으로 기획안을 냈고 위원회에서는 ‘신선한 발상’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죠. 2007년 군부대 다섯 곳에서 두 차례씩 공연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연극이 인기를 끌자 그해에만 다섯 곳의 군부대에서 두 차례씩 더 공연을 했다. 그리고 올해 다시 순회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9월4일까지 경기도 지역 11개 군부대에서 공연한다.

    “장병 식당 한구석에서 공연하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장병들이 순수하게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그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죠.”



    연극영화과 출신인 이 대표는 1999년 공연기획사인 악어컴퍼니 창립멤버로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를 비롯해 ‘날 보러 와요’ ‘청춘예찬’ 등이 당시 그가 기획한 작품들. 이후 2005년 2월 ‘투비컴퍼니’를 차렸고 ‘닥터 이라부’ ‘마지막 20분 동안 말하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등을 기획, 공연했다.

    “코미디 같은 상황에서도 마음이 뭉클해지고, 화려한 퍼포먼스에서도 그 안에 담긴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저희가 추구하는 공연의 목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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