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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SURE | 채지형의 On the Road

창공에 던진 내 몸 한 마리 새로 날았다

해외서 체험하는 특별한 하늘

창공에 던진 내 몸 한 마리 새로 날았다

창공에 던진 내 몸 한 마리 새로 날았다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 타기.

여행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하늘을 자주 본다는 것이다. 365일 중 360일은 해가 쨍쨍하다는 나미비아부터 하늘이 손에 닿을 것만 같은 티베트나 안데스 고원의 나라들까지. 하늘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잊지 않고 챙기는 음악도 일본 피아니스트인 이사오 사사키의 연주곡 ‘스카이워커(Skywalker)’다. 파란 하늘과 부드러운 음악의 조화는 따뜻한 토스트에 버터를 녹여놓은 것처럼 잔잔하게 여행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하늘을 바라보고 음악을 듣는 것 외에도 하늘에서 특별한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거나 기구나 헬리콥터, 경비행기를 타거나 하는 것들이다. 그저 하늘을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 속에 직접 뛰어들어가 보는 신나는 경험이라고나 할까.

열기구 타고 스머프 마을 내려다보기

하늘은 좋아하지만 레포츠에 관심이 없는 이라면, 하늘에서 여유 있게 여행할 수 있는 열기구 타기가 안성맞춤이다. 호주와 탄자니아 등 기구 타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적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곳이 터키의 카파도키아다.



기기묘묘한 지형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는 터키에 가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필수 여행지다. 약 300만년 전 이곳에서 화산이 폭발했는데, 그때 흘러내린 용암과 분출된 화산재가 긴 세월 바람과 비에 깎여나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지형을 만들어냈다. 워낙 생김새가 특이해서 수많은 여행자가 입을 다물지 못하지만, 카파도키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하늘에 올라가봐야 한다.

눈높이에 따라 다른 풍경이 보이는 것처럼 열기구에서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는 또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열기구를 타기 위해서는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하늘에서 카파도키아를 내려다보고 나면 그 정도 부담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열기구 투어를 하려면 여행사나 호텔에 예약해야 한다. 다음 날 새벽,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30~40분 달려가면 열기구가 뜨는 곳에 도착한다. 그리고 새벽의 차가움을 녹이기 위해 따뜻한 차와 쿠키 몇 조각을 입에 넣는다.

본격적인 기구 타기는 바구니에 올라타는 것으로 시작한다. 바구니에 타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며 갑자기 엔도르핀이 도는 게 느껴진다. 기구에서 불을 내뿜는 소리에 움찔움찔 놀라기는 하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두렵지는 않다.

하늘에 오르면 카파도키아의 광활하고 멋진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버섯 모양의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파샤바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핑크빛 로즈밸리가 발아래에 거대한 풍경화처럼 보인다. 두둥실 떠가는 다른 기구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즐겁다. MP3를 챙겨가서 음악과 함께 하늘여행을 즐기는 것도 열기구 투어를 재미있게 하는 방법이다. 열기구를 타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 하늘 유람이 끝나면 땅으로 돌아와 샴페인을 나누며 마침표를 찍는다.

하늘을 걷는 아찔한 느낌! 스카이워크

창공에 던진 내 몸 한 마리 새로 날았다

스카이워크 도중 맛보는 아찔한 ‘고공 휴식’(좌). 스카이다이빙 이륙 전 기념촬영(우).

열기구가 다소 시시하다고? 그렇다면 강도를 조금 높여보자. 우리나라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 하늘과 관련된 액티비티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마카오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룬 마카오. 하늘과 액티비티를 좋아한다면 마카오의 여러 명물 중에서도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은 마카오 타워(높이 338m)에 먼저 가봐야 한다. 무려 높이가 283m, 233m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번지점프대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번지점프를 좋아한다면 마카오 타워에서 ‘번지’를 외치며 하늘을 날아보는 것을 추천하겠지만, 스릴만 느끼고 싶다면 타워 바깥에 설치된 둥그런 길을 걷는 ‘스카이워크 X(skywalk X)’가 제격이다.

스카이워크는 말 그대로 하늘 위를 걷는 체험. 귀여운 오렌지색 옷을 입은 후 혹시나 발을 헛디뎌도 떨어지지 않도록 온몸에 안전장치를 한다. 따로 헬멧을 쓰지는 않지만, 미끄러지지 않게 별도로 마련된 까만색 신으로 갈아 신어야 한다. 타워 바깥에 설치된 길, 스카이워크는 그다지 좁지 않아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그럼에도 그 길을 걷는 것은 ‘아찔’ 그 자체다. 61층(233m)에서 바람을 맞는 것이 이토록 스릴 만점일 줄이야. 반쯤 돌고 나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4명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중간에 그만둘 수도 없다. 이성은 안전하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가슴은 두려움에 덜컹거림을 멈추지 않는다. 심장이 약한 이라면 절대 금물. 그러나 짜릿함을 즐겨보고 싶다면 강추.

하늘을 날고 싶다면, 스카이다이빙

마카오 타워에서 경험한 스카이워킹에 속도감을 주고 싶다면, 스카이다이빙에 도전장을 내보자. 스카이다이빙이 뭐냐고? 쉽게 설명하면 하늘에서 다이빙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냥 다이빙하면 큰일 난다.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는 꼭 낙하산을 메야 한다.

스카이다이빙을 즐기는 방법은 경비행기를 타고 3000~4000m 상공에서 자유낙하한 뒤, 정해진 고도에서 낙하산을 펴고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호주와 캐나다, 유럽 각지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즐길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안겨주는 지역을 꼽자면 아프리카에 있는 나미비아의 스바코프문트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면 대서양과 바다를 따라 길게 이어진 사막의 몽환적인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스바코프문트는 독일 식민지였던 나미비아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으로, 다른 아프리카의 도시들과 달리 유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는 레포츠의 천국으로 알려져 스카이다이빙 외에도 샌드보딩, 쿼드바이킹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려는 이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면, 처음에는 보조자가 함께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탠덤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스카이다이빙에 앞서 필요한 장비를 온몸에 걸친 후 경비행기를 타면 하늘에 익숙해지기 위해 30분 정도 비행을 한다. 그러고 나면 적당한 지점에서 경비행기의 문이 열린다. 거센 바람이 와락 비행기 안으로 밀려들면서, 스릴은 최고조에 달한다. 떨어질 때는 혼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세트처럼 보조자와 자유낙하를 하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 몸을 내던지는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몇 초 후, 낙하산이 펼쳐지고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감싸면서 정신이 멍해진다. 그리고 하얀 구름 속을 빠져나와 땅에 떨어질 때까지, 멋진 아프리카의 풍경을 여유 있게 바라본다.

엄청난 긴장감이 사라진 이후의 편안함. 어쩌면 하늘에서의 액티비티를 즐기는 이유는 끝난 뒤의 이런 느낌 때문이 아닐까. 마치 우리가 여행할 때도 즐겁지만,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 느끼는 안도감과 행복감을 사랑하는 것처럼 말이다.



주간동아 2009.08.11 698호 (p92~93)

  • 채지형 여행작가 www.traveldesign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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