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9

..

인순이 17집

  • 조원희 대중음악평론가 owen.joe@gmail.com

    입력2009-06-03 17:5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순이 17집

    인순이 17집
    인순이가 17번째 음반으로 돌아왔다. 아니, 돌아왔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인순이는 한국 대중음악의 필드에서 떠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중현 사단으로 출발해 트로트 스타일의 트리오 ‘희자매’를 거친 뒤 솔로 활동을 하면서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선보이며 언제나 주류의 한 쪽에 존재하던 아티스트다. 특히 로큰롤에서 발라드를 거쳐 일렉트로니카에 이르는 장르 순례는 인순이가 얼마나 다재다능하고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가수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인순이의 이번 신보는 팀파니 인트로와 스트링 섹션이 인상 깊은 전형적 하우스 넘버 ‘Fantasia’로 출발한다. 절도 있고 굴곡이 선명한 멜로디 라인을 전기적인 이펙트로 꾸며낸 이 곡은 일렉트로니카를 댄스뮤직 이상으로 생각하는 대중이 많아진 요즘의 음악시장에 잘 어울린다.

    인순이가 일렉트로니카라는 장르에만 기댄 것은 아니다. 발라드라고 불리는 ‘슬로’ 장르에서도 빛나는 곡들을 발표했다. 특히 악기 구성을 최소화하면서 듣는 이들에게 보컬로 다가선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트랙 ‘Cry’가 인상 깊다. 또한 요즘 남자 보컬리스트 가운데 가장 가창력이 뛰어난 편에 속하는 김범수와 부른 노래 ‘향수’ 역시 반갑다. 예전에 이동원과 박인수가 불렀던 곡을 리메이크한 버전이다. 올드 팬과 젊은이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

    이정현 Avaholic

    인순이 17집
    ‘테크노 여전사’의 이미지로 몇몇 히트곡을 남겼던 배우 이정현이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했다. 앨범마다 음악적 일관성을 지니면서도 매번 새 캐릭터로 승부하는 이정현의 이번 앨범은 영미권 컨템퍼러리 팝의 느낌을 지닌 동시에 오랫동안 추구해온 일렉트로니카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넘버들로 채워졌다. 프로모션 트랙은 특이한 코드 진행이 인상적이면서도 마돈나의 영향이 느껴지는 ‘Crazy’다.



    김동률 2008 Concert Monologue

    인순이 17집
    김동률이 지난해 발표한 5집 앨범의 콘서트 실황을 음반에 담았다. ‘음원’의 능력이 약해지고 ‘공연’의 힘이 강해진 21세기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공연을 담아낸 음반’의 가치는 어떨지 궁금한 와중에 늘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내는 김동률의 실황 음반이 발표됐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