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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김지은의 Art & the City

작품보다 더 눈길이 가는 파격성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구겐하임 미술관’

작품보다 더 눈길이 가는 파격성

작품보다 더 눈길이 가는 파격성

개관일인 1959년 10월 21일 구겐하임 미술관 앞. Photograph by Robert E. Mates (위) ‘Frank Lloyd Wright : From Within Outward’, Installation view,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2009 Photograph by David Heald (아래)

한 도시를 예술 중심지로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베로니크 샤농 버크 박사는 “19세기 세계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가 그 명성을 뉴욕에 넘겨준 것은 나치 점령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의 많은 예술가가 삶의 터전을 뉴욕으로 옮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들의 예술을 적극 후원한 여성 컬렉터들의 기여도 빼놓지 않았는데요. 특히 게트루드 휘트니나 페기 구겐하임 같은 컬렉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건립하고 개인의 컬렉션을 시민에게 개방했죠. 또 미국 예술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등 1940~50년대 미국 미술을 세계무대의 중심에 세우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얼마 전 개관 50주년 기념 전시회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 안에서 밖으로’전(展)을 열었는데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는 바로 이 미술관을 설계한 사람입니다. 미술관에는 그가 설계한 200여 점의 드로잉과 10여 점의 모형이 전시되고 있었는데요.

실제 건물로 실현되지 못한 작품이 꽤 많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그는 당시로서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의뢰인을 파산으로 몰고 갈 엄청난 비용을 제시했거든요. 몇몇 작품은 지금 봐도 외계도시에나 나올 법합니다. 영화 ‘슈퍼맨’의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가이 다이어스가 영화에 가장 결정적 기여를 한 예술가로 왜 그를 꼽았는지 이해가 됩니다.

미술관의 외관은 보통 ‘흰색 상자’라 불리는 기존 미술관과는 달리 ‘달팽이형’으로 설계됐습니다. 공사 당시 뉴욕 시민들은 ‘거꾸로 세운 컵케이크’ ‘롤빵’ ‘세탁기’ ‘변기’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가운데가 뻥 뚫려 있고, 가장자리로 나선형 전시공간이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집니다. 천장에서는 자연광이 쏟아지고, 바닥에는 사람 눈 모양의 작은 연못이 있는데요. 이 연못은 생명의 근원인 ‘씨앗’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마치 씨앗에서 식물의 줄기가 올라오듯 디자인된 나선형의 ‘길’을 따라 올라가면 자신이 지나온 곳과 향하는 곳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구조는 과거와 미래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곳이자 예술의 무한성과 끊임없는 변화를 상징하는 곳으로서의 미술관을 표현했을 뿐 아니라, 계단을 없앰으로써 미국의 민주주의 정신까지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미술관은 16년의 공사 끝에 1959년 완성됐습니다. 하지만 라이트는 자신의 작품을 보지 못한 채 완공 6개월 전 세상을 떠나죠. 하지만 그의 혁신적인 공간은 다니엘 뷔렝, 매슈 바니, 요셉 보이스 등 현대 작가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불러일으킵니다. 즉 미술관을 단순히 작품을 설치해놓는 공간이 아니라, 작품과 상호작용하는 유기적 공간으로 변화시켜 놓은 것이죠. 소장된 작품보다 미술관 건물을 보러 오는 관람객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구겐하임 미술관은 ‘뉴욕이 곧 예술 중심지’라는 등식을 지켜나가는 첨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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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보다 더 눈길이 가는 파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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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주간동아 2009.06.09 689호 (p83~83)

  • 김지은 MBC 아나운서·‘예술가의 방’ 저자 artattack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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