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7

2009.05.26

알레르기 비염, 환약으로 제압

  • 입력2009-05-20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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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르기 비염, 환약으로 제압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바람이 잦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와 꽃가루. 이런 것이 비염 환자들에게 콧물과 재채기, 가려움증 등을 일으킨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안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한번 걸리면 치료도 쉽지 않고 완치도 어려운 난치성 질환. 우리나라 인구의 10~20%가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환절기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발병한다. 유전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한다. 부모가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자식의 발병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과 코 막힘, 재채기. 다크서클과 눈 충혈 등이 나타나 좋지 않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해짐에 따라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나 업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심하면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동반한다. 만성비염 환자의 경우 코 안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비염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축농증은 물론 인후염, 중이염, 기관지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소아 알레르기비염 환자가 코로 호흡하는 대신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 얼굴 변형(얼굴 성장의 불균형)과 심각한 치아 부정교합에 노출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면역체계가 흐트러져 알레르기 비염 등의 코 질환이 생긴다고 본다. 따라서 면역체계를 균형 있게 잡아줌으로써 비염의 다양한 증상을 완화하고, 호흡 기능을 강화하는 데 치료 목적이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폐와 기관지, 소화기 등 부족한 체내 기능을 보강하는 치료도 한다. 이러한 치료는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자가 면역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필자의 한의원에서는 목향과 과체 등 코 질환에 효과가 있는 20여 가지의 순수 한약재를 배합해 환약을 만든 뒤, 이를 코 안에 삽입해 비염을 치료한다. 약물은 코 점막을 자극, 강화함으로써 점막 내 부종을 제거하고 코 안의 농이나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이렇게 하면 코가 시원하게 뚫려 비염 증상이 없어지고, 코 점막의 면역성도 높아진다. 코 안에 삽입한 약물이 환부에 직접 작용하면서 치료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보통 2~3개월, 심한 환자의 경우도 3개월 넘게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만성적으로 계속될 때는 오장육부의 불균형 같은 체질 문제를 치료하는 한약을 함께 복용시켜 치료 효과를 높인다. 또한 증상이 심하진 않지만 재발이 잦을 때는 폐나 기관지를 튼튼히 해주고 저항력을 높이는 한약을 처방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한방 치료와 함께 생활 속에서의 예방도 중요하다. 바람이 잦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해 원인물질에 노출되지 않고,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게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비염, 환약으로 제압

    <b>곽계원</b><br>상림한의원 원장

    코 주변을 자주 마사지하는 것도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력을 높인다.

    비염은 단기간 내에 간단히 치료되는 질병이 아니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정상적인 생활과 컨디션 유지가 가능하다. 단기간에 벗어나야 한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근본적인 치료를 통해 꾸준히 체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비염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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