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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R.슈트라우스, 영웅의 귀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5월9∼10일 내한공연 … 461년 이어온 ‘명불허전’의 음색

R.슈트라우스, 영웅의 귀환

R.슈트라우스, 영웅의 귀환

1548년 창단한 세계 최고(最古)의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고환율과 경기침체가 공연계를 덮쳤다. 예년 같으면 줄을 이었을 해외 대작 공연이 취소되거나 다른 작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내한 소식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5월9일과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1548년 창단한 이후 461년간 단 한 번의 해체도 없이 역사를 이어왔다. ‘전통의 오케스트라’로 평가받는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이 각각 1842년과 1882년 창단한 것과 비교하면 300년 가까이 앞선다.

거장들과 함께한 최고의 오케스트라

최고(最古)일 뿐 아니라 최고(最高)이기도 하다. 긴 역사 동안 당대의 거장들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카를 마리아 폰 베버, 바그너 등이 상임 지휘자를 거쳤고 하인리히 쉬츠는 직접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오페라 ‘다프네’를 초연했다. 비발디, 슈만, 리스트, 힌데미트 등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처음 세상에 알린 작곡가도 수없이 많다. 지난해 말에는 영국 음악잡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10대 오케스트라’에 이름을 올리면서 ‘명불허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2000년, 2006년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을 찾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이번 공연에서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 Strauss·1864~1949)를 전면에 내세운다. 첫날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제외하면 이틀 내내 프로그램 전체가 R. 슈트라우스다.



R.슈트라우스, 영웅의 귀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이번 연주회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명곡을 들려준다.

R. 슈트라우스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가장 자신 있게 연주하는 레퍼토리. 그의 오페라 가운데 ‘살로메’ ‘엘렉트라’ ‘로젠 카발리에’ 등 9편을 이 오케스트라가 초연했다. 공연마다 반응도 뜨거웠다. 1911년 오페라 ‘장미의 기사’ 초연 때는 베를린과 드레스덴 사이에 임시 열차가 마련됐을 정도.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 오케스트라에 R. 슈트라우스는 대표작 ‘알프스 교향곡’을 헌정,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우리나라에서 R. 슈트라우스의 곡을 연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첫 내한 때는 주세페 시노폴리의 지휘로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연주했고 2006년에는 정명훈이 베토벤의 교향곡 5번(운명)과 6번(전원), 브람스의 교향곡 1번과 6번을 들려줬다. 2007년부터 이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R. 슈트라우스를 연주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집으로의 귀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영웅의 생애’ 오리지널 엔딩 감상할 수 있는 기회

이번 내한 공연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작곡가의 의도를 그대로 구현하는 곡 해석이다. 공연 첫날 R.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는 귀에 익숙한 웅장한 팡파르 대신 가냘픈 바이올린 솔로로 마무리된다. R. 슈트라우스는 영웅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의 종결부에 ‘모든 것을 다 이룬 사람의 고독과 죽음’을 담으려 했다. 그래서 음향이 서서히 사라지길 원했다고 한다. 이번 연주를 통해 작곡가가 꿈꿨던 원래의 고요한 엔딩이 되살아난다.

공연 둘째 날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연주 때는 좀처럼 듣기 힘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파이프오르간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도입부의 웅장하고 압도적인 화음으로 유명한 이 대작 교향시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등에 삽입돼 유명세를 탔다. 첫 팡파르 이후 울려퍼지는 오르간의 화음 부분을 8098개의 파이프, 6단에 이르는 건반, 45t의 무게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이 들려주는 것. 평소 공연 때는 이동식 오르간을 쓰는데, 이번에는 무대 위에 이동 연주대를 설치한다. 파비오 루이지의 지시에 맞춰 건반을 누르면, 대극장의 파이프오르간까지 신호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파비오 루이지는 2006년 이탈리아 정부에서 기사 작위를 받은 유명 지휘자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소니클래식 레이블로 R. 슈트라우스의 관현악 전곡을 녹음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R. 슈트라우스의 부를레스케는 피아니스트 에마뉘엘 액스가 협연한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 공연

5월9, 10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의 02-399-1114

[프로그램]

5월9일(토)

베토벤·피아노 협주곡 3번(Piano Concerto No.3 in C minor, Op.37)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영웅의 생애(Ein Heldenleben, Op.40)

5월10일(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Till Eulenspiegels Iustige Streiche, Op.28)

리하르트 슈트라우스·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부를레스케(Burleske in D minor for Piano and Orchestra)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주간동아 2009.05.05 684호 (p62~63)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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