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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으로 본 세상

주문 못지않은 보충의견 세월호 참사 아픔 큰 울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choepro@lawcm.com

주문 못지않은 보충의견 세월호 참사 아픔 큰 울림

주문 못지않은 보충의견 세월호 참사 아픔 큰 울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보충의견을 낸 헌법재판소 김이수(왼쪽), 이진성 재판관. [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시민이 보기엔 똑같은 재판 같은데, 생소한 내용이나 용어가 많았을 것이다. 먼저 ‘판결’이 아닌 ‘결정’이었고, 재판관들이 대통령 대리인단에게 지속적으로 형사재판이 아닌 헌법재판 절차와 방식에 따라 변론해달라고 강조하는 것도 특별했다.

이처럼 용어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법원은 사법부에 속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사법부 소속이 아닌 별개의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그러니 사법부 소속으로 재판을 하는 법관과 달리, 헌법재판소에선 ‘재판관’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재판을 하는 곳도 법원은 ‘법정’이지만 헌법재판소는 ‘심판정’이다. 헌법법원이라 하지 않고 헌법재판소라고 하는 것도 사법부와 다른 독자성을 상징한다. 그러니 법복 색깔이나 기관을 상징하는 표장도 다르다.

헌법재판소는 일반 법원과 달리 한정된 사건을 취급한다. 그러나 권한 범위를 놓고 대법원과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독일은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을 인정해 연방 헌법재판소를 명실상부한 최고 법원 위치에 두고 있지만, 우리는 재판소원을 인정하지 않아 법령의 해석 범위와 위헌 여부에 따른 변형결정(단순 합헌이나 위헌이 아닌 헌법 불합치 결정 등)의 구속력 등을 놓고 두 기관 간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곤 하는 것이다.

판결 선고를 앞두고 법원 재판부는 단독재판부가 아닐 경우 ‘합의(合議)’를 진행해 의견을 모으지만, 헌법재판소는 ‘평의(評議)’를 진행한다. 이 또한 양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법률용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평의를 통해 의견을 모은 결과를 ‘평결(評決)’이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결정문을 쓰는 것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합의(평의)에 참여한 대법관(재판관) 중 법에 정한 숫자만큼의 찬성으로 결론을 정한다. 재판의 결론인 주문으로 표시되는 의견을 법정의견(court opinion)이라 하며, 법정의견의 결론과 다른 의견을 반대의견(dissenting opinion)이라 한다. 결론에서는 법정의견과 동일하지만, 그 이유를 달리하는 의견을 별개의견 또는 보충의견(concurring opinion)이라 하고 반대의견과 별개의견, 보충의견을 아울러 소수의견이라고 한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탄핵심판 결정문에서도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의 보충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대처에 관한 대통령으로서의 생명권보호의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의 법정의견은 “재난상황에서 대응조치에 미흡하고 부적절한 면이 있다 하여 곧바로 생명권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두 재판관은 파면 사유까지는 아니라는 결론에 동의하면서도, 총 89쪽의 결정문 가운데 17쪽에 달하는 분량의 보충의견을 통해 헌법상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엄중히 지적했다.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유산으로 남아 수많은 국민의 생명이 상실되고 안전이 위협받아 이 나라의 앞날과 국민의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불행한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되새기며 주문 못지않은 큰 울림을 남긴 의견이었다.






주간동아 2017.03.22 1080호 (p33~33)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choepro@lawc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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