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3

2009.04.28

50% 이상 성공률 … 시험관아기 ‘희망’을 보다

메디아이여성병원 송지홍 병원장의 불임치료법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04-22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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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이상 성공률 … 시험관아기 ‘희망’을 보다
    자녀교육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즐기려는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 그들과는 딴판으로, 자신과 꼭 닮은 아기를 가지려는 부부도 많은데 개중엔 불임 때문에 고민하는 이가 적지 않다. 불임은 때때로 행복한 부부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원흉이 되기도 한다. 정말 말로 다 못하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고통, 불임. 안다 해도 다른 사람은 아는 척하기가 조심스럽다.

    불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은 부부가 정상적으로 부부관계를 맺으면서도 1년 이내에 임신에 도달하지 못하는 일을 뜻한다. 정상적인 부부라면 1년 이내에 80∼90%가 임신을 하며, 2년 뒤에도 임신이 되지 않을 확률은 5%에 그친다. 이 중 한 번도 임신을 해본 적이 없는 쪽을 원발성 불임증, 자궁 외 임신과 같은 임신 경험이 있는 경우를 속발성 불임증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가임부부(15~39세) 8쌍 중 1쌍은 임신을 원하지만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불임부부. 그러다 보니 병원을 찾는 남녀 불임 환자도 크게 증가했다. 한 해 병원을 방문하는 남녀 불임 환자는 2002년 10만6887명에서 2006년 15만7652명으로 47% 이상 증가했다. 단일 질병 환자 증가율로는 최고 수준.

    원인만 알면 불임은 없다

    문제는 이처럼 불임부부가 꾸준히 증가하는데도 부끄러워서, 혹은 몇 년 동안 막연히 자연임신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검사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 이럴 경우 불임치료의 시기를 놓쳐 자연임신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메디아이여성병원(병원장 송지홍·서울 노원구 상계동)은 불임치료 분야의 대표격이다. 송지홍 병원장은 “불임 초기에 전문병원에서 상담을 받아 원인을 찾을 경우 임신 성공률이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결혼 후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도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사례도 10%나 된다. 일반적인 불임의 원인은 여성 요인이 60%, 남성 요인이 20~30%. 남성의 경우는 정자 운동성 저하, 정자 수 부족, 정자 기형이 대표적이고 그 밖에 정계정맥류나 성기능 장애, 무정자증 등도 꼽을 수 있다. 남성 불임은 대부분 쉽게 치료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남성들의 적극적인 불임치료 풍토가 조성돼 있지 않아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임신은 한 달에 한 번 난소에서 생산된 난자가 나팔관에서 정자와 만나 수정란이 된 뒤, 관을 타고 자궁에 착상하면서 시작된다. 이때 여성의 질을 통과한 수억 마리의 정자는 자궁의 문인 자궁경관 앞에서 절반 정도는 죽고, 많은 수도 자궁 안에 갇혀 죽는다. 나팔관까지 힘차게 뻗어가는 정자는 불과 수천만 마리로 이 가운데 가장 운동성이 강한 개체 하나만이 나팔관에서 난자와 결합한다. 이때 수정란이 나팔관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관 안에서 분화하는 것을 자궁외 임신이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의 어느 곳,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임신은 실패한다. 호르몬 이상으로 난자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정자가 자궁경관을 뚫고 지나가는 데 윤활유 기능을 하는 점액질의 분비가 잘되지 않는 경우, 난자가 만들어졌는데도 나팔관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를 비롯해 나팔관이 막혀 정자와 난자가 못 만나는 나팔관 폐색, 수정란이 붙어서 커나가야 할 자궁내막에 염증이 생겨 착상을 방해하는 자궁내막염증은 물론 자궁의 앞뒤가 유착하는 경우 등도 대표적인 여성 불임의 원인이다. 그리고 요즘 모든 질환의 원인질환으로 등장하는 비만, 사회적 스트레스도 불임의 원인으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50% 이상 성공률 … 시험관아기 ‘희망’을 보다

    난자와 정자를 체외 수정시키고 있다(위). 시험관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아래).

    불임의 치료는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에서부터 시작된다. 검사 결과 여성에게 배란의 문제가 있을 때는 배란유도제를 사용, 정확한 배란일을 알려줌으로써 자연임신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또 난관이 막혔거나 나팔관 수종(난관에서 난자를 받는 기능이 고장 난 상태)인 경우는 나팔관 성형수술을 하면 자연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 반면 남성에게 불임의 원인이 있으면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도한다. 여성 자궁경부 점액질에 이상이 있어도 인공수정을 해야 한다.

    “인공수정은 말 그대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통하지 않고 아내의 배란기에 맞춰 남편의 정액을 자궁 내에 넣어줘 임신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인공수정엔 아내의 자연 배란일에 맞춰 정자를 넣어주는 자연주기 인공수정, 그리고 여러 개의 난자를 배란시키고 정자를 넣어주는 과배란 인공수정이 있죠. 자연주기 인공수정은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나 과배란 인공수정은 4~5회 이상은 시도하지 않습니다.”

    송 원장은 대부분의 경우 이 같은 조기 진단과 치료로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임신이 되지 않았다면 시험관아기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적 수준의 불임치료 실적

    시험관아기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는 과정을 인체의 나팔관이 아닌 체외에서 시행하는 것을 뜻한다. 의학적으로는 체외수정이라고 한다. 체외수정은 여성의 몸 안에서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수정 과정을 인체 밖에서 시행해 임신을 유도하는 시술. 즉 여성의 성숙된 난자와 남성의 정액을 채취해 체외에서 수정시켜 3일 또는 5일 동안 배양한 뒤 배아 상태의 수정란을 자궁 내로 넣어 착상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때 수정란 배양기술과 자궁에 이를 밀어 넣는 기술에 따라 시험관아기의 성패가 결정된다. 한 번 시험관아기 시술에 실패하면 2~3개월은 쉬어야 하므로 1년에 많아야 4~5번 시술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불임치료 실적은 세계적 수준.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보고된 한국 보조생식술 현황을 보면 2004년 한 해 동안 1만7802건의 시험관아기가 시술돼 31.6%가 임신에 성공했고, 이 중 26.9%가 출산으로 이어졌다. 특히 2002년 말 개원한 메디아이여성병원은 매달 약 20건의 시험관아기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50% 이상의 높은 임신율을 유지한다. 무엇보다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의 유착으로 임신을 못하던 여성의 근종을 제거하고, 붙은 내막을 떼어냄으로써 수정란의 착상력을 높인 게 이 병원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 요인이다. 이 병원은 심지어 복강 내 유착과 난관 폐쇄 때문에 5년간 불임으로 고생하던 여성의 시험관아기 시술을 성공시킨 사례도 있다.

    송 원장은 “가까운 곳에서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와 치료를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는, 내 집처럼 편안한 여성 전문병원을 지향한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병원 업무나 수술 등의 진료가 원활하고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7명의 의료진과 총 74명의 서비스 인력이 근무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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