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1

2009.04.14

내 몸에 꼭 맞는 채소 찾기

  • 입력2009-04-10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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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에 꼭 맞는 채소 찾기
    고혈압·암 예방, 흡연자에게 강한 효과 명일엽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신선초라고도 한다. 원산지인 일본의 하치조지마 지역이 암·고혈압 환자가 없는 장수 섬으로 알려지면서 명일엽의 효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타민 B1·B2·B6·B12·C, 철분, 인, 칼슘 등이 풍부해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에 효과적이다. 명일엽에 들어 있는 게르마늄 성분은 피를 맑게 하고 간기능을 촉진해 해독작용을 돕는다. 명일엽은 ‘천사가 인류에게 가져다준 유용한 식물’이라는 학명에 어울리게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줄기를 꺾으면 노란색 즙이 나오는데, 이 즙에 함유된 캘콘과 쿠마린 성분 덕분이다. 캘콘은 정상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고, 쿠마린은 혈액 속의 암세포가 혈관 벽에 붙어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

    명일엽은 흡연자에게 꼭 필요한 채소다. 체내에 쌓이는 독성물질을 중화시키고 항산화 효과를 높여 폐암 등 흡연자들이 취약한 질병을 예방한다. 최근 흡연자 54명과 비흡연자 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내 실험 결과는 명일엽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피실험자들에게 명일엽 녹즙을 하루 300㎖씩 6주 동안 섭취하게 한 결과, 림프구 DNA 손상이 흡연자는 32%, 비흡연자는 29% 감소했다. 림프구 DNA 손상을 줄임으로써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증명된 셈이다.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에게 강한 효과를 보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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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방암 예방, 피부미용·빈혈에 특효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인정한 암 예방식품이다. 하루에 3~4쪽 꾸준히 먹으면 암을 예방하고 피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로콜리는 암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브로콜리와 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 함유된 설포라판 성분이 암 예방은 물론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설포라판의 효과가 항암제와 비슷하면서 항암제와 달리 독성이 약하기 때문에 브로콜리, 콜리플라워(꽃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보다 앞선 연구에서는 십자화과 채소의 설포라판이 유방암 세포 증식을 막고, 폐암과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에 강한 브로콜리는 여러모로 여성에게 좋은 식품이다. 비타민 C 함유량이 레몬의 2배로 꾸준히 먹으면 기미, 주근깨 등 피부 색소 침착을 예방한다. 고춧잎과 쑥갓 다음으로 비타민 E가 풍부해 노화를 예방하고 피부에 생기를 준다. 또한 브로콜리는 철분 함량이 100g 중 1.9mg으로 채소 가운데 으뜸이다.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 C 함량도 높아 철분 부족으로 생기는 빈혈 걱정을 덜어준다.

    항암기능성 물질의 보고, 칼슘·철분도 듬뿍 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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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쌈 채소로 익숙한 케일은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다. 암 예방효과가 있는 십자화과 채소 10여 종을 이용한 최근 실험에서, 케일과 브로콜리가 가장 우수한 암 예방 및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케일에는 항암물질로 알려진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많다. 녹색 채소 중 으뜸으로 꼽힐 만큼 풍부하다. 그 밖에 클로로필, 식이섬유소, 이소티오시아네이트, 플라보노이드 등 항암기능성 물질의 보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또한 후두암과 폐암의 원인인 니코틴을 없애는 기능이 있어 흡연가에게 권할 만하다.

    케일엔 칼슘과 철분이 많아 폐경기 여성이나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 칼슘이 우유의 3배나 들어 있어 뼈 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신경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인다. 칼슘이 부족하면 불안, 초조 증세가 나타나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며 집중력도 떨어진다. 또한 엽록소와 철분이 풍부해 조혈작용을 돕고, 세포벽과 혈소판을 구성하는 칼슘 함량이 높아 상처가 났을 때 혈액 응고를 돕고 세포 재생을 촉진한다. 바이러스와 병원균에 대한 면역력도 높인다.

    위산 중화, 변비 해소, 콜레스테롤 저하 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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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로에는 독성이 없고 약효에 내성이 생기지 않아 민간요법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특히 피부미용 목적으로 많이 이용된다. 실제로 알로에가 함유한 크로몬 성분은 멜라닌 색소가 생기는 것을 막아 피부를 깨끗하게 해주며, 베라 성분이 보습작용을 돕는다. 손과 발이 텄을 때 알로에 진액을 바르면 피부가 한결 촉촉하고 매끈해진다. 알로에모징, 알로에닌 성분은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알로에울신은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키고 진통·살균·지혈 효과가 있어 상처 치료에 탁월하다.

    ‘피부미용의 명약’ 알로에는 현대인을 고질적으로 괴롭히는 소화기 장애에도 효과적이다. 위산 분비를 억제하고 분비된 위산을 중화시키며, 위궤양 부위의 균을 죽이고 새살을 돋게 한다. 따라서 알로에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위궤양 등 위장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알로에 성분 중 안스론은 변비를 개선하고 장을 깨끗하게 해준다. 또한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을 회복시키고 혈당을 조절해 당뇨를 예방한다. 알로에는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혈액 속에 떠다니는 콜레스테롤을 줄여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혈관을 보호한다. 아보나사이드라는 성분이 심장 기능을 돕고 혈관을 유연하게 한다.

    고혈압·동맥경화 예방, 입냄새 제거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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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고 단단한 껍질 안에 검붉은 알맹이가 촘촘히 들어 있는 석류는 ‘생명의 과일’로 불린다.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해 여성의 생리 기능과 피부미용에 도움을 준다. 아랫배가 냉하고 염증이 있을 때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석류에서 새콤달콤한 과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다. 가정에서는 알맹이만 빼먹고 껍질과 씨앗은 버리기 일쑤인데, 실상은 껍질과 씨앗이 약용 면에서 알짜다. 석류 껍질 속의 타닌과 펙틴질, 씨에 들어 있는 퓨니신산과 글리세라이드 성분이 혈액을 맑게 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해준다. 수용성 다당류인 펙틴질은 다이옥신과 납 등 몸속에 쌓인 독성물질을 배출시키는 효능도 있다. 한방에서는 설사가 멈추지 않는 환자에게 석류를 꾸준히 먹으라고 권하는데, 이는 껍질의 타닌 성분 때문이다. 석류꽃 또한 장을 편안하게 해준다.

    석류 달인 즙을 마시거나, 양치질을 하면 입냄새가 없어진다. 석류 달인 즙은 인후염, 편도선염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데도 좋다. 석류는 표면이 약간 거칠면서 겉껍질이 연한 붉은빛을 띠는 게 맛과 향이 우수하다. 겉껍질이 지나치게 붉으면 오히려 알맹이가 하얀색일 수 있다. 약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겉면에 흠이 없는 것을 고른다.

    간기능 개선, 숙취 해소, 부기 제거 돌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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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미나리는 논에서 재배되는 일반 미나리와 달리 습지에서 자생한다. 겨울에도 얼음 속에서 파랗고 부드러운 잎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미나리에 비해 마디 사이가 짧고 향이 강하며 줄기 안쪽이 꽉 차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 철분이 풍부한 돌미나리는 해독작용이 뛰어나 예로부터 한방에서 약초로 많이 이용됐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황달, 부인병, 음주 후 두통이나 구토에 효능이 있다.

    돌미나리는 간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이뇨작용을 도와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과음 후 돌미나리를 먹으면 간에서 알코올 분해 대사를 돕고, 숙취로 인한 두통 해소에도 좋다. 풍부한 칼륨 성분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이뇨작용이 원활해져 신장 기능과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킨다. 몸이 잘 붓는다면 미나리 생즙을 수시로 마시는 게 좋다. 다만 높은 칼륨 함량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돌미나리는 훌륭한 다이어트식품이기도 하다. 생것은 100g당 16kcal, 삶은 것은 28kcal 정도로 열량이 낮고, 수분과 식이섬유가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를 예방한다. 돌미나리에 풍부한 철분은 월경과다증과 각종 부인병을 예방해준다.

    성기능 강화, 췌장암에 효과 복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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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분자의 성기능 강화 효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복분자는 남성의 발기부전과 조루증에 효과가 있고, 여성의 자궁 등 생식기를 따뜻하게 해주고 임신을 돕는다. 또한 간을 보호하고 눈을 맑게 하며 기운을 북돋아 몸을 가뿐하게 한다. 허리와 무릎관절이 아프고 시릴 때도 도움이 된다.

    복분자의 효능은 현대의학의 약리작용 분석에서도 열매 안에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 항암, 노화억제, 동맥경화 및 혈전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은 혈관을 이완시켜 혈관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전립샘으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성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국내 한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5주 동안 실험쥐에 복분자 과즙을 투여한 뒤 남성호르몬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실험 전보다 16배 증가했다. 암컷 쥐에서도 에스트로겐 증가가 확인됐다. 한편 ‘국제위장관학저널’은 복분자와 딸기에 많이 들어 있는 엘라직산(폴리페놀 성분의 일종)이 췌장암에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웨스트 로스앤젤레스 VA 헬스케어센터 연구팀 실험 결과, 엘라직산이 췌장암 세포를 공격해 세포 스스로 사멸하도록 유도하고 더 번지지 않게 막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분자에 풍부한 비타민 C와 구연산은 젖산을 분해해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칼륨·칼슘 등 미네랄도 풍부해 식욕감퇴, 신경장애, 골격 약화 개선에 도움이 된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건강 비결 뚜나(노팔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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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에 가면 흔히 볼 수 있고, 한번 맛보면 자꾸 찾게 되는 먹을거리 중 하나가 뚜나다. 노팔선인장에 달린 열매로, 껍질을 까서 베어 물면 달콤한 과즙이 입안을 시원하게 적신다. 작은 씨앗을 뱉어내야 하는 게 귀찮지만 한번 먹어보면 달면서도 상큼한 맛을 잊을 수 없어 또 찾게 된다는 게 멕시코를 다녀온 사람들의 전언이다. 멕시코 사람들은 갈증 해소에 좋은 열매뿐 아니라 노팔선인장의 줄기도 익히거나 생으로 요리해 먹는다. 멕시코 고산지대가 원산지인 노팔선인장은 키가 최고 5m까지 자라며, 타원형의 넓적한 줄기는 온통 가시로 덮여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년초와 학명(Opuntia ficus-indica·손바닥선인장)이 같다.

    최근 열대사막에서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하는 노팔선인장의 건강식품으로서의 효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암, 심장병, 당뇨병, 신장병, 간질환 등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지구상에 자생하는 식물에 관심을 가져온 미국 의학계는, 아메리카 대륙의 일부 원주민 집단거주 지역에 그 같은 현대적 질병이 전혀 없음을 발견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소수 인디언 부족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에서 드러난 것이 바로 노팔선인장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소수 원주민은 노팔선인장을 ‘성스러운 식물’이라 부르며 지속적으로 먹고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등 13개 연구소의 분석 결과 노팔선인장은 18가지 아미노산과 각종 비타민 등 40여 종의 식물화합물과, 일반 과일이나 채소보다 훨씬 많은 섬유질을 함유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비타민 C가 알로에보다 8배나 많고, 칼슘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내 몸에 꼭 맞는 채소 찾기
    미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노팔선인장에 들어 있는 메티오닌, 류신, 아르기닌 등의 아미노산이 유기적으로 작용해 간 기능을 높이고, 췌장 기능을 강화한다. 또한 혈당을 안정시켜 멕시코와 네덜란드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당뇨 치료 목적으로 사용됐다. 라이신, 아스파트르산 등은 면역 및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다. 아르기닌 등의 아미노산과 비타민 B3, 섬유질의 유기적인 작용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없애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여 동맥경화 및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르기닌은 트립토판 등의 아미노산과 함께 성기능 강화에도 효과를 보인다. 메티오닌, 발린 같은 아미노산과 섬유질은 전립샘 비대증과 요도·방광염을 예방한다. 이 밖에 간이나 혈액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시스틴도 노팔선인장에 들어 있다.

    노팔선인장은 40여 종의 식물화합물이 에너지를 보충하고,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듬뿍 담긴 섬유질은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변비를 제거하므로 여성과 수험생에게도 유익하다. 때문에 멕시코에선 노팔선인장 줄기를 잘게 썰어 토마토·양파 등과 함께 샐러드로 만들거나, 구워서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등 다양한 요리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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