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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SOC 공익지주회사가 실질적 공기업 개혁案”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 “장기적 대안 확실, 토공·주공 단순 통합엔 반대”

“SOC 공익지주회사가 실질적 공기업 개혁案”

“SOC 공익지주회사가 실질적 공기업 개혁案”
한국토지공사(이하 토공)와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의 통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두 기관의 통합을 골자로 한 한나라당의 관련 법안이 4월 임시국회 회기 중 통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합에 반대해온 토공은 막판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통합을 바라는 주공은 그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유선진당 대변인인 이명수 의원이 대안을 내놨다. ‘국가 사회간접자본(SOC) 공익지주회사 법안’이다. 토공과 주공을 단순 통합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별도의 공익지주회사를 만들어 토공과 주공은 물론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 등 SOC 관련 공기업을 하나로 묶자는 게 골자다.

이 법안에 대해서도 토공과 주공은 정반대 평가를 내놓고 있다. 토공은 “충분히 논의해볼 만한 법안”이라는 견해인 반면, 주공은 “통합이 임박해지자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내놓은 꼼수”라고 폄하한다. 지금 시점에 이 의원이 SOC 공익지주회사 법안을 내놓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또한 실효성은 있을까. 3월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

SOC 공익지주회사 법안을 발의한 배경은?

“SOC 공익지주회사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현 정부에서도 출범 초기에 실질적인 공기업 선진화 방안으로 심도 있게 검토하다 촛불시위 등으로 민심이 이반되자 정책 방향을 토공과 주공의 단순 통합으로 급선회하면서 매몰된 것이다. 당시 정부의 고위관료나 국회 전문위원들도 미래지향적 공기업 선진화 방안으로 공익지주회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 법안의 실효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이 법안은 공기업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실질적인 개혁방안이다. 현 정부에서도 공기업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국민을 위한다면서 예외 없이 등장한 단골 메뉴가 공기업의 민영화와 통폐합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공기업 개혁이 논의된 이유는 그 대상인 공기업보다 공기업을 관리하는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형으로 운영해야 할 공기업을 정부가 수십 년간 일방적 관료주의 방식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면서 초래한 결과다. 생산성, 효율성 위주의 민간기업형 경영체제로 전환하면 국민에게 고품질 저비용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논란이 많은 토공과 주공의 통합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단순 통합에는 반대다. 전기, 수도, 가스, 건강보험 등 4대 공기업 민영화가 무산되면서 토공과 주공 통합이 공기업 선진화의 상징처럼 부각됐다. 선진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통합이 마치 선진화의 목적인 것처럼 변질됐다고 본다. 그동안 계속해서 8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 경남과 전북으로의 혁신도시 이전 논란, 조직 갈등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통합이냐 아니냐만 놓고 입법전쟁이 벌어졌다. SOC 공익지주회사는 이런 문제점들을 풀어내면서 여야 합의도 이끌어낼 수 있는 솔로몬적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을 발의한 이유가 4월 처리가 예고된 통합 법안을 지연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SOC 공익지주회사 법안은 토공과 주공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토공, 주공, 도공, 수공, 그리고 필요하다면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같은 SOC 공기업을 하나로 묶자는 것이다. 우리 국토가 여러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연계돼야 제구실을 하는 것처럼 SOC 공기업들도 계열화하는 것이 국토경쟁력 향상을 위해 가장 효과적이라고 확신한다.”

관련 공기업들의 의견은 들어봤나.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거부감이 꽤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놓치지 않을까 염려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그런 부작용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문제이지 국민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 초기에 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게 아쉽다.”

정부 관련 부처의 반응은 어떤가.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나도 당장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다만 국가 기초 자원에 대한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짠 다음, 그 틀 안에서 두 기관의 통합 문제를 검토했으면 한다.”

SOC 공익지주회사가 설립되면 토공과 주공은 사실상 현 조직 그대로 남게 된다. 그렇다면 이후 두 기관은 어떤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보나.

“설립 목적대로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토공은 국토경쟁력 확대를 위한 국토재창조 사업에 집중하고, 주공은 서민 주거복지를 전문화하는 것이다. 그동안 설립 목적과 관계없이 시행돼온 토공의 비축형 임대주택시범사업이나 주공의 분양주택, 신도시개발사업, 산업단지, 지역난방사업 등에 대해서는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

해외에 SOC 공익지주회사의 성공 사례가 있다고 했는데.

“해외에서는 공공재에 대한 수급관리나 공공 부문 민영화를 위한 과도기적 형태로 공익지주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전기, 가스, 전화 등의 분야에서 공익지주회사를 운영하고, 일본은 우정공사를 폐지하면서 민영화를 위한 조직 형태로 일본우정지주회사를 운영해왔다. 현 정부 출범 초기에 도입 모델로 검토하던 싱가포르의 테마섹이라는 공익지주회사는 470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SOC 공익지주회사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 같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경제적 효과 외에 공기업의 상시적 구조조정이 가능한 만큼 여야 모두 적극 채택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나라당이 토공·주공 통합 법안을 4월 강행 처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하지만 이건 1단계 통합에 불과하다. 물리적으로 두 집 살림을 한 집 살림으로 외형만 통합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긴 안목에서 두 공기업의 기능, 위상, 역할 등을 명확히 재조정해야 한다. 또 수공과 도공 등 다른 공기업의 문제도 남아 있다. SOC 공기업의 통합 문제는 단번에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공기업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공기업 관리 시스템의 변화 및 사전준비 없이 모든 공기업을 동시에 개혁하려고 하면 많은 문제점을 낳게 돼 다음 정권에 또 다른 개혁 대상을 물려줄 수 있다.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통합이 절실하고 그 효과도 확실히 검증된 공기업부터 선진화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합리적 의견수렴 절차와 논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간동아 2009.04.07 680호 (p66~67)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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