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9

2009.03.31

‘현명한 자를 위한 와인’ 미셸 린치 보르도

  • 조정용 ㈜비노킴즈 대표·고려대 강사

    입력2009-03-27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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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명한 자를 위한 와인’  미셸 린치 보르도
    와인을 알리기 위해 내건 슬로건을 보면 재미있다. 생산량이 적은 오스트리아는 자국 와인을 ‘지성인을 위한 와인’으로 정의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1% 남짓하므로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뿐 아니라 개별 양조장 역시 스스로를 알리는 데 남다른 노력을 한다. 수많은 와인 중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상황 설정이 필수다. 자사 와인이 떠오르도록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상품으로서 와인은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야 가치가 있다.

    많은 이가 원하는 보르도는 그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웅장한 샤토와 드넓은 포도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수량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다. 거기에 확실한 슬로건이 필요하다.

    별들이 가득한 하늘에서도 유난히 빛나는 별이 있는 것처럼, 훌륭한 샤토가 즐비한 보르도에서 샤토 린치 바주는 한때 ‘가난한 자를 위한 무통 로쉴드’라 불렸다. 가격이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품질만큼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단지 흠이 있다면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는 점. 해서 내놓은 와인이 일상생활을 위한 미셸 린치.

    미셸 린치의 슬로건은 ‘현명한 자를 위한 와인’이다. 특급 샤토에서 출시하는 동급 와인과 비교해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자신 있기에 현명한 소비자라면 응당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을 혼합한 친숙한 레시피로 만들었다.



    카베르네의 단단한 기운이 무게중심을 잡고 있어 맛의 긴장감이 유지되며, 그 토대 위에 미끈한 메를로가 자리잡아 부드러운 질감을 선사한다. 동원와인플러스 수입. 가격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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