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8

2009.03.24

속도의 미학, 속도의 미덕

뮤지컬 ‘드림걸즈’

  • 조용신 뮤지컬평론가 yongshiny@hotmail.com

    입력2009-03-20 1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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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도의 미학, 속도의 미덕

    속도감 있는 전개가 눈길을 끄는 ‘드림걸즈’.

    1981년에 초연된 뮤지컬 ‘드림걸즈’의 작곡가, 스태프, 프로듀서가 손을 잡고 만든 리바이벌 버전(연출 로버트 롱바텀)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리바이벌 버전은 단순한 재공연에 그치지 않고 초연 당시 부족했던 부분을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세트를 자유자재로 위치와 각도를 바꿀 수 있는 5개의 첨단 LED(발광 다이오드) 패널(너비 2m×높이 6m)로 대체해 속도감 있는 연출을 시도한 점이 돋보인다.

    이제 영사막에서 LED 패널로 진화한 무대는 100% 기계장치에 의해 빠른 장면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이로써 초연 당시 드라마와 콘서트를 쉴 새 없이 넘나들어야 했던 과제를 해결했다.

    게다가 디지털 영상이 주는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각각의 패널이 분리되어 퍼즐 조각처럼 다양하게 변모하는 모습도 압권이다. 그러면서도 드라마가 중요한 장면에서는 불필요한 영상이나 조명 효과는 최대한 자제하고 무대 위의 배우에 시선을 집중시킨 연출이 눈길을 끈다.

    한국 배우들의 역량은 다소 엇갈리긴 했으나 디나 역의 정선아와 제임스 역의 최민철은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고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이미지가 만족스러웠다. 로렐 역의 김소향, 미셸 역의 류승주, 씨씨 화이트 역의 하지승의 가창력도 뛰어났다.

    ‘드림걸즈’는 최근 한국에서 만들어진 해외 프로덕션 작품 가운데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원작의 주제인 쇼비즈니스 업계의 흑백 갈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줄인 대신, 한국 사정에 맞게 성공을 꿈꾸는 주인공들의 배신, 화해, 우정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은 적절했다. ‘드림걸즈’는 7월26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문의 158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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