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3

2009.02.17

끼와 깡으로 터키 연예계 도전장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9-02-11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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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와 깡으로 터키 연예계 도전장
    터키에서 ‘나잔’ 뮤직비디오에 나온 동양 여성이라고 하면 “아, 숙진~”이라며 탄성을 지르는 터키인들이 적지 않다.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윤숙진(23) 씨는 터키에서 ‘스타’까진 아니어도 꽤 알려진 연예인. 그는 2006년 가을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계기로 터키에서 연예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 많은 청소년이 그렇듯, 윤씨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예인을 꿈꿨다. 공부도 잘해 부산외고에 다닐 때는 우등생 축에 끼었다. 이화여대 진학 후 모 기획사에서 가수 데뷔를 준비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포기했다.

    “성형을 권유받았거든요. 제가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춤과 노래는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외모 지상주의가 싫었어요.”

    그 무렵 인터넷 채팅을 통해 터키인 친구들을 만났다. 그 뒤 터키에 관심이 생겨 터키 웹사이트를 즐겨 찾다가 터키 노래 한 곡을 따라 부른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순전히 재미로.

    1년이 지나자 윤씨의 UCC는 조회 수 10만 건이 넘어섰고, 터키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됐으며, 터키에서 각종 출연 섭외도 들어왔다. 터키의 국민 디바 ‘나잔’에게서도 연락이 와 집에서 직접 분장하고 춤을 춘 영상을 보냈다. 윤씨는 “이 영상이 진짜로 나잔의 뮤직비디오에 삽입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용기를 얻은 윤씨는 지난해 3월 휴학을 하고 혈혈단신 터키로 건너가 연예계의 문을 두드렸다. 쉽지만은 않았다. 출연 약속이 몇 번 틀어졌고 부도덕한 제의까지 들어왔다. 하지만 출국을 3주 앞두고 일이 잘 풀려 몇몇 TV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잡지 화보도 촬영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그는 올해 한 번 더 휴학하고 다시 터키로 떠날 생각이다. 요즘엔 터키어도 열심히 익히고 있다.

    “터키에서는 일본이 동양의 대표 국가로 인식되고 있어요. 그게 서운하더라고요. 터키 사람들에게 한국을 좋은 이미지로 알리기 위해 공연예술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할 거예요. 지켜봐주세요.”

    ※이 기사의 취재에는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표윤신(이화여대 정외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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