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2

2009.02.10

불임 치료에도 뛰어난 ‘한방’의 힘

  • 입력2009-02-05 1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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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임 치료에도 뛰어난 ‘한방’의 힘

    회임탕은 자궁의 긴장을 조절하고 혈기를 보충해 임신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최근 국제연합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 ‘2008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감소는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낳는 평균 자녀 수(합계 출산율)는 1.20명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첫 번째가 도시국가 홍콩(0.96명)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세계 최저다. 한국이 이처럼 저출산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양육 부담의 증가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불임 여성들이다. 불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는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지는데도 1년 이내에 임신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최근 들어 결혼 연령이 고령화되고 환경오염이 증가하면서 불임클리닉을 찾는 사람이 느는 추세다.

    한방에선 불임 치료법이 불임 여성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배란장애와 착상장애로 인한 불임이라면 회임탕(懷姙湯)이 효과적이다. 회임탕은 생리불순과 월경통이 심해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의 월경 및 배란 기능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과도한 점막 긴장으로 인한 인공수정 후 착상 부전을 줄이는 데 적합하다.

    특히 몸이 지나치게 말랐거나 허약한 여성일수록 자궁내막의 발육(착상과 그 이후에 필수적인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임신과 관련된 기능 전반이 불안정하다. 이들은 다른 뚜렷한 원인이 없어도 임신에 성공하기 어려울뿐더러 혹 임신이 됐다고 해도 곧 유산하기를 반복하기 쉽다. 이런 환자들은 회임탕으로 자궁의 긴장과 흥분을 조절하고 혈기를 보충하면 자궁이 수태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한다. 임신의 안정성을 높이고 유산을 방지할 수 있는 것.

    스트레스나 과도한 긴장, 불안감으로 인한 불임에도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전쟁이나 입시 준비 중에 무월경이 올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정신적 스트레스, 긴장감과 불안감 등을 자주 겪으면 정서와 감정을 주관하는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에 부정적인 자극을 줘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로 이어지는 내분비 체계가 교란되고 정상적인 임신을 위한 호르몬 분비도 방해받게 된다. 한방에서는 억울한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고 쌓이는 ‘화병’ 역시 생식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는데, 이 울화를 해소해 호르몬 분비 시스템을 정상화하면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불임 치료에도 뛰어난 ‘한방’의 힘

    <b>이정택</b> 후후한의원 원장

    세균 감염이나 혈액순환 불량으로 자궁 및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겨 임신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청열해독(淸熱解毒) 작용을 가진 한약재를 사용해 자궁 주위 조직의 다양한 염증반응을 완화하고 조직을 정상화하는 치료를 한다.

    또한 비만인 불임 여성들은 생식기에 부종(조직 안에 림프액이나 조직 삼출물 등의 액체가 고여 과잉 존재하는 상태)이 생겨 호르몬 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배란 기능에 지장이 생기며, 난관의 수정란 운송과 착상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럴 때는 부종을 제거하는 치료로 난소의 배란 기능을 개선하고 수정란의 자궁 내 착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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